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기업용 SW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내년엔 페이스북이 기업용 소프트웨어(SW)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전망이다. 올해 초 베타 버전으로 공개한 업무용 페이스북 ‘페이스북앳워크(Facebook at Work)'를 정식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슬랙이나 힙챗 같은 채팅 기반 기업용 협업 서비스들이 전통적인 SW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터넷 업계 공룡 기업 페이스북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 시장 판도에 적지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주 페이스북은 페이스북앳워크 서비스의 일환으로 업무용 메신저 워크챗(Work Chat)을 공개했다. 페이스북이 기업용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한지 벌써 1년이 다되어가는데다, 추가적으로 새로운 서비스까지 공개하면서 페이스북앳워크의 정식 출시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페이스북앳워크는 기업 사용자를 위한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업무용 페이스북'이라 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올 1월 페이스북앳워크를 처음 공개하면서 업무상 커뮤니케이션과 협업 공간으로써 기존 페이스북과는 별도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업무용 메신저 워크챗 역시 페이스북앳워크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일반 페이스북에 독립형 메신저가 있는 것처럼 페이스북앳워크를 위한 독립형 메신저를 만든 것이다. 페이스북앳워크 계정이 있어야 워크챗도 이용할 수 있다.

페이스북앳워크가 페이스북의 클론인 것 처럼, 워크챗은 페이스북 메신저를 빼닮았다. 구글플레이스토어에 공개된 앱 설명에 따르면 워크챗은 페이스 메신저처럼 1:1메시지, 그룹 채팅, 사진 및 영상 파일 공유, 음성 통화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차이가 있다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대가 한 회사 사람으로 제한된다는 점뿐이다.

페이스북앳워크는 1월부터 현재까지 선별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프라이빗 베타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최근 페이스북은 언론을 통해 페이스북앳워크를 베타 테스트 하는 기업이 300여 곳 이상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이 새롭게 선보인 업무용 메신저 워크챗

■ 페이스북앳워크 정식 출시되면…파급력은?

페이스북에 따르면 대형 은행인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지난 10월부터 페이스북앳워크를 사용하고 있다. RBS는 연말까지 3만명 직원이 페이스북앳워크로 협업하게 할 계획이다. 2016년 말에는 10만명 전직원으로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새로운 IT툴 도입에 보수적일 수 밖에 없는 대형 은행을 고객사로 끌어들였다는 점은 페이스북에게 주목할만한 성과다. 페이스북앳워크가 은행권에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안정적이고 보안이 증명된 서비스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이 그저 시간 때우기용 SNS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라는 얘기다.

물론 페이스북앳워크에서 PC, 모바일에서 개인용 페이스북과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제공되고 이 안에서 공유되는 정보는 오직 내부 직원들만 접근할 수 있다.

RBS 도입 사례를 통해 페이스북이 스타트업이나 중소규모 기업은 물론 엔터프라이즈급 기업까지 타겟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향후 기업용 SW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앞서 언급한 것 처럼 페이스북앳워크를 사용하는 기업은 300여 곳이 넘는다. 미국 하이넥켄, 부동산 회사 센츄리21, 라틴아메리카 e커미스 회사 리니오(Linio), IT 서비스 업체 훗스위트(Hootsuite) 등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이 포함돼 있다.

페이스북에서 글로벌 플랫폼 파트너십을 담당하고 있는 줄리앙 코드뉴(Julien Codorniou) 이사는 지난 10월말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앳워크가 아직 베타버전에 있지만 프리미엄(Freemium: 부분유료화) 모델에 기반한 수익화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며 “전세계 곳곳에 페이스북앳워크를 위한 세일즈 및 마케팅 팀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페이스북이 기업용 시장에서 어떻게 수익을 만들어 낼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페이스북이 비즈니스 모델을 광고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페이스북앳워크는 충분히 매력적인 사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미엄 전략을 택한 다른 SW들 처럼 사용하는 직원이 일정 규모를 넘으면 과금을 할 수도 있고 슬랙처럼 주고받은 메시지를 아카이빙하거나 추가적인 서비스를 붙일 때 유료로 전환할 수도 있다. 2018년까지 기업용 협업SW 시장은 약 80억 달러이상으로 커진다는 예상도 나와 있다.

슬랙, 힙챗 MS 야머 등과 경쟁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쟁에서 페이스북앳워크의 최대 강점은 사용법이 익숙해서 추가적인 교육이 필요 없다는 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미 페이스북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페이스북앳워크를 위해 추가적인 교육이 필요하지 않다는 얘기다.

페이스북앳워크 베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훗스위트의 라이언 홈즈(Ryan Holmes) CEO는 IT외신 리코드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직원이 처음 회사에 출근해도 첫날부터 페이스북앳워크를 어떻게 쓰는지 안다”며 “(새로운 툴을 가르치기 위해) 교육에 들어가는 비용이 제로라는 점은 아주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