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객 잡겠다"...네패스, 현지 공장 본격 가동

19곳 신규 고객사 확보, 매출·수익 증가 전망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5/09/10 09:26

송주영 기자

[화이안(중국)=송주영 기자]시스템반도체 후공정 업체인 네패스가 최대 IT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에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설립하고 본격 가동에 돌입한다.

네패스는 이를 기반으로 중국에서 반도체를 웨이퍼 상태에서 가공해 얇고 작게 만드는 웨이퍼레벨패키지(WLP), 드라이버IC 후공정 첨단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 스프레드트럼, 하이실리콘, 록칩 등 유명 팹리스 기업을 키워냈다. 중국 반도체 사업 성장과 함께 현지 첨단 후공정 시장도 함께 열리고 있다.

9일 네패스는 중국 장쑤성 화이안시에서 현지법인 장쑤네패스 공장 개소식을 열었다. 이날 개막식에는 이병구 네패스 회장, 요우소동 화이안시 서기, 첸타우 화이안시 부시장 등이 참석했다. 중국 화이안시에서는 이례적으로 당 서기가 직접 기업행사에 참석해 축하 인사를 하는 등 네패스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했다. 중국에서는 시장을 넘어서 당 서기가 고위급 인사에 속하지만 기업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화이안원구 유일한 첨단 반도체 회사

네패스는 지난 6월 2천평 규모의 장쑤네패스 WLP, 드라이버 IC 라인 셋업을 마치고 양산 체제에 돌입한 바 있다. 이날 개막식을 통해 네패스는 장쑤네패스 설립을 본격 알렸다.

장쑤네패스는 네패스가 중국 시 정부와 합작하여 설립한 하이앤드 패키지 토탈 솔루션 기업이다. 네패스가 49%, 중국 정부가 51%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병구 회장은 “대기업들은 대부분 직접 투자를 하지만 이를 제외한 중국 회사들은 대부분 외국인 지분이 들어가 있다”며 “중국 내 R&D 회사가 되면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경쟁력을 키워 빨리 성장하기 위해 지분률을 49%로 갖고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쑤네패스가 9일 중국 화이안공업원구에서 개막식을 가졌다.

장쑤네패스가 위치한 곳은 신공업개발지구인 화이안 공업원구다. 화이안시는 공업원구를 마련하고 신규 회사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는 중고장비 반입을 금지한 규제를 완화해 장쑤네패스가 싱가포르, 한국 등에서 쓰던 12인치 웨이퍼 장비를 반입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장쑤네패스는 이 곳에 입주한 유일한 반도체 회사이기도 하다. 화이안시는 장쑤네패스를 시작으로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 업체를 대거 유치할 계획이다.

■중국 내 12인치 WLP 공장으로 두 번째 양산

장쑤네패스는 화이안 뿐만 아니라 중국 내에서도 첨단 후공정 업체다. 중국 내에서 WLP를 하는 회사로는 3번째로 설립됐다. WLP 12인치 양산 기록으로는 2번째다.

이 회장은 “중국에서 WLP 공정을 하는 공장은 3군데나 있지만 12인치 공정은 제대로 하고 있는 곳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WLP는 리드프레임 없이 반도체를 웨이퍼 상태에서 바로 가공하는 기술로 칩을 얇게 만들 수 있어 ‘경박단소’화 되는 시장에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기술이 까다로워 시장 진입이 어렵다. 반도체 후공정 사업은 중국에서도 발달해 여러 업체가 사업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웨이퍼 직접 가공이 아닌 칩을 잘라 가공하는 기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장쑤네패스 공장 내부

네패스는 첨단 기술인 WLP의 경박단소화를 무기로 중화권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대만은 이미 미디어텍으로 대표되는 팹리스 강국이고 중국은 반도체 분야에서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려 나가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칩 자급률이 현재 20% 수준이지만 2020년까지 7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에 연간 166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반도체산업육성정책을 추진 중이다. 적극적인 정부 지원을 토대로 올해 중국 팹리스 시장 규모는 2010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장쑤네패스는 이미 19군데 현지 신규 고객사를 확보했다. 중국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시장 강자인 팹리스 업체도 네패스 중국 공장에 후공정을 맡기고 있다.

■추가 투자로 월 30만장 가공능력 보유 목표

장쑤네패스는 장비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면 8인치, 12인치를 포함해 초 월 30여만장의 웨이퍼를 처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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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개소식을 한 공장 이외에도 추가로 부지를 마련해놓고 있다. 네패스는 3년안에 장쑤네패스를 3만평 규모의 공장으로 키울 계획이다. 공장의 장비 반입은 50% 수준으로 연말까지 80% 반입을 목표하고 있다. 내년까지 장비를 모두 채울 예정이다.

양산을 시작한 공장의 장비 반입이 완료되고 가동률이 100% 올라가면 현재 월 330만달러 규모의 장쑤네패스 매출은 월 1천200만~1천300만달러 규모로 늘어나게 된다. 네패스의 장쑤네패스 투자규모는 3억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