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박제 통합NXP코리아 회장 “매출 3배로 늘릴 것”

NXP-프리스케일 화학적 통합은 과제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5/12/09 08:25    수정: 2015/12/09 10:14

송주영 기자

“현재 매출의 3배 정도는 키워야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그래야 직원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지 않겠습니까.”

8일 공식 출범한 통합NXP의 한국법인을 맡게 된 신박제 회장의 말이다. NXP는 이날 프리스케일과의 합병 첫날을 맞았다. 양사의 합병 발표 후 9개월만이다. 우리나라, 미국 등 각국 규제 당국은 NXP와 프리스케일의 합병 승인을 이날 완료했다. 합병을 위한 모든 절차가 끝났다.

통합NXP는 단숨에 경쟁업체인 르네사스를 넘어서 글로벌 자동차용 반도체 1위 업체로 부상했다. 국내 지사는 필립스를 거쳐 NXP를 이끌어 왔던 신박제 회장(71세)이 맡는다. 신 회장은 합병 첫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NXP 사무실에서 기자들을 만났다.

신박제 NXP 회장

NXP, 프리스케일 양사는 통합 후 100억달러 규모의 대형 반도체 회사가 됐다. 합병 전 NXP 연 매출은 60억달러, 프리스케일은 40억달러 규모다. 비메모리 분야 4위권에 드는 매출 규모다. 국내 통합NXP 매출도 4천600억원 수준으로 커졌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NXP 국내 연 매출이 3천154억원, 프리스케일은 1천505억원이다.

신 회장은 통합 첫날인만큼 구체적인 전략 제시보다는 평소 생각, 목표 등을 솔직히 털어놨다. 신 회장의 목표 중에는 통합 법인의 매출을 4년 동안 3배 이상 성장시키겠다는 비전이 포함됐다. 신 회장은 “이제 통합을 했으니 제품 하나를 팔더라도 10전짜리가 아니라 5달러 정도는 받는 제품을 팔고 싶다”며 “현재 매출의 3배 정도는 키워야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통합 NXP는 NXP, 프리스케일의 강점을 살린 통합 솔루션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각 사의 강점을 솔루션으로 융합해 자동차, 보안, IoT 시장에 반도체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NXP는 보안ID, 자동차용 엔터테인먼트, 인비히클 네트워킹, 자동차 액세스 보안 반도체, 스마트카 MCU 등에서 시장점유율 1위다. 프리스케일은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서, RF 파워 트랜지스터, 자동차 레이더, 자동차 세이프티 반도체 1위, MCU 분야 2위 업체다. 통합법인은 비메모리 분야 4위로 뛰는 동시에 자동차,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서, 보안ID, RF 전력 반도체 시장 1위로 올라서게 된다.

신 회장은 “필립스 시절 신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매출을 늘리니 승진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기고 사회에서 인정받는 회사가 돼서 다 좋았다”며 “NXP도 모바일, 개인용 반도체 사업을 ST마이크로에 팔고 매출이 줄었던 적이 있었지만 5배 성장을 목표로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통합NXP 매출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NXP는 목표를 세운 후 3년만에 5배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신 회장은 성장을 위한 첫 번째 조건으로 화학적 통합을 꼽았다. 통합NXP 국내지사 인력은 180여명으로 불어났다. NXP 110여명의 인력에 프리스케일 인력 70여명이 합쳐지면서다. 비슷한 규모에 성격이 다른 두 조직이 합쳐지는 만큼 통합은 중요한 과제다.

NXP, 프리스케일은 기업의 성격이 다르다. 네덜란드계 NXP와 미국계 프리스케일이 융합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 고객 기반도 달라 국내 NXP가 모바일에 강점을 갖고 있다면 프리스케일은 최대 매출이 자동차 분야에서 나온다. NXP가 B2B에 치중한 영업을 했다면 프리스케일은 자동차용 대회 등을 개최하며 대외 활동이 상대적으로 더 활발했다.

신 회장은 “틈이 생겨도 안되고 톱니가 안 맞아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전략으로 “한 팀이 돼서 나가고 팀이 성공했을 때 팀 단위로 보상도 하겠다”고 설명했다. NXP, 프리스케일 출신을 가리지 않고 시너지가 날만한 팀을 꾸리고 개인이 아니라 팀의 성공을 우선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아무리 역량 있는 개인이라도 팀의 균열이 생길 수 있다면 이는 평가하지 않고 협업을 중요시하겠다는 의미다. 그래야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신 회장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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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은 “영업, 모두 한팀이 돼야 한다”며 “그 안에서 함께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혼자 잘 나서 하는 일은 인정을 안하겠다”고 못 박았다. 신 회장은 당장 내일부터 통합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곧바로 직원 워크샵, 고객사 미팅 등이 예정됐다. 양사 직원이 한 곳에 모여 비전을 세우고 외부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신 회장은 직원들과 함께 통합법인의 전략을 짜고 구 NXP, 구 프리스케일의 고객사를 돌며 통합법인 출범도 설명할 예정이다. 신 회장은 “오늘부터 직원들과 함께 고객사 방문을 시작할 것”이라며 성장을 위한 움직임이 이미 시작됐음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