현대자동차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소장인 박홍재 현대차 부사장은 29일 "내년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제네시스 EQ900(해외명 G90)이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언더독'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부사장은 이날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2016 자동차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신규 구매층을 중심으로 고급차 시장에서 실용적인 소비 성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부사장은 "미국에서 중산층이 줄어들고 있지만, 고소득층도 늘어 고급차의 신구 구매층이 증가하고 있다"며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가 장악했던 시장 상황도 변하고 있다. 렉서스도 판매를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고급차 시장의 변화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제네시스 브랜드가 현지 시장에서 승산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박 부사장은 "미국 시장에서는 도전하는 브랜드, '언더독'을 응원하는 문화가 있다"면서 "이를 잘 활용해 새로운 것을 보여주면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언더독이란 '경쟁에서 뒤쳐져 있는 상대적 약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후발 주자로 미국 고급차 시장에 가세한 제네시스를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박 부사장은 이어 "세계 고급차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은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이라며 "향후 중국 고급차 시장에서 제네시스가 입지를 구축하려면 미국 시장에서 성공해 인지도를 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네시스는 다음달 디트로이트모터쇼를 통해 EQ900를 미국 시장에 공개하고 순차적으로 해외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이날 박 부사장은 내년 세계 자동차시장이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 침체와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 회복세 둔화 등으로 올해보다 2.9% 증가한 8천850만대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올해 성장률 1.8%보다는 다소 늘어난 수치지만 2011~2014년 연평균 4% 이상의 신장세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부진한 수준이다.
친환경차 시장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비중은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친환경차는 테슬라 모델X, 벤츠 스마트 포포 등 다양한 신차 출시로 올해보다 17.2% 증가한 221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SUV는 소형 중심으로 비중이 확대되고 승용차는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자동차시장의 경우는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 규모는 182만대로 사상 최다 판매 대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올해보다 3.1% 줄어든 176만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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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부사장은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 출시 감소, 볼륨급 신차 연말 출시 등으로 내년 차 판매가 올해보다 좋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산차의 판매량은 올해보다 8만대가량 감소한 149만대로 추산했다. 반면 수입차는 올해보다 7.5% 늘어난 26만대로 예상돼 7년 연속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