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깜짝 실적에도 표정 관리

반도체·디스플레이 환율 효과 톡톡…갤럭시 부진 지속

홈&모바일입력 :2015/10/07 11:08    수정: 2015/10/07 11:18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3분기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 호조에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더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주력 품목 가격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스마트폰과 TV 등 세트 사업 실적도 회복되지 않고 있어 4분기 이후 실적 전망에 대한 긴장감이 유지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7일 잠정실적(가이던스) 집계를 통해 3분기 영업이익이 7조3천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분기 6조9천억원과 비교해 5.8% 증가한 수치로 증권가들이 전망한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인 6조5천704억원을 7천억원 이상 상회한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51조원으로 전분기 48조5천400억원과 비교해 5.1% 증가하며 올해 분기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매출액이 5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1분기와 2분기 매출은 각각 47조1천200억원과 48조5천400억원에 그쳤던 매출이 상승국면에 진입한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호실적 배경으로 환율 효과와 함께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의 실적 호조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분기 대비 6.5% 상승한 1168원이었다. 이 같은 달러강세 효과가 달러 기반 수출을 주로 하는 반도체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당초 증권가에서 예상했던 사업부문별 영업이익은 반도체 3조5천억원대, 디스플레이 7천억원대, 소비자가전(CE) 부문 2천억~3천억원대, (IT·모바일)IM 부문 2조2천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여기에 환율 효과가 예상보다 커지면서 반도체 사업부문 4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디스플레이 부문 역시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스마트폰과 생활가전 등 세트 사업의 경우 결제 통화가 다양한데다가 부품 수입의 경우 달러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달러 강세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특히 스마트폰 부문의 경우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 엣지 플러스 조기 출시라는 강수에도 불구하고 예상만큼 실적 개선 효과가 크지 않았다. 가전 사업은 전분기 대비 소폭 실적이 개선되는데 그쳤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출하량이 늘면서 부품 사업 부문에 긍적적인 효과를 준 것은 맞지만 갤럭시노트5 출시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환율 효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깜짝 실적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 사업부의 경우 PC와 모바일용 D램 등 주력 사업 품목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 하락세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 부문은 4분기 경쟁사 신제품 출시와 경기 침체 영향으로 전망이 더욱 밝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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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은 고객사 확대 효과로 출하량이 늘어나고 있고 시스템LSI 부문에서도 애플과 퀄컴 등 주요 고객사의 파운드리 물량이 반영되면서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관계자는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가 확대됐지만 전략 스마트폰 부분에서는 대대적인 출고가 인하해도 불구하고 IM사업부문 매출이 크게 늘어나지 못했다"면서 "애플 아이폰6S 시리즈 등 경쟁사 전략 제품이 본격 출시되는 4분기 이후 전망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