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스마트폰 판매 고통을 떨쳐버리고 있는 것 같다.”
삼성전자는 29일 3분기에 매출 51조6천800억원, 영업이익 7조3천900억원(연결기준)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분기보다 약 6%, 영업이익은 약 7%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 해 같은 분기 4조원대로 꼬꾸라졌던 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대로 오르면서 82%나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 애플-안드로이드 라이벌 등과 동시 경쟁
미국의 IT 전문 매체인 씨넷은 바로 이 부분에 주목했다. 씨넷은 이날 삼성이 실적을 발표한 직후 “최근 2년 동안 고전했던 삼성의 스마트폰 사업이 조금씩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은 2년 전인 2013년 4분기에 스마트폰 시장에서 최전성기를 구가했다. 당시 점유율이 30% 내외까지 치솟았을 정도였다. 반면 애플 점유율은 삼성 절반 수준인 15% 내외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후 삼성의 점유율은 꾸준하게 하락했다. 특히 시장 조사업체 가트너는 지난 해 4분기엔 애플이 삼성을 제치고 스마트폰 점유율 1위에 오른 것으로 집계하기도 했다.
씨넷은 삼성이 그 동안 고전한 것은 애플 뿐 아니라 다른 안드로이드업체와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안드로이드 시장을 놓고도 HTC, LG 같은 업체 뿐 아니라 화웨이, 샤오미, 마이크로맥스 같은 저가폰 업체들과도 힘겨루기를 계속해 왔다.
이런 상황은 특히 스마트폰 최초 구매자들을 유인하는 데는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최초 구매자들은 성능보다는 가격 쪽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삼성이 양쪽을 상대로 힘든 싸움을 하는 동안 애플은 하이엔드 시장 쪽을 집중 공략했다. 특히 애플은 지난 해 아이폰6의 화면을 키우면서 삼성의 텃밭까지 마구 침입해 들어왔다. 안드로이드 전유물인 대형 화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이 갖고 있던 차별화 포인트를 약화시킨 것이다.
그 결과 애플이 지난 해 연말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반면 삼성 스마트폰 부문 수익은 계속 감소했다.
씨넷은 “삼성이 지난 4월 갤럭시S6와 S6 엣지를 내놓으면서 이런 문제를 조금씩 해소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고급 기능과 이미지를 만들어내면서 고객들이 수년 동안 삼성에 요구해왔던 것들을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삼성의 3분기 영업이익이 82% 증가한 것은 이런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는 것이 씨넷의 분석이다. 특히 모바일 부문 매출이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도 분기 영업익이 늘어난 점이 주목할만하다고 씨넷이 지적했다.
■ 갤럭시S7 조기 출시 승부수, 통할까
물론 삼성의 4분기 전망이 마냥 밝은 것만은 아니다.
삼성은 이날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 부문은 연말 성수기를 맞아 전분기에 비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긴 하지만 업체간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은 3분기에 출시한 스마트폰 신모델 판매 확대와 비용 효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전분기 수준의 이익을 달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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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넷은 삼성이 이런 상황을 맞아 ‘갤럭시S7 조기 출시’란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지적했다. 삼성은 그 동안 3월 개최되는 MWC 등에서 신모델을 공개했던 관행을 깨고 내년에는 1월에 갤럭시S7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전략이 주효할 경우 애플이 지난 9월 출시한 아이폰6S의 위세를 꺾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씨넷이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