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성공한 이유는 타임라인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을 더 잘 연결해줬기 때문이잖아요. 업무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의 핵심도 연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공하는 기업용 협업 서비스에 대한 마드라스체크의 이학준 총괄 책임의 지론이다. 마드라스체크는 중견 소프트웨어(SW) 업체 웹케시에서 기업용 협업 서비스를 떼어 분사한 스타트업이다. 마드라스체크팀은 이전에도 웹케시 안에서 협업 서비스들을 담당하던 직원들로 구성됐지만 분사 전후로 달라진게 많다고 한다. 그 중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제품에 대한 고민과 애정이다. 분사 후 기획자부터 개발자, 디자이너 모두가 ‘자기 제품’이라는 주인의식이 강해졌다고 한다. 기능 하나 넣고 빼는 것도 치열하게 논의하면서 생긴 애정이다.
마드라스체크팀이 서비스의 중심에 놓고 고민하는 주제는 ‘연결’이다. 이학준 팀장의 설명에 따르면 마드라스체크는 '정보와 정보의 연결', '사람과 사람의 연결'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서비스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잡았다. 이학준 총괄 책임에게 그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들어봤다.
■ "정보와 정보를 연결해 지식창고 만든다"
마드라스체크는 업무용 커뮤니케이션툴 콜라보를 서비스하고 있다. 메시지와 파일을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협업 툴들과 비슷해 보이지만, 팀 단위가 아니라 업무 단위로 그룹을 만든다는 차이가 있다.
이학준 총괄은 “업무 별로 그룹을 만들어 관련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일이 다 끝나면 해당 그룹도 완료되는 방식"이라고 소개했다. 구글의 인박스가 개인 업무를 정리해 주는 역할을 한다면 콜라보는 협업하는 업무들을 잘 정리해서 처리하는 것을 돕는다고 볼 수 있다.
업무단위의 콜라보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기업의 지식창고 기능을 하게 될 것으로 마드라스체크 팀은 내다보고 있다. 예컨대 '개발 중에 생긴 문제 해결하기'라는 주제로 콜라보를 만들었다면, 그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해당 콜라보에 정리돼 있을 것이고 태그나 링크를 통해 누구든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콜라보에서는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도록 이미지, 첨부파일 모아보기 기능과 해시태그(#)나 검색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향후엔 콜라보 별로 URL을 만들어서 링크를 걸어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이학준 총괄은 "90년대 말에 지식관리 시스템이 붐을 일으켰지만 지금은 다 실패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어딘가에 올리는 게 또 일이기 때문에 안 쓰게 된 거라고 본다"며 "그래서 업무를 하면서 만든 정보들이 자연스럽게 쌓이고 공유되고 또 다시 가공되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비즈니스용 소셜 네트워크되겠다"
마드라스체크팀은 콜라보와 함께 연락처 앱도 서비스하고 있다. 같은 회사 동료들의 연락처 뿐만 아니라 콜라보를 사용하는 다른 회사 사람들의 연락처도 찾아 볼 수 있다. 콜라보가 업무처리 기능을 제공한다면 연락처 앱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의 친구 목록 같은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다.
회사는 콜라보와 연락처 앱을 더 긴밀하게 연동시켜 업무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한 비즈니스 인맥관리 서비스로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콜라보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하면 자동으로 연락처앱에 대화상대의 연락처가 쌓이고 프로필을 누르면 공개해 놓은 업무 경력사항이나 함께 주고 받은 메시지 히스토리도 확인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지메일에서 메일을 주고 받으면 구글 주소록에 상대의 연락처가 쌓여있고 또 구글 플러스랑 연동해서 프로필도 볼 수 있는 것과 유사하다. 또 페이스북처럼 알 수 있는 친구를 추천해 주는 알고리즘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이학준 총괄은 “우리는 단순히 업무 툴이 아니라 직원과 직원, 직원과 외부 거래처 직원을 연결해주고 이런 연결이 확산되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며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의 소셜 네트워크를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의 핵심은 타임라인이 아니라 친구를 찾아 주고 알 수도 있는 사람을 추천해 친구로 맺어 주는 것이다. 사적인 네트워크를 만든느데 페이스북이 쓰인다면 콜라보와 연락처앱은 비즈니스적인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게 마드라스체크의 계획이다.
이학준 총괄은 "업무적으로 만난 사람과의 인맥을 관리할 수 있는 비즈니스용 소셜네트워크 공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연락처앱 안에 모여 있는 사람들이 업무를 공유하고 처리하는게 콜라보고, 일정을 주고 받으면 캘린더 앱이되기 때문에 연락처 앱이 마드라스체크가 제공하는 다른 모든 서비스의 코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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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라스체크는 콜라보와 연락처앱, 게시판인 오픈보드 기능을 모두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다. 앞으로도 비즈니스 수익 모델을 만드는 것보다 우선 많은 사람들이 쓰는 서비스를 만드는데 목표를 두고 운영할 계획이다.
이학준 총괄은 “단순히 사용자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 우리 제품을 좋아해 주고 자발적으로 추천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며 “향후 1년 동안은 사용자들이 봤을 때 사랑스러운 제품을 만드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