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 방치?"...이석우 前 대표 불구속 기소

카카오 “전직 대표 기소, 이례적...무죄 입증할 것”

인터넷입력 :2015/11/04 14:57    수정: 2015/11/04 16:10

이석우 카카오 전 공동대표가 아동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검찰로부터 불구속 기소를 당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4일 카카오가 서비스 하는 폐쇄형 SNS ‘카카오그룹’에서 음란물 유통을 방치한 혐의로 이석우 전 대표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카카오 재직 당시 미성년자들이 모인 카카오그룹 서비스에서 음란물이 공유되고 있음에도 이를 전송 제한, 삭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혐의로 회사 전 임원을 기소하는 것이 매우 이례적이라는 데 있다. 회사가 아닌 이 전 대표를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로 볼 수 있는지가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석우 카카오 전 대표.

아동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가 정보통신망에서 아동 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한 적절한 기술적 조처를 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3년 이하 징역, 2천만원 이하 벌금을 물도록 돼 있다.

하지만 법에서 명시한 ‘적절한 기술적 조처’라는 것이 명확하지 않아 법률적 해석이 엇갈릴 수 있다.

특히 이미 카카오 측이 음란물 유통을 막기 위해 성인 키워드를 금칙어로 설정해 놨고, 해당 단어를 포함한 그룹방 이름이나 파일을 공유할 수 없도록 사전적 조치를 취했던 만큼 검찰의 조치가 초법적 판단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수사는 경찰이 2013년 7월부터 카카오 그룹 20개 채팅방에서 1천800여개에 달하는 아동청소년 음란물이 유통된 사실을 찾아내면서 촉발됐다. 경찰은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가 법인 대표라고 판단, 작년 말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 9월 이 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처가 지난해 수사기관의 감청 요구에 불응한 보복성 수사라는 시각이다. 당시 카카오가 수사기관에 감청 자료를 넘겨줄 수 없다고 하자, 수사당국이 임원 흠집내기를 비롯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까지 진행한 바 있다.

카카오측은 검찰의 기소결정이 억울하다는 입장과 함께, 무죄 판결을 위해 법적 대응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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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측은 “회사는 서비스 내 음란물 유통을 막기 위해 사업자로서 가능한 모든 기술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문제가 된 카카오 그룹의 경우 성인 키워드를 금칙어로 설정, 해당 단어를 포함한 그룹방 이름이나 파일을 공유할 수 없도록 사전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용자 신고 시 해당 이용자의 서비스 이용제한, 중지와 같은 후속조치를 통해 유해정보 노출을 차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음란물 유통을 막기 위해 기업이 취해야 할 사전적 기술 조치에 대해 정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고, 폐쇄형 서비스의 경우 금칙어 설정과 이용자 신고 이외에 기업이 직접 모니터링 하는 것은 이용자 사생활 보호를 침해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전직 대표 개인을 기소한 것은 이례적인 사안이라 생각한다”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최종 판단은 법원에서 결정되겠지만 카카오는 법적 대응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