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같은 듯 다른 행보'가 어떻게 전개되고, 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모바일 시대인 만큼 두 회사 모두 모바일 메신저를 중심으로 한 사업 확장을 꾀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다만 네이버는 “잘할 수 있는 부문에 집중하자”는 전략을, 다음카카오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자”는 자세로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분위기다.
■네이버 “잘할 수 있는 것부터 잘 하자”
20일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 하에 일본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모바일 메신저 ‘라인’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실적이 부진한 인도나 남미 등의 사업을 줄이기로 했다. 한마디로 ‘잘 할 수 있는’, 또는 ‘잘 되는’ 곳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라인뮤직', '라인TV' 등 메신저 라인과 연계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신규 서비스들을 일본을 포함, 동남아 국가와 중동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키울 예정이다.
라인의 2분기 월간활동사용자 수는 전분기 대비 약 600만 명이 증가한 2억1천100만으로, 여전히 증가 추세다. 2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1.3% 소폭 감소했으나, 신규 서비스 출시와, 시장성을 갖춘 해외 공략으로 문제를 풀어간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서는 가장 큰 경쟁력인 검색력 강화와 모바일 네이버 앱 개편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일례로 네이버는 지난 3월 모바일 앱에 주제판 개인화 설정을 추가했다. 경제, 책, 자동차 등 사용자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를 네이버 앱 메인 화면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한 것. 이 결과 메인 편집 기능 누적 설정 이용자가 전체의 41%를 넘어섰으며, 네이버 모바일 앱의 평균 체류시간도 53분 증가했다.
특히 네이버는 웹과 앱의 검색 엔진 업그레이드, UI 및 UX 개편을 지난해부터 꾸준히 하고 있다. 사용자가 궁금해 하는 내용을 몇 단계 앞서 제공해주는 서비스 고도화도 추진 중이다.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다양한 쇼핑 검색 제휴, ‘네이버페이’ 출시 등으로 결제 편의성도 높여나가고 있다.
이 외에도 네이버는 최근 MCN(Multi Channel Network) 사업이 각광을 받으면서 인기 연예인들의 인터넷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브이’(V) 앱을 출시, 한류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얼마전 에는 현대엠엔소프트와 손잡고 스마트카 IoT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자회사 캠프모바일의 경우는 자사 SNS인 ‘밴드’의 수익 모델 발굴에 적극적이다.
■다음카카오 “두려움 없이 도전하자”
다음카카오도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모바일 플랫폼을 강력한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국내 가입자 3천800만을 지닌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는 것.
회사는 지난 6월 ‘샵검색’과 ‘채널’, ‘페이스톡’ 등 카톡 내 신규 서비스들을 잇달아 출시했다. 또 모바일 블로그 서비스인 ‘브런치’와 ‘플레인’ 등을 선보이며 ‘페이스북’, ‘트위터’ 주도의 SNS 시장 공략에도 공을 들였다.
이처럼 메신저에 신규 기능을 추가하거나, 이와 연계된 서비스를 새롭게 출시하는 수준은 네이버가 라인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하지만 다음카카오는 35세 임지훈 신임 대표 내정으로 상징되듯 상대적으로 모험적이고 과감한 행보를 보인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진출에 있어서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내 달 말 예비인가 신청을 진행하기로 한 것.
다음카카오는 현행법상 최대 지분 10% 확보만 가능하지만, 은행법 개정 이후 최대 주주로 올라선다는 계획이어서 ICT 기업이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첫 모델을 정립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네이버가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어서 진출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과 극명히 대비되는 대목이다.
이 밖에 다음카카오의 과감한 사업 전개는 지난 3월 말 출시한 ‘카카오택시’를 비롯해, 10월 시범 서비스할 예정인 ‘고급택시’, 4분기 웹보드 게임, 그리고 진출이 유력시 되는 ‘카카오 대리운전’ 등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최성진 사무국장은 “급변하는 모바일 시대를 맞아 양사 모두 전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다음카카오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찾고자, 반대로 네이버는 국내에서 검색 이외의 성과를 내고자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두 회사의 포트폴리오가 서로 다르고 성과가 나고 있는 시장이 다르다 보니 서로의 전략이나 방향성이 다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며 “그렇지만 두 회사 중 누가 더하고 덜하고 할 것 없이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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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올 2분기 실적 집계 결과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모두 매출 신장은 소폭 이뤄졌으나, 영업이익에서 적지 않은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두 회사 모두 새로운 먹거리 발굴과, 신규 서비스를 알리는 마케팅에 많은 비용을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2분기 네이버의 매출, 영업익은 각각 7천808억원 1천672억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13.8% 상승했으나, 영업익은 11.6% 하락했다. 같은 분기 다음카카오는 매출 2천264억원, 영업익 114억원 실적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 올랐지만, 영업익은 82%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