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케미칼사업 지분 90%를 롯데케미칼에 넘기기로 한 가운데 남은 지분 10%도 향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0일 김익현 삼성SDI 지원팀 상무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케미칼 사업을 물적분할해 신설회사를 설립하고 그 회사 지분 90%를 롯데케미칼에 매각하기로 했다”며 “10%는 추후 매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매각 의미에 대해 “케미칼은 전자와 업의 본질이 다르고 석유화학 수직계열화가 안돼 있어 경쟁력 유지가 힘들었다”며 “매수자는 석유화학을 수직계열화할 수 있고 당사는 투자재원을 확보하게 됐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삼성SDI는 케미칼 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자동차 전지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 상무는 “전사 경영자원을 자동차 전지에 집중할 것”이라며 “향후 소재 내재화와 함께 공격적 투자로 자동차 전지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미칼 사업 매각 대금 일부도 자동차 전지에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자동차 전지 분야에만 향후 5년 동안 2조원을 투자해 현재 생산량을 이 시기까지 10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금까지 자동차 전지 분야에 9천억원 가량을 투자해 왔다.
자동차 전지가 차세대 동력인 것은 분명하지만 수익을 내기까지는 아직 몇 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케미칼 사업을 매각하고 나면 매출은 급감할 것이고 수익성도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 케미칼 사업은 전사 매출에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케미칼 사업부는 지난 3분기 6천770억원 매출을 올렸다. 총 매출의 33% 수준이다.
삼성SDI는 케미칼 사업 매각으로 단기적인 실적 부담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전지사업 실적을 최대한 끌어올려 빠른 시간내 실적 손실분 상쇄를 목표로 했다.
김 상무는 “단기적인 실적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소형전지 수익성을 내년 반드시 회복해 부담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동차 전지에 대해서도 “현재 매출은 적지만 작년 대비 올해 매출은 2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내년에도 이와 유사한 수준의 성장률을 기대한다”며 “수년안에 자동차 전지만으로 케미칼 사업 수준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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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삼성SDI는 이번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참여 가능성에 대해 “바람직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실적부진으로 자본잠식에 빠지면서 유상증자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 상무는 “아직 공식적인 유상증자 계획을 확인하지 못했고 결정된 것이 없다”며 “삼성SDI가 제1대 주주로 삼성엔지니어링 증자에 참여해 회생시키는 것이 주주가치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는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