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할수록 외로워”…익명 SNS 뜬다

어라운드, 블라썸, 블라인드 등 익명 SNS 주목

인터넷입력 :2015/09/04 13:58    수정: 2015/09/04 15:45

해킹 피해로 대량의 개인 정보가 유출되는가 하면, 수사기관이 개인의 사생활까지 들여다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또 수 많은 서비스들은 끊임없이 더 많은 개인정보를 직간접적으로 수집하길 원하고, 이를 ‘빅데이터’로 만들어 타깃 광고에 활용하는 추세다.

이에 개인정보를 입력하거나 노출하지 않아도 되는 익명 SNS를 찾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다. 여전히 지인 기반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글로벌 SNS 사용률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익명 SNS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관련 서비스들이 차츰 주목을 받고 있는 것.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익명 커뮤니케이션 앱 ‘어라운드’ 개발사인 콘버스가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20억을 투자받았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다. 어라운드는 지나친 비교의식으로 심리적 피로감이 큰 현대 사회에서 진심을 담는 소통의 공간이 되는 것을 표방하고 있다.

또 2000년대 초반 미니홈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싸이월드도 비밀 SNS 앱 ‘블라썸’의 정식 버전을 출시했다. 블라썸은 비밀 SNS로, 친구 추가와 수락을 통해 설정되는 친구 설정과 팔로잉 구조를 없앤 서비스다. 내 연락처를 기반으로 서로 앱만 설치돼 있으면 별도의 친구 설정을 할 필요 없이 내가 작성한 일상을 친구에게 공유할 수 있다.

어라운드

아울러 지난해 수사기관의 감청 요구에 쉽게 응해줬단 이유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톡’에 오픈채팅 기능을 선보였다. 전화번호나 톡ID 등 친구 추가 없이 링크만 공유하면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서비스로, 이용자 사생활 보호는 높이고 개인정보 공개의 부담은 줄였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인 ‘블라인드’도 같은 맥락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직장인들이 형식이나 내용에 구애받지 않고 회사, 상사 등 직장에서 겪은 다양한 일상들을 스스럼없이 쏟아내고 이에 공감하는 데서 즐거움을 찾는다. 블라인드는 개별 회사 공간 외에도 동종업계 종사자끼리 소통할 수 있는 ‘라운지’라는 공간을 운영 중인데, 최근에는 같은 그룹의 계열사들을 묶은 ‘그룹사 라운지’로 확대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수많은 익명 SNS나 채팅 앱들이 출시되고, 지금도 개발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씨’, ‘텔미’, ‘두리번’ 등 다양한 익명 SNS들이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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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게시판을 지원해주는 `블라인드`

이름, 성별, 직업, 출신, 취미, 친구, 알 수도 있는 사람 등 과도한 정보들이 노출되고 공유되는 페이스북 같은 기존 SNS에 염증을 느낀 이용자들이 대체 서비스를 찾는 추세에 따른 것. 차츰 기존 SNS 이용이 인맥 관리나, 취업 등의 목적에 치우쳐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페이스북을 하면 할수록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는 조사 결과가 있을 만큼 소통을 위한 서비스들이 오히려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기존 SNS에 지친 사용자들이 부담 없이 진짜 소통에 집중할 수 있는 익명 SNS를 찾다 보니 관련 앱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