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를 주도한 이슬람국가(IS)를 겨냥한 어나니머스의 해킹 공격은 사건 해결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국제 해커그룹인 어나니머스가 지난 13일(이하 현지 시각) 파리 테러를 감행한 IS를 응징하기 위해 사이버 공격을 단행하겠다고 공개 선언했다. 어나니머스는 지금까지 IS 관련 트위터 계정 7만2천개 가량을 정지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비밀 메시지 앱인 텔레그렘에서도 IS 관련 채널 78개를 차단했다고 강조했다.
■ "IS 사이트 폐쇄 땐 정보수집 길 차단 부작용도"
하지만 어나니머스의 이 같은 활동이 오히려 테러범을 잡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더버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카 등 주요 매체들은 19일 어나니머스의 사이버 공격 시도가 오히려 테러범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더버지는 “테러리스트들을 인터넷 상에서 추방하는 것이 목표라면 어나니머스의 활동 결과는 좋은 소식”이라면서 “하지만 상황은 좀 더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정보기관들은 IS가 온라인 상에 남긴 흔적을 토대로 좀 더 큰 움직임을 탐지하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어나니머스는 IS 관련자들을 온라인 상에서 추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둘 간의 이해가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더버지의 분석이다. 어나니머스가 IS 관련 트위터 계정을 삭제할 경우 오히려 추가 정보를 얻는 것이 방해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카 역시 “정보기관이나 공식 단체 바깥에서 외부에서 활동할 경우엔 제대로 커뮤니케이션이 안 될 수도 있다”면서 “경우에 따라선 활동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보 기관은 은밀하게 IS 관련 계정을 삭제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하는 경우도 있다. 미국 법무부는 아예 IS 관련 트위터 계정을 통해 급진 테러리스트들과 대화하기도 한다고 더버지가 전했다.
■ IS, 인터넷 이용해 신규 멤버 도입 저지 효과도
사이언티픽 아메리카 역시 보안 전문가의 말을 인용 “이미 정부 기관들이 침투해 있는 테러시스트 사이트를 폐쇄할 경운 테러 감시나 데이터 수집 활동을 방해하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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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럼 같은 곳에서 소중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이런 점은 더 중요하다고 사이언티픽 아메리카가 전했다. 고스트 시큐리티 그룹 같은 일부 단체는 정보 기관들과 공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어나니머스의 활동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도 적지 않다. IS 같은 극단주의 테러 단체들이 주로 인터넷을 통해 신규 멤버를 모집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어나니머스의 사이버 공격 같은 것들을 감수할 만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