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각으로 셀피 촬영 욕구를 확장하다

LG전자 'V10' 전면 듀얼 카메라 써보니

홈&모바일입력 :2015/10/02 11:03    수정: 2015/10/02 11:11

정현정 기자

‘LG V10’은 전면 카메라가 두 개다.

일반적인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80도 화각을 가진 500만화소 전면카메라 하나를 탑재했다면 V10은 옆에 120도 광각 전면카메라 렌즈가 하나 더 붙었다.

제품 공개 전부터 ‘세계 최초 전면 듀얼카메라 탑재’라는 타이틀로 많은 이목을 끌었던 만큼 궁금한 마음에 가장 먼저 셀피(셀프카메라)를 찍어봤다. G시리즈의 셀카 성능이야 이미 정평이 나있지만 여기에 듀얼카메라를 결합한 V10의 장점은 광각으로 요약된다.

일반적으로 듀얼카메라 기술이라고 하면 말 그대로 두 개의 렌즈가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기술로 원근감과 색감을 살린 좀 더 입체적인 사진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지난 2011년 LG전자가 ‘옵티머스3D’ 후면카메라에 최초로 적용했던 듀얼카메라 3D 촬영 기술을 떠올리면 된다. 하지만 V10의 전면 듀얼카메라는 두 개의 렌즈에서 촬영한 이미지를 하나로 합성해주는 방식이 아니다.

일반 셀피 촬영 모드(왼쪽)와 광각 셀피 촬영(오른쪽) 비교 (사진=지디넷코리아)

대신 전면카메라를 실행하면 1인용 모드와 다인용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두 개의 카메라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셈이다. 혼자 셀피를 찍을 때는 80도 화각의 전면카메라로 사진을 찍다가 만약 더 넓은 배경과 더 많은 인물을 담고 싶다면 120도 광각 카메라를 선택하면 같은 거리에서 더 넓은 영역을 포착할 수 있다.

현장에서 시연해본 결과 80도 화각의 전면카메라로는 셀피를 찍을 때 5~6명 밖에 담아내지 못했지만 120도 광각 셀피 모드에서는 셀카봉 없이도 7~8명의 인원이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또 보다 넓은 배경을 담을 수 있어서 좀 더 시원한 느낌을 준다.

V10의 광각 셀피 촬영 모드를 선택하면 보다 넓은 배경과 많은 인물을 담아낼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오히려 사진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동영상 기능이었다. 사진에서 영상으로 옮겨가는 모바일 트렌드에 맞춰 보다 전문적으로 동영상을 촬영하고 또 이를 쉽게 편집해 빠르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유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놨다.

가장 재미있는 기능은 ‘스냅비디오’ 메뉴다. 순간순간 촬영한 3초 분량의 짧은 영상들을 모아 1분 분량의 긴 동영상으로 만들 수 있는 기능이다. ‘로드무비’ 같은 동영상 편집 애플리케이션이 내장 기능으로 들어왔다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에 추가된 것은 V10에 탑재된 전·후면 3개의 카메라를 통해 세 개의 서로 다른 화면을 하나의 동영상으로 포착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LG전자 V10에 탑재된 '스냅비디오' 기능. 최대 화면 4개까지 분할, 동시 촬영이 가능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15초 자동 편집’ 기능도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 동영상을 업로드 하려면 용량이나 길이를 편집하는 과정을 거쳐야했지만 이 기능을 활용하면 15초 분량 10MB 용량의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자동 편집해주기 때문에 편리하다. 편집이 완료되면 상단 ‘세컨드 스크린’에 SNS 공유 버튼이 바로 뜨는 사용자인터페이스(UI)도 편리했다. 이밖에 ‘퀵 비디오 에디터’ 기능을 이용하면 동영상 편집과 슬로모션과 패스트모션 등 특수효과를 넣거나 필터도 적용하고 서명을 삽입할 수도 있다. SNS에 동영상 업로드를 즐기는 사용자들이라면 반길만한 기능이다.

V10은 G4에 처음 탑재해 호평받았던 ‘카메라 전문가 모드’를 이번에는 ‘비디오 전문가 모드’로 확장했다. 캠코더처럼 초점, 셔터스피드, 감도(ISO), 색온도(화이트밸런스) 등을 단계별로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고, 특정 위치의 소리만 녹음하는 지향성 녹음과 야외 촬영 시 바람으로 인행 발생하는 잡음을 줄일 수 있는 ‘윈도 노이즈 필터’까지 탑재됐다.

