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겁게 끝난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와 달리, 오는 14일로 예정된 미래창조과학부 국감에서는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와 국정원 해킹 사건, 창조경제 성과 등에 대한 질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방통위 국감은 19대 마지막 국정감사라는 점, 단말기유통법 시행 이후 개정안을 잇달아 내놓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의원들이 법 시행 1년을 맞아 이에 대한 문제점을 집중 파고들 것이란 예상이 주류를 이뤘지만 예상은 비켜갔다.
통상 밤 12시 안팎이 돼서야 끝났던 국감은 오후 9시가 채 되기도 전에 산회됐고 질의하는 의원들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지 않았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4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리는 미래부 국감에서도 이 같은 기조가 유지되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하지만,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를 둘러싼 가계통신비 인하 이슈와 국정원 해킹사건, 창조경제 성과에 대한 날선 질의가 나올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공천 때문에 여야 모두 당내 정치나 지역구 관리에 집중하고 있어 다소 맥 빠진 국감이 될 것이란 예상이 있었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많은 국감을 봐왔지만 이렇게 조기에 마무리된 (방통위) 국감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도 “단말기유통법이나 기본료 폐지에 대한 가계통신비 인하 말고는 국감장을 흔들만한 딱히 큰 이슈가 없다”며 “19대 마지막 국감이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고 있지는 않지만 큰 변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때문에 14일 미래부 국감 역시 조용히 넘어갈 것으로 예상이 우세하지만, 가계통신비 인하를 요구하는 기본료 폐지 주장이 가장 뜨거운 이슈로 부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동안 기본료 폐지를 주장해 온 미방위 야당 간사인 우상호 의원이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 자료를 근거로 SK텔레콤의 이익잉여금이 미국의 1위 사업지인 버라이즌보다 6배 이상 많다며 또 한 번 기본료 폐지 논쟁에 불을 지핀 상태다.
또 단말기유통법 시행 이후 이동통신 소비행태가 고가폰→중?저가폰, 번호이동→기기변경 등으로 변하면서 이동통신사들의 경영이익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요금인하 논란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말기유통법이 시행되면서 도입된 선택약정제(보조금 대신 받는 20% 요금할인)이나 유무선 무제한 요금 인하 등으로 인한 긍정적 변화도 동시에 있었다는 점에서 요금인하 이슈가 크게 쟁점화 되지는 못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특히, 최양희 미래부장관 역시 기본료 폐지 요구에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는 등 정부가 국회의 요구에 선뜻 응하지 않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계통신비와 큰 연관을 지닌 단통법조차 규제 주무부처인 방통위 국감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지 못했다”며 “기본료 폐지 요구만으로 가계통신비 인하 이슈를 부각시키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정원 해킹 사건과 관련해 통신3사 네트워크 담당 임원들이 증인으로 채택돼 있지만, 이 역시 미래부뿐만 아니라 국방위원화와 정보위원회 등 타 상임위들과 연계돼 있는 이슈여서 어느 정도 국감장을 흔들어놓을지도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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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창조경제 성과나 창조경제혁신센터와 관련된 지적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혁신센터가 지역을 거점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나 일자리 창출의 상징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원들의 지적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정부 관계자는 “전국 17개 지역에 설립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경중은 다르지만 지역 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고 있고 일부에서는 해당 지역구 의원들이 추가적인 투자나 활성화에 속도 내기를 요구하기도 한다”며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성과미흡에 대한 초점도 지적보다는 활성화를 촉구하는데 방점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