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에 질린 이용자들 "새 게임 뭐 없어?"

게임입력 :2015/10/21 10:48    수정: 2015/10/21 10:51

박소연 기자

장르 편중 현장이 심각하던 모바일 게임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역할수행게임(RPG) 일색이던 순위에 타 장르 게임들이 여럿 보인다. RPG로만 점철되어 있던 과거와 달리 순위권 게임의 절반 이상이 비RPG다. 비RPG들의 약진에 업계 시선이 주목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계 장르 단일화 우려를 키웠던 RPG 강세가 최근 다소 사그라진 모양새다. 비슷한 RPG에 지친 이용자들이 다른 즐길 거리를 찾아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는 RPG의 독주로 SNG, 퍼즐, 스포츠 등 다른 장르게임들이 맥을 못 췄다. 몇몇 장기 흥행작 외에는 순위권에서 비RPG를 찾아볼 수 없었다.

21일 구글 플레이 게임 매출 순위

이에 업계에서는 우려가 짙었다. 이런 현상이 이어질 경우 모바일 게임 시장의 장르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최근 상황은 다르다. 21일 현재 구글 플레이 게임 매출 기준 상위 10개 게임 중 비RPG 게임이 6개로 비중이 50%가 넘는다.

더욱이 1위는 캐주얼 보드게임 ‘모두의마블’이다. 4위 ‘백발백중’, 6위 ‘프렌즈팝’, 7위 ‘클래시오브클랜’, 8위 ‘애니팡2’, 9위 ‘도미네이션즈’가 그 뒤를 잇는다. 장르도 다양하다. 보드게임 1종, 슈팅 게임 1종, 퍼즐게임 2종, 전략게임 2종 등이다.

시선을 조금 내리면 더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을 찾아볼 수 있다. 스포츠 게임만도 축구 게임 ‘피파 온라인3 M’이 11위, 복싱 게임 ‘챔피언’이 14위, 야구 게임 ‘컴투스프로야구2015’가 24위며 이 외에 16위에 오른 TCG ‘하스스톤: 워크래프트의 영웅들’ 등이 있다.

넷마블게임즈의 백발백중

이들은 프렌즈팝, 애니팡2처럼 카카오프렌즈, 애니팡 등 인기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눈길을 끌거나 전에 없던 신선함으로 승부한다.

일례로 모바일 슈팅 게임 백발백중은 기존 모바일 FPS에 비해 난이도를 확 낮춰 쉽게 즐길 수 있는 슈팅 게임으로 이용자들에게 다가간다. FPS 특유의 타격감과 박진감은 그대로다. 백발백중은 이에 힘입어 지난달 출시 이후 12일 만에 2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모바일 전략 게임 도미네이션즈는 해당 장르의 기본 요소인 전략에 더해 석기시대부터 단계별로 문명을 발전시켜 나가는 문명 시스템과 실제 역사 기반 콘텐츠로 차별화를 꽤했다.

그간 너무 많은 RPG들이 우후죽순 출시됐다는 게 비RPG 약진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비슷한 게임성에 겉모습만 바꾼 듯한 RPG들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RPG에 대한 이용자들의 기대와 관심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이용자들이 RPG들에 대해 피로감을 호소한다. 상황이 이러니 웬만한 대작이 아니고서는 이용자들의 시선을 끌기가 쉽지 않다.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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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출시를 준비 중인 대작 RPG들이 모습을 드러낼 경우 모바일 게임 시장 판도가 다시 바뀔 수 있다고 주장한다. 출시와 함께 순위권에 등장하는 등 규모가 큰 RPG들의 화력은 비교적 천천히 성장하는 비RPG에 비할 데가 아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뮤 오리진, 레이븐 등 몇몇 RPG가 장기 흥행하면서 이용자들의 시선을 확 끌만한 대작 RPG 출시가 뜸했는데 다른 장르 게임들이 이 틈을 노려 선전하고 있다”며 “모바일 게임 시장 내 장르화 측면에서 반가운 일이지만 과연 이런 현상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