V10에 탑재된 '비디오 전문가 모드'. 초점, 셔터스피드, 감도, 화이트밸런스 조절과 지향성 녹음, 윈드 노이즈 필터 등 기능이 탑재됐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스마트폰으로 전문적인 영상을 촬영해야한다면 유용할 만한 기능이다. 실제 이날 신제품 공개행사에서 LG전자는 장진 감독이 모든 분량을 V10으로만 촬영한 단편 영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장진 감독은 “그동안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촬영 작업이 이뤄졌던 적은 있었지만 말이 스마트폰이지 거대한 전문장비들이 들어와서 촬영을 해서 일반인들은 엄두를 내지 못했다”면서 “영화를 촬영하려면 카메라에 있는 약 100가지 매뉴얼을 모두 학습해야하는데 V10은 10가지 매뉴얼 만으로 20분 동안 간단한 기능 설명만 듣고도 전문 카메라가 하는 대부분의 기능을 소화할 수 있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LG전자 V10(왼쪽)과 애플 아이폰6 플러스의 동영상 촬영 기능을 비교한 모습. V10은 전자식손떨림방지(EIS) 기능을 탑재해 흔들리는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다만 일반 소비자들이 이를 얼마나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알고 보면 간단한 기능으로 훨씬 더 고품질의 사진과 동영상을 얻을 수 있는데 조작법을 몰라 활용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튜토리얼이 다양하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날 LG전자는 행사장에 V10에 탑재된 전자식손떨림방지(EIS) 기능을 강조하기 위해 애플 ‘아이폰6 플러스’와 V10을 직접 비교하기도 했다. 일반적인 광학식손떨림보정(OIS) 기능이 렌즈의 흔들림을 보정한다면 EIS는 자이로 센서로부터 값을 받아 프레임 자체를 보정하기 때문에 OIS에 비해 보정 각이 더 넓어지는 장점이 있다. 실제 흔들리는 환경에서도 V10의 촬영 영상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V10의 또 다른 비장의 무기 중 하나인 ‘세컨드 스크린’은 낯설지만 흥미로운 기능이다. 6인치 디스플레이의 왼쪽 상단(전면카메라가 위치)을 잘라내서 만드는데 5.7인치 QHD(2560x1440) 디스플레이에 가로 51.4x세로7.9mm의 ‘세컨드 스크린’이 올려져 있는 듯한 모양이다. 실제로는 한 장의 디스플레이지만 서로 독립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마치 두 개의 화면처럼 사용할 수 있다.

V10 세컨드 스크린에서는 '서명' 등록(왼쪽)이 가능하고 애플리케이션 바로가기 기능도 제공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화면이 꺼져있는 상태에서는 날씨, 시간, 요일, 날짜, 배터리 잔량 혹은 메시지나 SNS 알림메시지를 계속해서 보여준다. 단순히 시간이나 날짜 등을 확인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켜고 끄는 습관을 줄여 배터리를 절약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화면이 켜져있는 상태에서 세컨드 스크린의 기능은 더욱 다채롭다. 우선 최근 사용한 애플리케이션으로 바로가기나 주소록 즐겨찾기, 일정 등 6개의 멀티태스킹 화면을 볼 수 있다. 웹서핑을 하다가 계산기가 필요하거나 와이파이를 설정할 때 바로 눌러 진입할 수 있는 부분은 편리했다. 동영상을 볼 때는 전화가 와도 화면이 전환되지 않고 수신정보를 보조화면에 표시해준다고 하니 활용이 손에 익는다면 LG폰의 킬러 UI로도 자리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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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V10은 3000mAh 탈착식 배터리와 외장 마이크로SD 슬롯을 지원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V10의 외관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만 하다. 메탈 혹은 플라스틱으로 양분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G4에 천연가죽 소재를 도입하는 모험을 했던 LG전자가 이번에는 스테인리스스틸과 실리콘을 결합하는 실험을 했다. 실리콘 소재는 쥐었을 때 편안한 느낌을 준다. 롤렉스 같은 명품 시계나 외과 수술 도구에 쓰이는 316L 스테인리스스틸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하지만 스테인리스와 실리콘 그리고 상·하단에 쓰인 플라스틱의 조합이 썩 조화롭지는 못한 첫 느낌이다.

LG전자 V10(왼쪽)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5의 후면 디자인을 비교한 모습. 두 제품 모두 5.7인치로 화면크기가 동일하지만 LG전자는 세컨드 스크린 탑재로 전체적인 크기가 좀 더 크다. (사진=지디넷코리아)

LG V10은 오는 8일 이동통신 3사를 통해 국내 시장에 출시된다. 국내에는 럭스 화이트, 오션 블루, 모던 베이지 세 가지 색상이 나온다. 출고가는 부가세 포함 79만9천700원으로 확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