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과 2위 포털 사이트 ‘다음’을 운영하는 카카오가 거센 외풍에 시달리고 있다. 새누리당의 포털 뉴스에 대한 편파논란을 시작으로 감청논란, 오너에 대한 신상 공격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압박이 가해지면서, 당사자인 카카오는 물론 인터넷 업계 전체가 숨을 죽이고 있다.
특히 최근 카카오의 위기는 정치권, 사법당국의 전방위적인 압박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정치적으로도 큰 논란을 사고 있다.
카카오에 대한 첫 공세는 여당인 새누리당에 의해 촉발됐다. 새누리당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네이버, 다음 등 포털 뉴스 편집의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삼았다. 야당은 물론 언론에서도 내년 총선을 겨냥한 '인터넷 길들이기용' 이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새누리당은 국감 내내 네이버-카카오를 공격했다.
국감 이후에는 검찰이 카카오가 감청 협조를 재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이어졌다.
카카오의 감청 수용결정에 대해서는 정치권과 수사당국의 전방위 압박에 카카오가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이라는 동정론과 함께 카카오가 당초 약속을 어기고 입장을 번복했다는 지적이 엇갈리고 있다.
카카오가 “외압에 굴복했다”는 부정적인 시각과 “일반 대기업도 못한 인터넷 기업이 수사기관에 맞서 이용자들의 권리 지키기에 최대치의 노력을 다한 것”이라는 상반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다행히, 카카오 감청 협조 재개 논란에도 지난해 벌어진 ‘사이버 망명’ 사태는 재현되지 않았다. 그 동안 카카오가 수사기관에 제공된 정보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비밀 채팅방 기능 등 사용자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한 여러 장치들을 마련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터넷 사용자들의 사생활 보호라는 측면을 사회적으로 공론화 시켰다는 점에서 그간 카카오의 노력과 성과를 인정해주는 분위기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감청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김범수 의장의 해외 도박설이 불거지면서, 또 다른 논란을 사고 있다. 김 의장의 도박설과 관련한 내용은 일부 언론에 의해 제기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없어 여러 의혹만 부풀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새누리당의 포털뉴스의 편향성 지적을 시작으로, 감청재개, 김 의장의 도박설 등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30대의 젊은 임지훈 대표 체제로 전환한 카카오는 다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카카오는 사명을 변경하고, 당초 이달부터 각종 모바일 서비스로 대대적인 변신에 나선다는 구상이었다. 오는 20일 고급 택시 서비스인 ‘카카오 블랙’을 시작으로 다양한 형태의 모바일 서비스를 선보이고, IT와 금융의 결합인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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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분히 정치적인 또는 돌발적인 악재들이 카카오의 변신에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적 외풍이나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카카오가 당초 계획했던 도전과 혁신은 계속돼야 한다는 게 인터넷 업계의 바램이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감청 협조 재개와 위기관리 대응이 적절치 못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최근의 이슈들이 정치적인 외압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분명하다"면서 “젊은 인터넷 기업답게 사실과 다른 억측과 오해가 있다면 적극적로 해명하고, 문제가 있다면 과감히 인정하고 해결함으로써 사용자들을 끌어안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