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인터넷 업계는 모바일 시대의 빠른 변화 속에서 치열한 ‘생존경쟁’이 전개됐다.
특히 새로운 기술 트렌드와 서비스로 신규 수익창출 발굴에도 바빴지만, 정치적 외압에 한동안 속병을 앓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와중에도 ‘카카오택시’와 같은 혁신적인 서비스가 등장해 낡은 택시문화를 바꿔 놨고,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로 본격적인 핀테크 시대의 전기도 마련됐다. 이 밖에 쿠팡의 대규모 투자 유치 소식은 그 동안 마이너리그로 여겨졌던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대세를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올해 인터넷 업계를 빛낸 주요 이슈를 정리해봤다.
■관심집중…이슈메이커 ‘카카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인터넷 업계의 이슈 대부분을 카카오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카오는 지난 3월 말 모바일 콜택시 서비스 ‘카카오 택시’로 택시 문화를 바꿔놓으며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의 정석을 제시했다. 카카오 택시 누적 호출수는 이달 13일 기준 5천만 건을 돌파했으며, 하루 호출 수는 60만 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 회원 수는 전국 택시 면허 수의 70%를 육박하는 19만 명 이상이다.
카카오택시에 이어 올 여름에는 35세 젊은 CEO인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를 신임 단독 대표로 선임하는 깜짝 인사로 업계를 뒤집어 놨다. 전임 공동 대표가 모두 40대 후반이고, 경쟁사 네이버 대표가 50대 초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인사다.
카카오는 9월 다음카카오에서 ‘다음’을 떼고 카카오란 새로운 사명으로 임지훈 신임 대표 체제를 본격 가동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지난달 말에는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으며 모바일 은행 사업의 첫 단추를 꿰는 등 신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첫걸음을 뗐다.
하지만 카카오는 김범수 의장의 해외 원정 도박설이 터지고, 이석우 전 대표의 검찰 기소, 정부 여당의 뉴스 편향성 공세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는데는 어려움이 컸다.
■정치권의 포털 길들이기…“악마의 편집 하지마”
국정감사를 앞둔 9월 초 갑자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에서 ‘포털 모바일 뉴스 메인화면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가 발표된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네이버와 다음 모바일 첫 화면을 분석해 보니 정부와 여당에 불리한 기사 배치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악마의 편집’ 주장이 제기됐다. 여당은 뉴스 배열의 편향성 문제를 지적하며 국정감사에 포털사 대표들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발표한 자료의 객관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비판이 일었고, 정치권의 포털 길들이기란 비난이 쏟아졌다. 예상된 대로 국정감사장은 포털 길들이기 경연장이 연출됐다.
이에 네이버와 카카오는 의도적인 편집은 없다는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고, 언론 역시 정부 여당의 객관성이 결여된 주장에 일침을 가하는 ‘소동’이 일었다. 해당 이슈는 국정감사가 끝나면서 잠시 휴전상태지만 내년 4월 총선을 전후로 다시재개될 가능성도 커 보인다.
정치권의 여론 입막음 시도도 인터넷 업계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명예훼손 의심글에 대한 제3자 삭제 요청이 가능한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 규정' 개정안을 심의 의결한 것. 이로써 대통령이나 정치인 등에 대한 비판글들이 일방적으로 삭제되거나 수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른 인터넷에서의 표현의 자유도 더욱 낮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소셜커머스 ‘빵’ 터진 대규모 투자 유치
올해 인터넷 업계의 최대 뜨거운 소식중에 하나가 일본 소프트뱅크의 쿠팡 투자 소식이다.
쿠팡은 작년부터 대규모 물류센터 구축과 자체 배송 인프라를 구축하더니 올 6월에는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 달러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1년 간 총 14억 달러, 한화로 1조5천500억원의 자금을 수혈 받은 쿠팡은 소프트뱅크의 ‘간택’을 받으며 성공 가능성을 한층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또 적자 행진으로 인한 시장의 우려와, 로켓배송의 유상운송행위 위법성 논란도 소프트뱅크의 투자로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이를 통해 쿠팡은 전국 단위 물류센터 구축과 자체 배송 전담 인력과 차량을 늘리는 데 탄력을 받게 됐다. 경쟁사의 거센 추격에도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따돌릴 수 있게 됐다.
쿠팡의 투자유치는 국내 소셜커머스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리는 데에도 기여했다. 티켓몬스터와 위메프도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모바일 커머스 시대의 본격 개막을 알렸다. 티몬은 지난 4월 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와 앵커에퀴티파트너스로부터 81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으며, 위메프는 8월 넥슨의 지주회사인 엔엑스씨로부터 1천억원의 투자금을 받았다.
■MCN 시장의 ‘빛’과 ‘그림자’
지난해부터 인터넷 업계에 화두가 된 키워드가 있다. 바로 O2O, 핀테크, 그리고 MCN이다.
이 중 올해 급성장한 MCN은 멀티 채널 네트워크(Multi Channel Network)의 약자로, 모바일 기기의 확산으로 1인 미디어 시장이 열리면서 만들어진 사업이자 서비스다. 개인 창작자들이 이용자들과 소통하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도록 지원, 관리해주는 사업이 바로 MCN이다. SM, YG, JYP와 같은 연예 기획사의 개념과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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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는 대표적으로 아프리카TV, 다이아TV, 메이크어스, 트레져헌터, 콩두컴퍼니 등이 활약하고 있다. 이중 메이크어스는 202억원, 트레져헌터는 157억원, 콩두컴퍼니는 20억원의 투자를 받으며 MCN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였다.
반면 올해는 MCN 시장에 어두운 단면을 여실히 드러낸 한해기도 했다. 중국 자본으로 야심차게 서비스를 시작한 ‘쿠TV'가 방만한 경영 등의 문제로 서비스 시작 반년도 안 돼 문을 닫았고, 개인방송 콘텐츠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아프리카TV가 성상납 폭로 논란과 장애인 비하 발언 등으로 언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