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號 삼성전자 조직개편 '효율·현장'

지원조직 축소, 영업에 힘…車 전장사업팀 신설

삼성전자가 내년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위기관리를 위해 현장 강화에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지난해부터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의 실용주의 행보가 올해 인사와 조직개편에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지원 조직은 축소하는 한편 현장에는 자원을 집중해 조직을 효율화하고 시장 대응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또 신시장 개척과 신사업 추진에는 적극 힘을 실어줬다. 특히 자동차 전장사업에 본격 뛰어들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9일 2016년도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발표했다. 지난주 사장단 인사와 임원 인사에 이은 후속 조치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삼성전자는 경영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원조직은 효율화를 지속하고 현장에 자원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마케팅실을 글로벌마케팅센터로 축소하고 경영지원실 기획팀·재경팀·지원팀·인사팀 산하 조직을 축소했다. 또 경영지원실 글로벌협력팀을 커뮤니케이션팀 산하로 통합하는 한편, 커뮤니케이션팀 산하의 IR그룹은 경영지원실장 직속으로 이동시켰다.

반면 신시장 공략을 이해 현지 상품기획과 영업기능에는 더욱 힘을 실어줬다. 삼성전자는 온라인 유통채널 공략을 위해 한국총괄과 서남아총괄에 온라인영업팀을 신설하고 주력 사업부에도 온라인 전담조직을 구축했다. 또 이머징 지역을 중심으로 현지 상품기획과 개발 조직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중국총괄 내 상품전략센터를 신설해 현지완결형 상품기획과 개발체제를 구축하고, 액티브워시와 타이젠 개발을 주도한 인도의 현지 상품기획·개발 기능을 보강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지난해에도 삼성전자는 조직개편을 통해 콘텐츠와 서비스 등을 담당하는 미디어솔루션센터(MSC)와 B2B 사업을 총괄하는 글로벌 B2B센터의 인력과 기능을 각 사업부에 분산 배치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도록 했다. 올해도 이같은 기조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신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도 과감하게 신설해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자동차 전장사업 진출을 위해 전사조직에 '전장사업팀'을 새로 설치하고 단기간 내 전장사업 역량 확보를 목표로 초기에는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향후 계열사간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 주력 사업인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에는 'AV사업팀'을 신설하고 무선사업부에도 '모바일 인헨싱(Mobile Enhancing)팀'을 설치했다.

지속적인 효율화를 추진하면서도 조직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부품(DS)-소비자가전(CE)-모바일(IM)의 3개 부문 체제를 유지하고 각 사업부문장들도 유임시켰다. 대신 각 부문장들이 그동안 겸직해오던 사업부장직을 후배 경영진들에게 물려주면서 점진적 세대 교체를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번 보직 인사에서 삼성전자는 고동진 신임 무선사업부장 사장 승진으로 공석이 된 무선 개발실장 자리를 둘로 쪼개 이인종 부사장과 노태문 부사장에게 각각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맡겼다. 또 윤부근 사장의 겸직 해제로 공석이 된 신임 생활가전사업부장에는 서병삼 부사장을 새롭게 선임했다.

기존 부문장들은 다양한 전사 조직들을 관장해 보다 폭넓은 경영지도가 가능하도록 했다. DS부문장인 권오현 부회장의 경우 종합기술원과 전장사업팀을 관장하고, CE부문장인 윤부근 사장은 DMC연구소와 글로벌 CS센터, 글로벌마케팅센터를 관장하며 디자인경영센터도 겸직한다. 신종균 IM부문장은 소프트웨어센터와 글로벌기술센터를 관장하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영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원조직은 효율화를 지속하고 현장에 자원을 집중하기로 했다"면서 "정기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끝으로 정기인사 일정을 완료하고 올해 안으로 전략회의와 글로벌회의를 실시해 내년 재도약을 위한 정비 작업을 연내 모두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