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EMC 인수 앞두고 데이터센터 사업조직 개편

DCS-DSS 사업부 '익스트림스케일인프라'로 통합

컴퓨팅입력 :2015/12/15 09:57

델이 데이터센터 사업조직 2개 부문을 통합하는 개편을 단행했다. 최근 데이터센터솔루션(DCS) 부문과 데이터센터스케일러블솔루션(DSS) 부문을 묶은 '익스트림스케일인프라스트럭처(ESI)' 출범을 알렸다. 별도 체제였던 인터넷기업과 통신 및 에너지 기업 고객 대응 조직을 하나로 만든 셈이다.

델은 지난주 공식 커뮤니티 블로그를 통해 이 소식을 밝혔다. 많은 고객 경험을 창출하고 산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하이퍼스케일 및 서브하이퍼스케일 시장에 대응하는 전략 차원에서 사업부 개편을 추진했다고 설명하면서다. 내년중 통합 부문 체제 출범에 따른 전략 변화도 예고했다. 지난 10월 발표한 스토리지 거인 EMC 인수 계획을 실행하는 과정의 일환으로도 읽힌다.

델의 DCS 부문이 생긴지는 거의 8년쯤 됐다. 델은 DCS를 통해 다양한 데이터센터용 서버 제품을 공급하면서 하이퍼스케일 시장에 대응해 왔다. 하이퍼스케일 시장은 전통적인 단일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 시장보다 대규모 저가 인프라를 동원해 가상화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쓰려는 수요가 강한 특징을 띠는 시장을 가리킨다. 미국의 구글, 페이스북이나 중국의 텐센트, 알리바바같은 인터넷 기업이 큰 손이다.

그러다 지난 8월 델은 갑자기 DSS 부문을 신설했다. DSS는 하이퍼스케일 시장의 바로 밑단계(just-below-hyperscale market)에 있는 시장 영역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이었다. 주된 고객사는 통신사업자, 웹기술업체, 호스팅회사, 에너지사업자, 연구기관 등이다. 이들은 기성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쓰다 비용절감 차원에서 하이퍼스케일 시장의 트렌드를 뒤쫓는 경향을 보이지만 인터넷 기업보다 보수적이다.

델의 마이클 델 CEO

ESI 출범은 DSS 등장 4개월만이다. DCS와 DSS가 만들어진 간격에 비해 상당히 짧다. 이번 변화의 명분은 기존 2가지 부문에서 각자 주력해 온 분야의 역량을 하나로 묶기 위함이다. 즉 하이퍼스케일인프라 시장과 서브하이퍼스케일인프라 시장의 수요를 한 부문에서 더 민첩하게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다. 어쩌면 서브하이퍼스케일 시장이 등장하기 이전의 DCS 부문 체제로 되돌아가는 것일 수도 있다.

델은 ESI 체제가 어쨌든 DCS 단일 체제와는 다르다는 점을 어필한다. DCS와 DSS를 하나의 팀으로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통합 이유는 대략 5가지다. 델은 ▲2가지 시장에 특화된 요구를 더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대기업과의 협력에서 얻은 경험을 공유해 그걸 차세대 하이퍼스케일 기업의 우수사례로 접목시키고 ▲완전 맞춤 솔루션 설계와 제작을 위한 새로운 보완 모델을 만드는 제품 그리고 모듈형 데이터센터 등을 선보이고 ▲글로벌 공급망 역량을 활용하고 ▲세계 각지에 최상의 지원과 서비스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제임스 머튼 델 부사장 겸 ESI 총괄 매니저는 "DCS와 DSS의 역할을 관장할 ESI 조직을 소개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ESI는 고객과 파트너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반영하고 우리가 우리 팀의 광범위한 역량으로 우리 고객들을 지원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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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델이 내년 추진할 ESI 관련 전략을 세웠으며 향후 세부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머튼 부사장은 델에 오기 전 HP에서 일했던 사람이다. HP 출신 임원을 영입한 배경은 델이 온라인 PC 회사라는 꼬리표를 떼고 진정한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센터 솔루션 회사로 변신하려는 의지가 작용한 것일 수 있다. 델은 올하반기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글로벌 스토리지 매출 1위 업체 EMC 인수 계획을 밝히기도 한 만큼, 이 시장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한층 긴요해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