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경은 과거 우주를 볼 수 있는 타임머신”

이명균 서울대 교수, 카오스강연 진행

“망원경은 우주의 과거를 볼 수 있는 타임머신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멀리 있는 우주로 갈수록, 더욱 먼 과거로 가게 된다.”

지난 28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3층의 특설 강연장에서 재단법인 카오스의 2015 하반기 강연 ‘빛, 色즉時空’의 여섯번째 강연이 진행됐다. 이날은 ‘빛과 함께 하는 시간 여행’을 주제로 이명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약 1시간 동안 강연을 펼쳤다.

‘만약 내가 빛의 속도로 움직인다면 무슨 일이 발생할까?’에 대한 제목으로 강연을 시작한 이교수는 아인슈타인이 스무살 무렵 갖기 시작했던 대담한 발상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특수 상대성 이론을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아인슈타인은 당시 보통 사람이 생각할 수 없었던 ‘진공에서 빛의 속도는 일정하며, 빛을 내는 물체의 운동 상태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는 가정을 과감히 도입해 특수 상대성 이론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이교수는 "망원경은 타임머신이라고 할 수 있다"며 "우리가 지금 보는 천체의 모습은 현재의 모습이 아닌 먼 우주로부터 초속 30만km 속도로 지구까지 도달한 과거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태양을 볼 때 8분 20초 전에 태양에서 나온 빛을 보는 것이며, 가장 가까운 별을 볼 때에는 4년전 별에서 출발한 빛을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서 망원경의 현대적 개념과 종류, 망원경으로 관찰할 수 있는 천체 사진에 대한 내용이 이어졌다. 망원경은 천체에서 오는 빛과 입자를 모으는 기기이며 이렇게 모아진 빛을 다양한 검출기로 기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천체는 여러 종류의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고 다양한 빛을 내기 때문에 파장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천문학자들은 다양한 파장으로 관측한 자료를 분석해 우주의 비밀을 밝혀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교수의 강연 이후, 이강환 국립과천과학관 천문우주전시팀장과 황호성 고등과학원 물리학과 연구교수가 참여한 패널토의에서는 ‘타임머신으로 어린 시절로 돌아가 첫사랑을 만날 수 있을까?’, ‘망원경, 어디까지 커봤니?’, ‘우주의 미래와 끝’ 등의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한편, 재단법인 카오스가 주최하고 인터파크가 후원하는 하반기 카오스 강연은 오는 11월 25일까지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30분에 진행된다. 다음 강연은 11월 4일 이용희 카이스트 물리학 교수가 ‘멋진 세상을 만드는 빛’을 주제로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