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데 이메일만한 툴도 없지만 이메일만으론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카카오톡, 라인, 밴드 같은 B2C 서비스를 업무용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쓰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이런 현상은 B2C 제품 같이 매끄러운 사용자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기업용 협업 툴에 대한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해외에선 ‘슬랙’이 기업용 협업 툴 대표주자로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에선 토스랩 '잔디', 웹케시 '콜라보', SK컴즈 '네이트온 트리' 등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최근엔 알툴즈 시리즈로 유명한 이스트소프트까지 '팀업'이라는 제품을 출시했다. 협업 툴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팀업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은 뭘까? 최근 이스트소프트 정상원 부사장을 만나 팀업이 다른 협업툴과 어떻게 다른지 들어봤다.
정상원 부사장은 팀업을 "미디엄 사이즈 기업을 위한 가장 편리한 협업 툴'이라고 정의했다. 팀업은 메신저, 게시판, 파일 전송, 알림 등의 기능을 통해 신속하고 즉각적인 협업을 지원한다. 특히 관리자 기능과 조직도 기능이 있어 조직원과 내부 정보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필수적인 중소중견 기업에서 사용하기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팀업이 슬랙 같은 최근 유행하는 툴과 차별화된 포인트 역시 기업 전체가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 부사장은 "슬랙을 비롯해 슬랙을 표방하는 서비스들은 누구나 쉽게 접근해서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해 팀단위에서 사용하기 좋지만,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회사 전체가 협업툴로 쓰기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트소프트는 KTH의 U2 메신저 등 B2C용 메신저 개발 사업을 오랫동안 해왔고 또 10년 넘게 사내 메신저를 자체 개발해 사용해온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만큼 기업 환경에서 필요한 협업 제품에 대한 이해가 높다고 자신하고 있다.
관리 기능을 탑재한 팀업이 슬랙 같은 서비스와 차별화 되긴 했지만 기존 기업용 메신저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이스트소프트가 헤쳐나가야 할 과제다.
정상원 부사장은 팀업이 기존 기업용 메신저와 분명 다른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기존 그룹웨어나 기업용 메신저도 모바일 버전이 있긴 하지만 확장된 디바이스 환경, 변화된 기업환경을 잘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제품들이 데스크톱을 기본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데스크톱에서 통용되던 사용자 경험을 모바일로 그대로 이식한 부분이 많다면 새로운 협업 툴은 처음부터 멀티디바이스를 고려해 만들어졌다는 점이 큰 차이란 얘기다.
예를 들면 데스크톱 기반 메신저에선 로그인·로그오프(프리젠스) 관리가 굉장히 중요한 요인이었지만 모바일에선 항상 온라인 상태라고 여겨지기 때문에 프리젠스 개념이 없어진 것. 또 여러 개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경우 한 디바이스에서 메시지를 봤으면 다른 디바이스에서도 '읽음' 처리를 해줘야 한다는 점. 관리 기능의 트렌드도 관리자의 역할은 최소화하고 로그만 쌓은 뒤 실제 문제가 생기면 나중에 해결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 등 변화된 디바이스 환경과 기업환경을 고려할 필요가 있어졌다.
이런 디테일한 것들이 쌓여 기존 기업용 메신저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협업 툴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는 게 정 부사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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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소프트는 현재 팀업을 현재 무료로 공개했다. 우선 사용자 저변을 넓히는 것이 중요한 만큼 수익성보다 상용자 확보에 더 신경쓰겠다는 전략이다. 향후엔 트래픽 양이나, 직원수, 서버 저장용량에 따라 유료 버전인 프리미엄 모델도 출시할 생각이다.
국내에서 레퍼런스를 쌓은 후엔 해외 진출도 생각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우리 제품이 적합한 해외 시장이 있다고 본다"며 "기업 문화가 비슷한 아시아 국가나 서양이라도 협업툴에서 관리 기능을 필요로하는 미디엄 사이즈 기업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