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에서 트윗 '공유횟수'가 왜 없어졌지?

트위터 "공식 지원기능 아니었다"

컴퓨팅입력 :2015/12/18 15:50    수정: 2015/12/18 18:14

웹사이트 콘텐츠의 인기 척도였던 트위터 공유단추의 '공유횟수(share count)'가 사라졌다. 몇 달 전에 예고된 일이지만, 파장은 현재 진행형이다.

마음에 드는 웹 콘텐츠를 발견했을 때 그 주소를 어딘가에 올리는 걸 '공유한다'고 표현한다. 운영자는 자신의 웹페이지에 트위터가 공식 지원하는 '트윗 버튼(tweet button)'을 집어넣어 트위터 사용자들간의 공유를 유도할 수 있다.

방문자가 어떤 웹페이지에 표시된 트윗 버튼을 누르면, 즉시 자기의 트위터 계정으로 그 주소를 포함한 공유 메시지를 쓸 수 있다. 때때로 버튼 옆에 있는 공유횟수를 보고, 그 주소가 얼마나 많이 공유됐는지도 짐작할 수 있었다.

이제 공유횟수는 표시되지 않는다. 웹사이트 방문자들은 종전대로 트윗 버튼을 눌러 마음에 드는 콘텐츠를 트위터 서비스에 공유할 수 있다. 다만 그 콘텐츠가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인기를 모았을지 알 수 없게 됐다.

잭 도시 트위터 공동창립자 겸 CEO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일반 사용자에겐 대수롭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미디어 및 마케팅 업계 종사자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일이다. 디지털 마케팅 활동 성과를 측정할 때 쓸만한 양적 지표 하나가 사라진 셈이기 때문이다.

개발자들은 이 변화를 일찍 예상할 수 있었다. 트위터는 지난 9월 23일 개발자 포럼을 통해 트위터 버튼의 디자인 변경을 예고했다. 트위터 버튼 디자인에 표시되는 공유횟수 기능도 함께 없어진단 내용이었다. 일부 옮기면 다음과 같다.

"다음달에 '트윗(tweet)'과 '팔로(follow)' 버튼은 짙은 파랑 바탕에 흰 글씨의 현대적인 고대비 디자인으로 바뀝니다. (…중략…) 우리는 옆에 나란히 표시되는 공유 카운터를 없애 트윗 버튼을 단순화할 겁니다. (…중략…) 트윗버튼은 지난 5년간 다양한 도메인에 호스트되는 JSON 엔드포인트를 조회해서 공유횟수를 표시해 왔습니다. 이 내부 JSON 엔드포인트는 몇년새 어떤 URL에서든 공유횟수를 파악하기 위한 용도로 외부 개발자들에게도 쓰였습니다. 다음달 트윗버튼에서 공유횟수 기능이 제거되는 시점에 이 엔드포인트 역시 차단(shut down)됩니다. 트위터 REST API의 검색 엔드포인트가 트위터에서 공유된 URL에 관한 즉각적인 정보를 수집하는 최선의 수단입니다."

[☞참조링크: A new design for Tweet and follow buttons]

당시엔 개발자들의 언어로만 표현된 탓이었을까, 별 파장이 없었다. 트위터는 예고한 10월이 되자 트윗버튼과 공유횟수 기능에 관련된 변화 적용 시기를 11월로 미룬다. 이를 밝힌 공식 블로그 표현은 다음과 같이 더 직접적으로 바뀐다.

"저희는 최근 새로운 트윗과 팔로 버튼 디자인, 그리고 공유횟수 기능의 폐지를 알렸습니다. 변화는 2015년 11월 20일에 적용될 예정입니다. 이는 우리가 매일 겪는 기술적인 타협의 연장선이기에, 이런 결정을 어떻게 그리고 왜 내렸는지 설명하려고 합니다."

[☞참조링크: Hard decisions for a sustainable platform]

트위터는 공유횟수 표시에 유용했던 카운트API 기능 중단에 대해 일반적, 정책적, 기술적인 배경 설명을 제시한 뒤, 지난달 20일 예고된 변화를 적용했다. 트위터는 당분간 또는 앞으로 계속 카운트API와 비슷한 기능을 다시 제공하지 않을 듯하다.

향후 어떤 콘텐츠를 공유하더라도 공유횟수란은 '0'에서 바뀌지 않는다. 기존 콘텐츠의 공유횟수도 별도 저장하지 않았다면 0을 나타낼 것이다. 트윗 버튼을 쓰던 국내외 사이트 대부분은 공유횟수 항목을 뺐다. 공유횟수 표시를 빼지 않았거나 뒤늦게 수정 중인 곳도 있다.

트위터 개발자 포럼에 올라온 디자인 변경 공지.

트윗 버튼에서 공유횟수 기능을 없애기로 한 트위터 측의 일반적인 배경 설명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과거 제공되던 공유횟수 기능은 사용자들의 메시지에 포함된 URL의 숫자를 헤아린다. 그런데 이 숫자는 해당 콘텐츠에 대한 트위터상의 영향력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는다. 여기엔 공유한 메시지에 대한 답글, 인용, 다른 형태의 콘텐츠 URL 등이 포함되지 않는데다 공유한 사람의 팔로어 규모 등 중요한 사항도 배제돼 있다. 콘텐츠의 파급력을 계량하기 위한 지표로는 적절치 않다는 얘기다.

