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팔라' 물량난에 속타는 한국GM

초기 계약자, 그랜저·K7 등으로 수요 이탈 증가

카테크입력 :2015/12/02 16:11

정기수 기자

한국GM의 준대형 플래그십 세단 '임팔라'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극심한 물량난 탓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임팔라는 지난달 839대가 팔려 전월(1천499대) 대비 판매량이 44.0% 감소했다. 출시 후 본격적으로 판매량이 집계된 지난 9월(1천634대) 대비로는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임팔라는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고 GM(제너럴모터스)의 미국 디트로이트 햄트리믹 공장에서 전량 생산돼 공급된다. 월 평균 선적량은 1천500여대 수준이다.

쉐보레 '임팔라'(사진=한국GM)

국내 시장에서 고객에게 인도되지 못한 대기물량은 아직도 1만여대가 넘는다. 매달 들여오는 정해진 선적량으로는 국내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임팔라를 주문하면 내년 3~4월께 출고가 가능하다.

한국GM 관계자는 "지난달의 경우 현지 물류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지연 요소가 발생해 국내로 들어오는 선적물량이 대폭 줄어들어 출고 대수가 감소했다"면서 "이달에는 공급량이 정상적으로 회복돼 월 판매량이 1천500~1천600대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임팔라의 경우 국내 뿐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도 인기가 높아 물량을 급격히 늘려 배정받기가 힘든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이미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은 물 건너갔다. 우수한 품질과 높은 가성비가 입소문이 나면서 구매를 서둘렀던 초반 계약 고객들이 경쟁차종으로 이탈하는 수요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랜저(사진=현대차)

실제 임팔라의 가장 큰 경쟁모델로 꼽히는 현대자동차 그랜저의 경우 지난달 8천180대가 팔려 전월(6천834대) 대비 19.7% 증가했다. 올 들어 최대 월간 판매량이다. 공교롭게도 임팔라의 공급난이 심화된 지난달 판매 상승세가 본격화 된 셈이다.

기아자동차 K7 역시 지난달 2천92대가 판매돼 전달(1천771대)보다 18.1% 늘었다. K7이 올 들어 월간 기준 2천대 이상 판매된 것은 처음이다. 현대차 아슬란도 598대가 판매되며 전월 대비 59.5% 신장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임팔라 판매량 추이와 관련해서는 특별히 언급할 게 없다"면서 "준대형 세단에서 입지를 감안하면 그랜저의 실적은 제자리를 찾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K7의 경우 신형 모델 출시를 앞두고 제공한 다양한 구매 혜택이 실적 상승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그랜저와 K7 등 승용차종에 현금 할인을 비롯해 무이자·초저금리 할부 등을 적용해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내달 출시될 예정인 '신형 K7'(사진=기아차)

현대·기아차는 내년 신형 모델 투입으로 준대형 세단 시장 공세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기아차는 다음달 2009년 출시 후 7년 만에 선보이는 2세대 풀 체인지(완전변경) 모델 '신형 K7'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 역시 '신형 그랜저'를 내년 말께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임팔라의 물량 부족에 따른 반사이익을 경쟁 차종들이 얻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팔라의 물량난에 따른 이탈 수요가 그랜저·K7 등 경쟁차종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요지다.

업계 관계자는 "그랜저와 K7의 경우는 노후화로 판매량이 감소하는 추세였지만 임팔라의 출고 시점이 계속 미뤄지면서 반등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어 "임팔라가 초반 선전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공급난 해소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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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연말 연초 주요 기업들의 인사철이 맞물리면서 상무·전무급을 대상으로 한 준대형 세단의 법인용 차량 수요 역시 급증할 전망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출고 적체로 이탈 고객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신규 고객 수요도 늘고 있다"며 "본사로부터 원활한 물량 조달을 위한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받은 만큼, 향후 출고 대기로 인한 이탈 고객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