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서버·스토리지 공공우대' 일보 전진

중기중앙회, 국산IT장비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지정 추천

컴퓨팅입력 :2015/09/25 13:25

국내 서버·스토리지 제조사들이 자사 제품을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이하 경쟁제품)'이라는 이름의 공공 시장 우대 품목으로 만들기 위한 반환점을 넘었다. 이들에게 중소기업청의 최종 지정 결정이 남았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22일 공지를 통해 서버와 스토리지를 경쟁제품 지정 추천 품목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추천 품목을 부처간 조율 및 검토 후 경쟁제품으로 지정하거나 탈락시키는 게 중기청 역할이다.

공지된 '2016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지정 추천 예고'에는 인텔 x86 아키텍처 기반 서버 장비를 가리키는 '컴퓨터서버'와 미드레인지 외장형 디스크스토리지를 가리키는 '디스크어레이' 품목이 포함돼 있다.

[☞참조링크: 2016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지정추천 예고 및 의견접수 안내(중기중앙회)]

이제 공은 중기청으로 넘어갔다. 국내 제조사들의 지정 신청이 작년처럼 중앙회 추천만 통과하고 중기청 검토 후 탈락할지, 올해는 마침내 중기청 지정을 통해 공공시장 납품기회를 확보할지 지켜볼 일이다.

국내 중소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공공기관에서 쓰도록 유도하는 게 경쟁제품 지정제도의 목적이다. 서버와 스토리지가 경쟁제품으로 지정되면, 외국계 업체의 서버와 스토리지 장비는 공공시장에서 배제된다.

국내 제조업체 태진인포텍의 서버스토리지 하이브리드 제품 젯스피드. 본 기사와 무관함.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서버와 스토리지 구매 사업은 연간 1천억~2천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규모의 시장에서 외국계 제품과의 경쟁 부담을 걷어낸다는 건 국내 중소 제조사들에게 큰 혜택이다.

이트론, 이슬림코리아, 태진인포텍 등이 한국컴퓨팅산업협회를 만들고 지난 7월 서버, 스토리지에 대한 경쟁제품 지정을 신청한 이유다. 이들은 재수생이다. 작년에도 신청했지만 중기청 검토 후 탈락했다.

[☞관련기사: 국산 서버·스토리지 우선 구매 정책 불발]

[☞관련기사: 정부, 국산 서버·스토리지 우대정책 검토 재개]

올여름 경쟁제품 지정 신청 이후 상황은 작년에 벌어진 것과 별다르지 않았다. 지난달 지정 논의를 위한 공청회를 전후로 외국계 서버 업체 HP와 그 국내 유통 및 솔루션 파트너들의 반대 움직임이 거셌다.

외국계 서버 업체 가운데 비교적 점유율이 높은 델과 레노버도 사태의 추이를 예의 주시하는 입장이었다. 반면 외국계 스토리지 업체와 그 유통 파트너들은 눈에 띄는 움직임 없이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관련기사: 공공 시장 국산서버 우대는 교각살우?]

[☞관련기사: '국산서버 공공우대' 정책 보는 외산업체들 표정은?]

국내 제조업체 태진인포텍의 서버스토리지 하이브리드 제품 젯스피드 장비 내부 모습. 본 기사와 무관함.

경쟁제품 지정을 요구하는 주체는 한국컴퓨팅산업협회라는 민간사업자 조합이지만, 재작년부터 '국산ICT장비산업 육성' 기조를 내건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들의 논리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미래부는 오히려 외국계 제품 중심으로 돌아가는 국내 시장 안에서, 경쟁제품 지정을 통한 공공우대 방침이 기존 시장 주류인 외국계 업체와 그 협력사들에게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을 보인다.

[☞관련기사: 글로벌 톱5 외친 ICT 장비, 정부 구상안은?]

[☞관련기사: 국산 IT장비 우대 정책에 외산 업체 충격 크지 않다?]

정부부처의 입장은 다음달부터 진행될 중기청의 경쟁제품 지정 후보에 대한 검토 과정에 일정부분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미래부는 국산IT장비를 경쟁제품으로 지정하는 쪽으로 중기청을 설득할 수 있다.

다만 경쟁제품 지정 및 탈락 여부에는 관련 산업 전담부처의 의사뿐아니라 수요기관인 행자부와 중소기업 전체 생태계를 관장하는 중기청 또는 상급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의 입장도 비중있게 작용한다.

국내 제조업체 태진인포텍의 서버스토리지 하이브리드 제품 젯스피드 장비 내부 모습. 본 기사와 무관함.

작년에 경쟁제품 지정이 유력해 보였던 서버와 스토리지 품목이 최종적으로 탈락한 이유도, 명분은 여러 이해당사자간의 의견을 수렴한 결정으로 축약됐지만 실제론 타 부처의 입장 때문이었던 듯하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행자부(당시 안행부)가 지정을 반대했고, 중기청은 저성능CPU 서버만으로 축소 지정하는 조정안을 제시했지만 한국컴퓨팅산업협회는 그 시장 규모가 너무 작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관련기사

협회 측은 이번에 서버와 스토리지 품목에 대한 경쟁제품 지정을 신청하면서 세부 내용을 일부 조정하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시장 범위를 기존대비 축소 또는 제한할 여지가 있는 내용을 더하진 않았다.

[☞관련기사: 국산 서버-스토리지 우대 세부안 들여다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