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범 LGD 사장 "똑같이 경쟁해선 이길 수 없다"

한국전자전 찾아 현장 경영 펼쳐..."우리도 삼성도 잘해야 한다"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5/10/15 18:31

송주영 기자

“똑같이 경쟁해서 이길 수 있겠나?”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이 15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IMID2015 행사에서 기자들에게 던진 질문이다. 한 사장은 이날 예정된 LG디스플레이 부스 투어를 마치면서 투자 계획을 묻는 질문에 “게임의 규칙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예전보다 더 신중해졌다”고 설명했다.

게임 규칙을 바꾸겠다는 한 사장 발언은 중국이 디스플레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크리스탈 사이클 주기에 맞춘 물량 확대, 비용 절감만으로는 경쟁력을 높일 수 없게 된 환경 변화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디스플레이비즈니스포럼에서 중국 BOE 펭 유안 전략마케팅 최고책임자(CMO)는 중국 전역에 걸쳐 있는 공장 지도를 보여주며 투자에 따른 자신감을 보였다. 중국은 후발주자지만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서서히 확보해나가고 있다. 한국, 일본, 대만이 경쟁하던 디스플레이 시장 지형도를 바꾸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이 15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고 있는 IMID2015 전시관을 찾아 장비업체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한 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 부스를 보고 나온 자리에서 “경쟁사가 하는 것을 잘 보고 우리도 열심히 하자”며 “우리도 삼성도 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사장은 대형 AMOLED 물량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3만5천~4만장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 대형 AMOLED 라인 투자로 패널 양산 물량을 서서히 늘리고 있다.

또 올해 목표치인 AMOLED 패널 60만개 목표치 달성 여부에 대해서는 “65인치가 인기가 더 많다”며 미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55인치 AMOLED 패널 기준 60만개 판매를 목표로 내세운 바 있다. 65인치 제품이 늘어나 패널 크기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수량은 목표치 대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한 사장은 이날 IMID2015 행사 전시관도 1시간 30분 가량 꼼꼼히 살펴봤다. TES, 한국교리츠화학, 신한과학, 에스피텍, 동진세미캠, AP시스템, 알엠에스테크놀로지, 엔비젼, 머크, LIG인베니아, JSR, 탑엔지니어링, 선익시스템, 케이씨텍 등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소재 업체 부스를 방문했다.

장비 소재 업체들에게 “국내 업체냐, 국내 기술이냐”며 국산기술에 관심을 나타냈다. 설명을 경청한 뒤에는 수행하는 임원을 불러 “우리는 이 장비 어디 것을 쓰고 있냐”고 비교도 하며 경쟁력을 점검했다.

LG디스플레이 부스에서는 14인치 내로우 베젤 디스플레이 앞에 오래 머물렀다. 앞 뒤면을 모두 살피며 품질을 점검했다. 또 AIT(어드밴스드 인셀 터치)를 적용한 디스플레이 앞에서는 “장갑을 껴도 터치가 된다”는 설명에 “장갑을 끼고 터치를 한번 해보라”고 주문을 하기도 했다. 이어 AIT를 적용한 본인의 G4 스마트폰을 꺼내 터치해보기도 했다.

LG전자 전시관에 들러 V10을 살펴보고 있는 한상범 사장

삼성 디스플레이 부스에서는 9.7인치 소형 패널에 관심을 보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9.7인치 LCD, AMOLED 패널을 IMID 행사에서 비교 전시했다. 한 사장은 “잘 만들었다”며 LG디스플레이 임원에게 “한번 가서 봐라”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어 삼성전자 부스에 들러 기어S2, 무선충전모니터, UHD 모니터를 살폈다.

한 사장은 LG전자 부스에서는 까만 바탕을 배경으로 전시한 올레드TV를 보며 “흰 바탕이 (디스플레이 검은색이) 더 잘 보이지 않겠냐”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올레드TV는 실제 눈으로 보는 검은색에 가까운 ‘트루블랙’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외에도 최근 새로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V10으로 셀프카메라를 찍어보기도 하고 중저가 메탈폰 클래스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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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장은 협회장으로 디스플레이협회 측에 “지난해보다 (전시업체가) 많이 늘어난 것 같다”며 “얼마나 늘었나”고 묻기도 했다. 올해 IMID2015 행사에는 지난해보다 50개 전시관이 늘어난 149개사 369개 부스가 꾸려졌다.

한 사장은 이날 전시관을 둘러보며 설명해준 장비, 소재업체 실무진에게 모두 “잘 봤다”며 허리굽혀 인사하는 모습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