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질라, 구글 의존 재정구조 탈피"

컴퓨팅입력 :2015/11/27 13:10

파이어폭스 개발사이자 비영리재단인 모질라가 구글에 의지하지 않고 운영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미국 씨넷은 지난 25일 모질라가 더 이상 구글과의 검색광고 매출에 의존하지 않고 이전보다 더 많은 수익을 얻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모질라는 그간 구글과 계약을 맺고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의 검색창을 통해 발생하는 구글 검색광고 수익을 나눠 받았다. 이 수익은 모질라의 지난해 재무현황 기준으로 3억3천만달러의 매출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런데 둘의 검색광고 수익배분 계약은 작년말 만료됐다.

당시 모질라는 10년간 이어 온 구글과의 계약을 연장하는 대신 다른 사업자들과의 관계 강화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미국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에게 야후를 기본 검색으로 제공하기로 한 5년짜리 제휴도 그 일환이었다. 모질라는 중국에선 바이두와, 러시아에선 얀덱스와 손을 잡았다.

여전히 유럽 등 지역에서 파이어폭스 기본 검색은 구글이지만, 모질라는 구글에게 돈을 받지 않는다. 모질라 비즈니스 겸 법률책임자 데넬 딕슨 타이어는 트위터를 통해 "구글과 상업적 관계를 맺지 않은 상태지만, 테이블엔 아직 돈이 남았다"며 재정 부담이 없음을 에둘러 밝혔다.

위 사진에 합성된 빨간 공룡 형상은 모질라의 상징이다.

이는 향후 모질라의 기술과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재정 부담으로부터의 자유는 기업들의 영리 추구와 사용자의 권리 보호라는 가치가 서로 마찰을 일으킬 때 타협하지 않고 모질라가 중시하는 가치를 지킬 수 있게 해 주는 바탕이기 때문이다.

과거 모질라가 사용자 정보 수집으로 돈을 버는 특정 검색 업체에 재정적으로 의존해 왔다는 점은 모질라가 비영리 재단으로서나 사용자 프라이버시 보호를 중시해 온 오픈소스 브라우저 개발사라는 정체성과 상충할 가능성을 내포해 왔다.

모질라의 경쟁력은 개인 사용자들에게 온라인을 통해 정보와 서비스에 접근할 때 더 많은 선택권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나온다. PC에서 모바일로 옮아가는 온라인 세계의 주도권이 구글이나 애플같은 몇몇 거대 기업에 넘어간 상황에선 이런 경쟁력을 발휘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예를 들면 구글처럼 점유율이 높은 모바일 운영체제(OS) 및 검색 사업자는 온라인에서 검색결과를 보여줄 때 자사의 개별 사업과 경쟁하는 다른 업체의 서비스나 정보를 차단 또는 접근을 불편하게 만드는 식으로 왜곡된 결과를 내보낼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구글은 지도, 메일, 영상, 음악, 문서 앱과 서비스를 갖고 있으며 기존 온라인과 모바일 사용자들에게 이를 쓰도록 강력하게 유도한다. 모질라가 지향하는 사용자 선택권 보장과는 거리가 먼 행태로 평가된다. 모질라는 안드로이드에 맞선 플랫폼 '파이어폭스OS'를 만들고 있다.

이런 국면에서 모질라의 생존력 강화는 특정 사업자의 불공정 행위에 휘둘리지 않도록 해 주는 근간이 된다. 시장 전체 흐름을 뒤엎기는 어렵더라도 개별 지역에서 특정 기업의 플랫폼과 서비스에 종속되지 않는, 다른 양상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

씨넷 보도에 따르면 모질라는 지난 2013년에 매출 3억1천400만달러를 기록했고 2014년엔 그보다 3억3천만달러를 벌어들였는데, 성장세는 구글검색을 통한 수입이 더 이상 없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짐 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재무현황상 더 나은 수치를 보일 거라 기대한다.

다만 모질라가 추구하는 가치가 얼마나 잘 확산되고 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온라인 시장조사업체들의 자료들을 보면 파이어폭스 브라우저나 모바일 운영체제는 시장 점유율 면에서 현재 선두업체들의 입지에 비해 존재감이 크지 않은 상태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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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구글같은 플랫폼 회사가 현재 모바일 환경의 상당 비중을 장악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걸 개의치 않는 분위기지만, 쿡 CFO는 "여전히 사용자들의 웹서핑과 앱 상호작용간에 통제권을 되돌려주는 부분에 큰 기회가 있다"며 "2003~2004년에 인터넷익스플로러가 그럴(통제권을 남용할) 때에도 당시엔 그다지 문제로 인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년전부터 윈도에 IE 브라우저를 기본 탑재하면서 당시 선두 브라우저 업체였던 넷스케이프를 무너뜨리고 IE의 전성기를 만끽했다. 이후 IE의 발전은 정체됐고 MS는 그 사용자 불만을 외면했는데, 모질라가 파이어폭스를 대안으로 내놓으면서 IE의 입지를 빠르게 위협할 만큼 성장할 빌미를 마련했다. 모질라가 다른 플랫폼 시장에서도 이런 양상을 재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