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비난...조사 촉구

"소비자 기만 행위"..."이미 판매된 차량도 조사해야"

카테크입력 :2015/09/22 15:13

정기수 기자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정부 역시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발표 이후 폭스바겐과 아우디 차량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시민단체 역시 규탄 성명을 내고 조속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정의센터는 22일 성명을 통해 폭스바겐의 디젤 승용차에 대한 배기가스 조작 사건과 관련, '소비자를 기만한 폭스바겐의 사기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 그룹 회장(사진=폭스바겐 코리아)

지난 18일(현지시각) EPA는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디젤 승용차 48만여대에 대해 리콜 조치를 내렸다. 폭스바겐은 배기가스 배출량을 속이는 소프트웨어를 설치, 미국 환경기준의 40배를 초과하는데도 이를 숨겨왔다. 폭스바겐 역시 이를 인정한 상태다.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 그룹 회장은 20일 사과문을 통해 "(차단 장치 적발에 대해) 우리 스스로가 소비자의 신뢰를 저버리게 해 개인적으로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이어 "이같은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모든 기관의 수사에 적극적으로 응할 것"이라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해당 모델은 2009~2015년 생산된 폭스바겐 제타, 비틀, 골프, 2014~2015년형 파사트, 2009~2014년 생산된 아우디A3다.

현재 환경부는 세관을 통관해 판매 대기 중인 신차를 대상으로만 장치 조작 여부를 파악할 계획이다. 이미 시중에 판매된 차량에 대한 조사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문제가 된 차종 중 아우디 A3와 제타, 골프 등 3개 차종은 국내에서 5만9천여대가 판매됐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정부는 폭스바겐과 아우디 디젤차량의 배기가스, 연비 조작 등에 대해 신차 뿐 아니라 시중에 판매된 차량에 대해서도 즉각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이번 문제에 대해 한·EU FTA(자유무역협정) 통상문제 등을 우려하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경실련은 또 "폭스바겐은 소비자에게 해당 차량을 판매하면서 친환경 엔진과 연비의 효율성을 홍보했다"며 "폭스바겐이 미국에서와 같이 한국시장에서도 배기가스 배출량을 조작한 것으로 확인된다면 이는 거짓 광고, 기만적인 광고로 소비자를 속이고 기만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폭스바겐은 한국에서도 미국에서 한 조작행위를 시행한 것으로 확인되면, 최우선적으로 소비자에게 사죄해야 한다"며 "정부의 조사와 제재와 상관없이 자체적인 리콜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관계자는 "정부조사와 폭스바겐의 향후 대응 등을 지켜볼 것"이라며 "이를 통해 폭스바겐의 불법행위가 명확히 입증되면, 피해 소비자를 모집해 집단적인 소송도 불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폭스바겐 코리아 측은 "국내 판매용 차량의 디젤 엔진은 배기가스 규제를 유럽 기준에 맞춘 만큼, 이번 배기가스 조작 사태의 원인이 된 미국 판매용 디젤 엔진과 다르다"며 "국내 모델은 리콜 대상이 아닐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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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부의 조사 착수 사실이 알려지자 "배출가스 조작 여부는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본사의 공식 입장이 나오는대로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 21일 오후 폭스바겐 코리아는 독일 본사와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번 사태와 관련한 국내 대응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