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시장에서 국내 IT장비 제조사들의 서버와 스토리지 제품을 우대할지에 대한 부처간 협의가 재개된다. 칼자루를 쥔 중소기업청이 지난해에도 검토 후 탈락시킨 사안이라, 연말께 나올 결과가 주목된다.
논의 핵심은 국산 서버와 스토리지 장비를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이하 '경쟁제품') 지정 품목에 넣을 것인지 여부다. 지정될 경우 같은 범주의 외산 솔루션 업체 제품은 공공시장에서 납품 기회를 잃는다.
7일 중소기업중앙회 공공구매종합정보망 공지사항을 통해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지정 추천 내역이 공개됐다. 게시내용과 함께 첨부된 PDF 문서에 '컴퓨터서버'와 '디스크어레이' 품목이 명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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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중앙회는 이미 지난달 하순 경쟁제품 지정 추천 품목을 예고했다. 대략의 윤곽은 그 때 전부 나왔다고 볼 수 있다. 내용 면에선 비슷하단 얘기다. 단지 실제로 공이 중기청으로 넘어갔단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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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지정 품목을 접수하고 품목별 이해당사자간 조정을 거친 결과를 중기청에 추천하는 일을 맡아 온 중기중앙회 역할은 끝났다. 추천 내역을 바탕으로 부처간 협의 후 최종 지정 품목을 결정하는 건 중기청 몫이다.
이 과정이 처음 진행된 건 아니다. 컴퓨터서버와 디스크어레이 품목 모두 지난해에도 중기중앙회의 이해당사자간 조정절차를 거친 뒤 중기청 추천 품목에는 포함됐는데, 이후 부처협의와 운영위원회를 거쳐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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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중기청이 연말께 발표할 경쟁제품 지정 내역에 컴퓨터서버와 디스크어레이 품목을 포함할 경우, 각각 연간 수백억원 규모인 공공부문 서버, 스토리지 시장에 외국업체 제품은 입찰할 수 업게 된다.
이런 이유에서 한국HP, 델코리아같은 외국계 대형 서버 업체의 한국지사나 그 유통 파트너, 솔루션 파트너인 국내 중소기업들은 지정에 반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스토리지 업계 쪽은 다소 온도차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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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천 결과, 컴퓨터서버와 스토리지 모두 당초 신청 내역보다 범주가 제한됐다. 서버는 x86 아키텍처기반 E3 및 E5 2.5GHz 이하 제품, 스토리지는 실용량 100TB 이하에 캐시메모리 16GB 이하 제품이다.
기존 서버 신청 내역에선 CPU 클럭속도와 고성능시스템을 겨냥한 인텔 프로세서 제온E7 시리즈를 따로 제한하지 않았다. 다만 국내 업체가 공급하는 모델 중엔 제온E7 기반 서버가 원래 드물었다.
스토리지 범주는 기존 '실용량 100TB 이하' 조건에 '캐시메모리 16GB 이하'라는 단서를 더한 형태다. 국내업체가 출시한 제품 중 이런 중경량급 장비를 대부분을 아우르는 범주 외 모델은 역시 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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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중기청의 경쟁제품 지정 절차는 이렇다. 이달 관계 부처간 협의, 내달 운영위원회 심의와 의결, 오는 12월 최종 공고가 진행된다. 서버와 스토리지 품목의 협의 대상 부처인 미래부와 행자부가 변수다.
소식통에 따르면 행자부는 작년 경쟁제품 지정 절차가 진행중일 때 반대 의사를 표했다. 중기청이 저성능CPU 탑재 서버로 범주를 축소하는 조정안을 제시했지만 신청자측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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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지난해 국산IT장비산업 경쟁력 강화 목표를 내건 미래부는 물론 국산 서버 및 스토리지 제품에 대한 경쟁제품 지정을 옹호하는 입장이다. 다만 미래부 산하단체간에 지정 찬반으로 대립한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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