이 설명은 전반적으로 마케팅 담당자와 미디어 업계 종사자들을 겨냥한 느낌이다. 트윗 버튼 옆 공유 횟수 대신 '뭔가 다른 지표'를 쓰라는 뉘앙스도 언뜻 느껴진다. 사실 온라인 마케팅을 위한 도구는 트위터의 주요 사업모델 중 하나다.

이와 별개로 공유횟수 기능을 더 이상 유지하지 않기로 한 '정책적'인 배경은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트윗 버튼과 관련된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 가운데 공유횟수를 세기 위한 항목이 '카운트API(count API)'다. 카운트API는 트위터 내부 서비스용일 뿐이었다. 트윗 버튼을 쓰는 사이트에서 으레 카운트API도 써 왔지만, 트위터 측은 카운트API를 공개한 적이 없다. 트위터는 종종 개발자 포럼에서 이전부터 공식 지원하지 않는 기능에 의존하지 말라고 경고해 왔다.

카운트API가 공식 지원 기능이었다면 외부 개발자들에게 사과할 일이지만, 트위터가 유감 표명 정도만 하는 덴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 공식 지원 API도 회사 사정에 따라 격변하는 일이 빈번한데, 트위터의 내부 API 변화를 부정적으로 볼 근거는 많지 않을 수 있다.

트위터에는 공유횟수 기능을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워진 '기술적'인 사정도 있다.

공유횟수 측정은 트위터가 아파치 오픈소스프로젝트 중 하나인 분산 NoSQL 데이터베이스(DB) '카산드라'에 의존하는 마지막 기능이었다. 트위터는 플랫폼 통합과 간소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카산드라 환경을 자체 실시간 분산DB '맨하탄'으로 이전해 왔다. 카운트API는 맨하탄 DB에서 제공이 불가능한 기능이라, 없애거나 다른 최신 기술로 재작성해야 한다.

트위터는 전자를 택했다. 이 변화로 영향을 받게 될 주요 고객들과도 함께 얘기해 본 결과다. 새 DB시스템에 맞춰 카운트API를 만드는 일은 많은 자원을 필요로하는 일이고, 이걸 하느라 개발자 커뮤니티의 다른 중요한 요청에 대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트위터

공식 설명과 별개로 카운트API를 유지하지 않기로 한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수익성 강화 조치라는 지적이다. 일례로 트위터가 카운트API 폐쇄를 블로그에 공지한 지난 10월초 이 소식을 기사화한 IT사이트 '더스택'이 이런 시각을 보였다. 일부 내용을 옮겨 본다.

"트위터는 플러그인 개발자나 아마추어 코더들에게 웹페이지가 스스로 트위터를 통해 얼마나 공유됐는지 보여줄 수 있도록 해준 퍼블릭API 작동을 중단시키려 한다. 사업모델에서 정보 공유를 촉진을 실질적인 업으로 삼는 많은 이들에게, 이것은 무임 승차의 종말이다. JSON 엔드포인트를 통한 통계 기능이 없어진 뒤에도 허세스러운 지표를 계속 표시하고 싶다면, 수집이 제한되고 포괄적이지 않은 REST API를 수용하거나, 2014년 트위터에 인수된 지닙(Gnip)을 통해 한층 포괄적인 통계로 심도 깊은 분석을 시작해야 한다."

[☞참조링크: Twitter’s withdrawal of reliable share count API is a bold monetising move]

지닙은 '파이어호스(firehose)'라 불리는 트위터의 전체 데이터셋을 유료로 판매하던 공식 리셀러파트너 업체였는데, 지난해 4월 트위터에 1억3천400만달러 가격에 인수됐다. 지닙과 같은 회사의 유료 데이터 서비스를 공급받는다면, 카운트API처럼 공식 지원되지 않는 기능을 필요에 따라 만들어 사용할 수도 있다. 실은 그보다 훨씬 수준 높은 마케팅 성과 지표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더스택의 보도 내용 중 다음과 같은 부분이 이런 측면을 지적한 것이다.

"(트위터의) 수익화를 위해 지닙을 동원하는 밑작업은 지난 8월 '풀아카이브서비스API'를 제공한다는 공지를 통해 시작됐다. 외부 트위터 개발자들의 시각에서 볼 때 풀아카이브서비스API 체계는 JSON엔드포인트의 폐지와 맞물려, 의미있고 신뢰할만한 트위터 공유 정보에 효과적으로 '결제장벽(paywall)'을 둘렀다."

이런 해석에 설득력을 더하는 정황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트위터는 한때 페이스북과 신흥 인터넷 기업으로 나란히 언급되곤 했으나, 최근 둘의 분위기는 상반된 모습이다. 페이스북은 모바일 광고 수익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치고나가는 중인데, 트위터는 실적 부진을 겪는 중이다.

[☞관련기사: "페이스북 광고주 수, 트위터의 25배"]

[☞관련기사: 페이스북, 세계 소셜광고 시장 65% '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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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보도에 따르면 1년전 페이스북 광고주 수는 150만곳으로, 당시 광고주 6만곳이라는 트위터의 25배 수준을 나타냈다. 당시 페이스북은 성장성이 큰 모바일 부문에서 전체 매출 66%를 얻고, 그해 3분기 8억600만달러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는 중이었다.

올해 9월에는 세계 소셜네트워크 광고시장 251억4천만달러 중 65% 가량인 162억9천만달러를 페이스북이 차지해 1위 사업자가 될 거라는 관측도 나왔다. 같은 관측에서 트위터는 소셜네트워크 광고시장의 8% 가량을 차지하는 20억3천만달러를 벌어 2위 사업자가 될 것으로 전망됐는데, 선두 업체와의 격차가 너무 벌어진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