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가 결국 퍼블릭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 완전히 물러나기로 했다. 오픈스택 기반으로 구축, 제공하던 자사 서비스를 내년 1월말까지만 운영한다고 예고했다.
이는 하이브리드클라우드 사업 모델에 집중하겠다던 당초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지만, 6개월 전 퍼블릭클라우드 서비스를 종료하지 않겠다던 발언을 번복한 꼴이 됐다.
빌 힐프 HP 클라우드 사업부 제너럴 매니저 겸 수석부사장(SVP)은 21일(현지시각) 공식블로그를 통해 "'힐리온(Helion) 퍼블릭 클라우드' 제공을 2016년 1월 31일 만료할 것"이라 밝혔다.
[☞참조링크: A new model to deliver public cloud]
힐리온은 HP 클라우드 솔루션 및 서비스 사업 브랜드다. 오픈소스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오픈스택(OpenStack)'을 HP가 그 나름대로 응용해서 운영 및 제공하는 퍼블릭클라우드 서비스와, 프라이빗클라우드 구축 솔루션 공급 및 지원 서비스를 포함한다.
HP는 이후 자사 힐리온 클라우드 사업의 핵심 메시지를 퍼블릭과 프라이빗 인프라가 맞물리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축 및 설계 도우미로 내세웠다. 퍼블릭, 프라이빗 환경을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HP 클라우드 사업 전략의 핵심 메시지였다.
이번 힐프 수석부사장이 공식블로그에 남긴 글에서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초점을 맞췄다는 전략 자체는 유효하다.
힐프 수석부사장은 "그(퍼블릭클라우드 서비스 종료)에 앞서 고객들이 워크로드 및 사업과 산업요건을 바탕으로 원하는 최적 클라우드 환경을 설계, 구축, 실행하는 걸 돕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새로운 모델을 지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파트너 생태계를 키우고 서로 다른 클라우드 환경을 통합할 것"이라며 HP 힐리온 오픈스택과 개발플랫폼 기반으로 클라우드에 이식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고객을 돕겠다"고 설명했다.
HP는 다만 전술을 바꿨다. 자체 퍼블릭클라우드 사업 중단으로 생기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모델의 공백을 동종업체 파트너로 채우겠다는 구상이다.
다시말해 HP는 퍼블릭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 대형 경쟁자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와 협력할 전망이다.
힐프 수석부사장은 HP가 이미 AWS 전문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축을 특기로 하는 업체 '유칼립투스'를 인수해 "기존 대규모 퍼블릭클라우드 사업자 환경에 연계를 원하는 고객을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MS 애저 환경이나 오피스365를 지원하기 위해 MS와도 공조해 왔다"고 덧붙였다.
사실 HP가 힐리온 클라우드 사업 가운데 퍼블릭클라우드 서비스 쪽을 포기한다는 소식은 6개월 전에도 나왔다.
지난 4월 뉴욕타임스는 "HP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컴퓨팅(자원)을 빌리거나 살 거라 생각했는데 (대형 퍼블릭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와) 맞붙을 이유는 없는 걸로 나타났다"는 힐프 수석부사장 발언을 인용해 HP가 퍼블릭클라우드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 보도했다.
[☞관련기사: HP “퍼블릭 클라우드 포기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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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HP는 곧바로 힐프 수석부사장 발언을 뉴욕타임스가 오해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번 HP 공식블로그 내용은 결국 퍼블릭클라우드 서비스 종료에 대한 기존 공식 입장을 뒤집은 모양새다.
놀라운 일은 아니다. 힐리온 퍼블릭클라우드 쪽은 아무래도 이미 시장 선두권인 AWS와 MS 또는 구글같은 회사의 퍼블릭클라우드 서비스에 비해 밀리는 분위기였다. HP 입장에선 더 잘 할 수 있는 쪽에 집중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