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런티 "기계와 농담할 수 있는 세상 만들겠다"

방송/통신입력 :2015/10/13 10:27

박소연 기자

“모바일 이후의 기기들은 조작이 쉽지 않다. 키보드나 기타 입력 장치도 없다. 사람이 하는 말을 알아듣는 게 중요한 이유다. 플런티는 기기가 사람과 좀 더 인간적인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있다. 기기가 사람처럼 농담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플런티(대표 김강학)는 텍스트 딥러닝으로 자연어 분석 및 이해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풀어 말해 사람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들을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사람들이 좀 더 편리하고 자연스럽게 각종 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스마트폰까지만 해도 양 손을 활용해 기기를 조작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지만 스마트 워치, 스마트 카 혹은 기타 사물인터넷 제품들은 기기 조작에 한계가 있다. 조작 가능한 화면이 너무 작거나 작동 중 조작이 쉽지 않은 등이다. 기계가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게 더 중요해 지는 이유다.

플런티

문제는 사람이 항상 같은 말로 같은 의미를 표현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간단한 예로 함께 식사를 하자는 말만 해도 시간에 따라 아침, 점심, 저녁 같이 먹자는 말로 대신할 수 있고 이 외에도 밥 먹자, 같이 한 끼 할까 등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 사람은 이를 문맥의 흐름을 통해 이해하지만 기계는 이들 간의 공통점을 파악하지 못한다.

플런티는 텍스트 딥러닝으로 이를 이해할 수 있게 컴퓨터를 학습시킨다. 그렇게 되면 문맥과 문장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어진다. 사람이 처음 듣는 단어의 의미를 대강 알 수 있는 것처럼 단어의 뜻을 유추하는 것도 가능하다. 가장 인간적인 컴퓨터의 탄생이다.

학습 기반은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4억 건 이상의 텍스트 데이터다. 사람들이 SNS 통해 실제 대화한 것을 사용해 더욱 사람 같은 대화가 만들어 진다.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어떻게 말하는지를 계속 배운다. 덕분에 실시간성을 갖출 수 있다. 자연히 백주부 같은 신조어도 인식할 수 있다. 개인화도 가능해진다. 대화가 이뤄지는 시간와 위치, 사용자의 성별, 나이 등 의미를 가지는 모든 요소를 파악할 수 있어서다.”

플런티가 서비스 중인 ‘토키’는 스마트워치에서 자연스러운 답장을 보낼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수신 메시지를 분석하고 답장까지 추천해준다. 이 때 핵심은 사용자가 할 법한 답을 제시해 주는 데 있다. ‘같이 눈사람 만들래?’라는 메시지를 받으면 ‘가버려 안나’를 추천하는 등이다.

텍스트를 추천해준다는 콘셉트 자체에 대한 특허를 비롯해 자연어 대화처리와 들어오는 맥락에 따라 바뀌는 인터페이스. 등 총 7가지 특허 기술이 기반이다.

반응은 뜨겁다. 미국에서 지난 8월 오픈 베타 테스트 시작 일주일 만에 사용자 3천 명을 돌파했으며 각종 스타트업 대회에서 주요 상을 거머쥐고 있다. 스마트워치 필수 어플리케이션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연말 출시를 목표로 한국어 버전도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문장의 각 요소가 지닌 의미 파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컴퓨터가 어디서 언제 만나자는 문장에서 어디가 위치, 언제가 시간이라는 걸 파악할 수 있게 되면 새로운 활용법이 열린다. 사람은 최소한의 입력만으로도 새로운 문장을 만들 수 있어질 것이다.

“더 발전하면 사용자가 어떤 의미로 어떤 말을 했는지 인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토키의 대화 상대방이 인간과 대화하는 것처럼 느끼도록 하는 게 목표다. 아이언맨에 나오는 자비스처럼 만들고 싶다.”

현재에는 스마트워치에서만 토키를 사용할 수 있지만 플런티가 바라보는 미래는 더 멀리 있다. 바로 스마트 카, 스마트 키친 등 음성으로 기기랑 대화하는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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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혹은 요리 중에는 기기를 터치해 조작할 수 없기 때문에 음성 명령이 중요하다. 플런티를 이 때 음성 발화된 것을 텍스트화해 그에 대한 의미를 파악하는 부분을 맡게 된다.

“플런티의 기술은 스마트워치 등 각종 기기에 대한 이용자 만족도 및 사용성을 높이는 기회가 될 거다. 각 어플리케이션이 보유한 데이터베이스에 플런티가 보유한 자연어 처리 기술을 더하면 사람과 기기가 진짜 대화를 할 수 있게 될 거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