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임팔라·스파크, 8년 만에 내수 10% '첨병'

'신차' 승부수 적중...8~9월 점유율 두 자릿수 반등

카테크입력 :2015/10/20 13:33    수정: 2015/10/20 14:53

정기수 기자

한국GM이 지난 2007년(10.3%) 이후 한 번도 도달하지 못했던 내수 점유율 두 자릿 수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내수 점유율 확대를 위해 승부수로 꺼내든 '신차' 카드가 적중했다는 평가다.

한국GM은 올 초 10종의 신차(부분변경 포함) 출시를 공언하고 내수 점유율 확대에 본격 나설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특히 하반기 들어 선보인 신형 스파크, 임팔라, 트랙스 디젤 등이 모두 순항하며 내수 점유율 10%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 1~9월 한국GM은 국내 시장에서 11만3천996대를 판매, 전년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총 자동차 판매량(130만2천752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8%로 집계됐다.

신형 스파크(사진=한국GM)

한국GM은 올 상반기 내수 점유율 8.4%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특히 지난 2·6·7월에는 8%대마저 무너지며 올해도 10%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신형 스파크 출시를 기점으로 8월부터 점유율이 두 자릿수로 반등했다.

여기에 임팔라와 트랙스 디젤이 가세한 지난 9월에는 내수에서만 전년동월 대비 24% 늘어난 1만6천393대를 판매하며 2002년 출범 이후 9월 판매량 중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점유율 역시 올 들어 최고치다.

마크 코모 한국GM 영업·마케팅·A/S부문 부사장은 최근 열린 '퍼펙트 블랙 에디션' 미디어 출시행사에서 "지난 수개월 동안 판매 추이를 볼 때 두 자릿 수 시장 점유율을 달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자신했다.

그는 "월간 기준으로 8월에는 10%, 9월에는 1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면서 "올해가 3개월여 남았는데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10% 점유율은 무난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분위기 탔는데...관건은?

한국GM이 올해 내수 점유율 1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남은 3개월여 동안 지난달 기록한 11% 점유율을 사수해야 한다.

일단 분위기는 탔다. 신차들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판매량이 급증하는 추세에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라는 호재까지 더해졌다.

한국GM의 9월 판매 증가율은 전월 대비 18.4%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국산 완성차업체의 판매 증가율(5.3%)의 3배를 훌쩍 넘는다. 수입차업체의 판매 증가율(18.3%)도 소폭 웃도는 수치다.

관건은 하반기 반등을 이끈 신형 스파크와 임팔라 등 신차의 꾸준한 인기 여부다.

올 8월 출시된 신형 스파크는 첫 달 6천987대가 팔려나가면 경차 부문 1위였던 기아차 모닝(6천954대)을 제치고 내수 경차 1위를 탈환했다. 스파크가 경차 판매 1위에 오른 것은 2007년 12월 이후 8년 만이다.

지난 9월 스파크 판매량 역시 6천214대로 전년동월 대비 48.2%나 늘어났다. 한국GM 전체 내수 판매량(1만6천393대)의 53.1%에 달한다. 한 달 만에 1위 자리를 내줬지만 경쟁 모델인 기아차 모닝(6천870대)과의 격차를 감안하면 언제든지 순위는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

올 1~9월 스파크의 국내 판매량은 4만2천191대로 같은 기간 한국GM의 전체 승용차 판매량(7만4천577대)의 절반이 넘는다.

한국GM은 신형 스파크의 신차효과를 이어가기 위해 이달부터 10만원 할인 또는 초저리 할부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출시된 지 채 3개월도 지나지 않은 신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쉐보레 임팔라 주행(사진=한국GM)

더 눈에 띄는 것은 준대형 플래그십 세단 '임팔라'의 선전이다. 임팔라는 단순히 판매량 증대 뿐 아니라 경차 스파크 의존도가 심했던 포트폴리오의 다양성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임팔라 투입으로 그간 한 자릿수에 머물렀던 한국GM의 준대형차 내수 비중은 10%대로 치솟았다. 지난달 한국GM 전체 내수 판매량에서 임팔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13.9%다.

임팔라는 지난달 1천634대가 팔려나가며 기아차 K7(1519대)과 르노삼성 SM7(996대)을 제치고 국내 준대형세단 시장 판매 2위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전신인 GM대우와 한국GM을 통틀어 준대형 세단이 월간 판매량 1천대를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해당 차급에서 판매 2위에 오른 것도 최초다.

아직 고객에게 인도되지 못한 임팔라의 대기물량만 1만여대에 달한다. 임팔라의 현재 계약 물량만 원활하게 소진될 경우 한국GM은 올해 월평균 내수판매량(1만2천700여대)에 근접하는 실적을 추가로 얻게 되는 셈이다. 한국GM은 최대한 많은 물량을 연내 출고하기 위해 본사와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다.

임팔라는 GM(제너럴모터스)의 미국 디트로이트 공장에서 전량 수입되는 차량이다. 예상치 못한 인기에 고객들이 차를 직접 받기까지는 2~3개월여의 시간이 소요된다.

한국GM 관계자는 "국내 물량 증산에 대한 본사의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받은 만큼, 향후 출고 대기 기간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GM은 현재 글로벌 생산조직과 함께 임팔라의 부평공장 생산 검토에도 착수했다.

트랙스 디젤(사진=한국GM)

이밖에 9월 선보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랙스 디젤' 역시 시장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트랙스는 2013년 2월 국내에 가장 먼저 소형 SUV 시장의 포문을 연 모델이지만 그동안 쌍용차 '티볼리'와 르노삼성 'QM3'에 밀려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디젤 모델의 가세에 힘입어 지난달 1천420대가 판매되며 전년동월 대비 62.7% 급증했다. 트랙스가 국내에 출시된 뒤 월간 최대 판매기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이 하반기 집중 투입한 신차들의 상품성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성공적으로 어필했다"며 "내수 점유율 10% 달성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각종 프로모션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남은 기간 점유율 확대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국GM은 내년에도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 차세대 '볼트'와 중형세단 '신형 말리부' 등을 포함한 다양한 신차들로 국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복안이다.

한편 한국GM은 이날 제임스 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내년 1월 1일부로 신임 한국지엠 사장 겸 CEO에 선임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세르지오 호샤 사장 겸 CEO를 한국GM 회장에 임명했다.

올해 내수 점유율 10% 달성은 물론 향후 국내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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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자코비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그동안 다양한 업계에서 뛰어난 리더십을 보여준 제임스 김 사장 겸 CEO와 3년 이상 한국GM을 잘 이끌어온 자동차 업계 베테랑 세르지오 호샤 회장이 새로운 직위에서 상호 시너지 효과를 발휘, 앞으로 한국지엠의 지속가능한 미래 경쟁력 확보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임 제임스 김 사장은 조만간 한국GM의 미래전략 등을 담은 경영 메세지를 공개할 예정이다. 한국GM은 앞서 지난 17일 창립 13주년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