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인사 한파 속 전자·물산 '칼바람'

삼성 연말 임원 인사에서 계열사별 희비가 엇갈렸다. 실적부진 여파로 전자 계열사들 대부분 임원 승진자가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줄어들었고 제일모직과 합병으로 탄생한 삼성물산의 경우 임원 승진자 규모가 크게 줄면서 몸집 줄이기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삼성전기와 삼성증권 등 올해 실적이 개선된 일부 계열사들은 전반적인 인사 규모 축소 분위기 속에서도 지난해보다 많은 승진자를 배출해 눈길을 끈다.

삼성그룹은 4일 ▲부사장 29명 ▲전무 68명 ▲상무 197명 등 총 294명 규모의 2016년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이는 2009년 247명 임원 승진 인사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실적 부진 여파로 전체 임원 인사 규모가 크게 줄어들면서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전자계열사들은 대부분 승진 규모가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줄어들었다.

주력인 스마트폰과 TV 사업에서 매출 확대와 수익성 회복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실적이 줄어든 삼성전자는 올해 정기 인사에서 ▲부사장 14명 ▲전무 30명 ▲상무 19명 등 총 135명의 승진자를 냈다. 이는 지난해 165명 대비 18.2%나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임원 인사에서도 실적 악화로 승진 규모를 30% 가까이 줄인 바 있어 전반적인 임원 숫자가 크게 줄어드는 추세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갤럭시S6 시리즈와 갤럭시노트5 글래스와 메탈케이스 공정 개선을 주도한 인재나 세계 최초 14나노 핀펫(FinFET) 공정을 주도한 직원들에게는 2년 대발탁 인사를 실시해 성과에는 확실한 보상을 했다. 올해 2년 대발탁 인사 7명 중 5명이 삼성전자에서 나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부사장 2명, 전무 1명, 상무 10명 등 13명의 승진자를 배출했다. 지난해 15명과 비교해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승진자 수 역시 전년도 29명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임원 승진자 수가 갈수록 크게 줄어드는 추세다. 삼성SDI에서는 부사장 1명 전무 4명 상무 9명 포함 14명의 임원 승진자가 나왔다. 역시 지난해 18명과 비교해 숫자가 줄어들었다.

지난해 대표이사 교체 후 체질개선에 성공했다는 평을 들으며 3분기 누적 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한 삼성전기는 올해 부사장 1명 전무 2명 상무 6명 등 총 9명의 승진자를 내 삼성그룹 전자계열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승진자수 규모가 늘어났다. 특히 삼성전기 경영지원실장을 맡고 있는 권영노 부사장이 이번 인사에서 삼성전자 소속으로 옮기게 되면서 삼성전기 임원 승진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보다 승진자 수가 25% 늘어났다.

삼성SDS는 올해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종합화학 대표를 지냈던 정유성 삼성경제연구소 상담역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 출신 홍원표 사장을 삼성SDS 솔루션사업부문 사장으로 내정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2명의 사장을 맞는 등 조직 규모가 커졌지만 임원인사 규모는 부사장 1명, 전무 2명 상무 8명 등 총 11명의 승진자를 지난해 13명 대비 숫자가 소폭 줄어들었다.

올해 제일모직과 합병으로 삼성그룹의 사실상의 지주회사로 부상한 삼성물산의 경우 합병 이후 중복사업 정리와 조직 효율화 차원에서 지난해 보다 승진자수가 줄었다. 부문별 임원 승진자를 별도로 발표하는 삼성물산의 경우 전사부문에서 2명(지난해 2명), 상사 부문에서 4명(지난해 8명, 50% 감소), 건설 부문에서 18명(지난해 20명, 10% 감소), 패션부문에서 4명, 리조트/건설 부문에서 1명(지난해 제일모직 8명) 등을 각각 냈다. 조직 전체로 비교하면 부사장 3명, 전무 5명, 상무 21명 등 총 29명으로 지난해 38명과 비교해 2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