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가 스토리지 및 통합시스템 파트너인 EMC와 결별할 전망이다. 양사는 스토리지 및 통합시스템 파트너 관계였지만 최근 EMC가 레노버 경쟁사 델에 인수되면서, 기존 협력 관계가 영 틀어진 모양새다.
지난 4일 레노버는 EMC의 자회사인 VM웨어와 경쟁 관계에 있는 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SDDC) 솔루션업체 뉴타닉스와 손잡았다고 밝혔다. 뉴타닉스 소프트웨어로 구동되는 통합시스템을 레노버가 개발, 마케팅, 판매한다는 내용이다.
레노버 측은 뉴타닉스와의 파트너십에 따라 내놓게 될 통합솔루션을 자사 영업팀과 글로벌 채널 파트너를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양사는 플랫폼 엔지니어링, 개발, 출시 전략에 함께 투자하겠다고 예고했다.
당초 뉴타닉스는 레노버 이전에 델과 이런 형태의 협력 구도를 갖고 있었다. 델은 지난해 8월부터 뉴타닉스 소프트웨어를 얹은 서버를 팔았다. 뉴타닉스와 델은 지난 5월까지만해도 비교적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 듯 보였다.
뉴타닉스가 상반기 시스코에 인수될 것이란 루머에 휘말리자, 그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서 '회사를 판다면 시스코보단 델에 넘길 것'이란 취지의 발언을 남긴 걸로 알려진 게 단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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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델이 지난달 내놓은 EMC 인수 계획이 실행될 경우 EMC가 지분 83%를 소유한 자회사 VM웨어까지 델의 우산아래 놓인다. 델이 SDDC 시장에서 VM웨어의 역량을 활용하려 한다면, 그와 경쟁하는 뉴타닉스는 내쳐질 가능성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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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C와 레노버의 협력이 지속될 가능성도 모호해졌다. 레노버는 EMC 스토리지를 OEM 판매하던 회사다. 올초 둘의 특기를 살린 통합시스템도 나왔다. 그런데 EMC가 레노버와 모든 영역에서 경쟁하는 델에 팔리면서 관계가 깨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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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닉스와 레노버 양측은 협력을 발표하면서 기존 EMC나 VM웨어의 관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새로운 동맹을 선언하며 향후 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을 따름이다.
양 위안칭 레노버 회장 겸 CEO는 "뉴타닉스의 기술 리더십과 전세계를 아우르는 레노버 비즈니스가 결합해 고객들이 모든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양 사 모두 성장을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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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라즈 판데이 뉴타닉스 설립자 겸 CEO는 "레노버와의 파트너십 체결은 웹 스케일 기술의 효율성과 소비자용 디자인의 위력을 갖춘 ‘보이지 않는 인프라’를 제공하기 위한 뉴타닉스의 여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다음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가트너 데이터센터, 인프라스트럭처 및 운영 관리 컨퍼런스에서 새로운 솔루션을 공동으로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