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수신칩 활용해 하이브리드 라디오 실현”

방송/통신입력 :2015/10/07 18:13

TV에 밀려 외면 받고 있는 라디오. 특히 디지털 라디오에 대한 논의는 TV보다도 일찍 시작됐지만, 디지털 TV기술 표준 논란으로 미뤄졌고,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또한 10년 전부터 라디오 OTT가 시작됐지만, 이 또한 개별 방송사 부속 서비스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라디오 매체의 혁신을 위해 ‘하이브리드 라디오’를 실현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하이브리드 라디오는 대부분 스마트폰에 비활성화된 채로 내장돼 있는 FM수신칩을 활용해 통신데이터 소모 없이 실시간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통신데이터로는 방송정보 전달과 피드백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라디오 수신방식을 뜻한다.

한국방송학회가 7일 주최한 세미나에서 임재윤 MBC 미래방송연구소 차장은 ‘긴급제언 : 스마트라디오 5000만대 보급 방안’ 이라는 주제로 발제하며 더 이상 FM수신칩을 무용지물로 만들지 말고 활성화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차장은 “라디오 수신에 통신망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데이터요금 부담이 없고, 스트리밍에 비해 스마트폰 배터리 소모도 훨씬 적을뿐더러, 자연재해나 사고 발생으로 통신망이 끊겼을 때 재난 상황 및 생존 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는 유일한 생명선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이미 내장된 FM수신칩에 대한 비용까지 지불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할 권리가 있다는 것도 함께 강조했다.

그러나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는 FM수신칩 활성화가 달갑지 않다. 특히 미국의 경우 스마트폰 FM수신칩 활성화를 가로막는 핵심 주체로 이동통신사가 지목되고 있다. 휴대폰은 일반적으로 이통사가 원하는 사양을 제조사에게 요구하고, 제조사는 이 요구 사항에 맞춰 납품하는 구조로 돼 있는데, 많은 경우 이통사가 FM수신칩 비활성화를 요구해왔다는 것이다.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나야 수익이 늘어나는 이통사의 수익 구조상, 데이터 트래픽을 발생시키지 않고 심지어 스트리밍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는 FM라디오가 달가울 리 없다는 것.

임 차장은 “데이터사용량이 곧바로 수익과 직결되는 이동통신사에게도 당장 실시간 데이터 사용은 줄어들 수 있지만, ‘하이브리드 라디오 앱’의 다양한 기능이 추가적인 데이터 소비를 유발할 수 있고, 가입자에게 경제적인 인포테인먼트 선택권을 주는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면에서 반드시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하이브리드 라디오 앱에서는 제작진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으며, 듣고 있는 채널이나 프로그램을 SNS로 공유할 수도 있다. 또한 방송 중 나오는 노래가 맘에 들면 해당 음원을 구입할 수도 있다.

화면의 이미지 광고를 누르면 해당 제품 구매 페이지로 바로 연결되고, 방송 내용과 연동된 모바일 쿠폰도 활용된다. 고속도로를 타고 다른 지방으로 이동할 때 주파수 자동 변경도 할 수 있다.

데이터 소비가 부담스러운 실시간 오디오는 FM, DAB, HD-Radio 등 지상파를 통해 수신하고, 나머지 방송정보 전달과 피드백, 스마트한 기능들은 인터넷망에 맡기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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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차장은 “이미 갖고 있는 인프라와 최소한의 조치로 국민의 생명에 관한 이중 안전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는 면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세미나에서 다른 발제자로 나선 주재원 한동대 언론정보문화학부 교수는 "여전히 공익적 가치가 높은 라디오에 대한 지원책으로서 TV와 동일하게 묶여있는 불합리한 규제들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지역방송발전지원 특별법’이 제정된 사례를 들며 ‘라디오방송발전지원 특별법’도 제정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