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가 ‘탈 카카오’ 현상으로 급감한 매출을 끌어올리는 전략 중 하나로 ‘웹보드 게임’ 카드를 꺼냈다.
웹보드 게임으로 줄어든 게임 매출을 보전한다는 방안인데, 웹보드 게임에 대한 정부의 규재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다음카카오의 포토폴리오에 도움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지난 13일 올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4분기 웹보드 게임 사업 진출을 공식화 했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웹보드 게임 장르를 신설, 다양한 웹보드 게임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다음카카오가 전격적으로 웹보드 게임 사업 진출을 선언한데에는 그동안 주력이던 카카오 게임하기 실적이 하양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2분기 다음카카오 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7%, 전분기 대비 22.9% 감소한 540억원에 그쳤다.
과거 모바일 유통 플랫폼에 독보적이었던 카카오 게임하기가 높은 수수료와 경쟁 플랫폼의 등장으로 옛 명성을 많이 잃었기 때문이다. 실제 많은 모바일 게임사들이 ‘탈 카카오’ 전략을 세우고 기존에 다음카카오에 제공하던 수수료를 자체 마케팅 비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네이버와 같은 타 플랫폼을 선택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여기에 다음카카오 손자회사인 온네트가 웹젠에 매각되면서 다음카카오 게임 매출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다음카카오 자회사인 다음게임은 최근 온네트 지분 86.21%를 80억원에 팔았다. 온네트의 지난해 매출은 178억원, 영업이익은 10억원이다. 이는 연결매출로 다음카카오 실적에 반영돼 왔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톡 캐릭터인 ‘카카오 프렌즈’를 활용한 게임과 더불어, 웹보드 시장 진출로 게임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지만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단 웹보드 게임 사업은 정부 규제라는 큰 장벽을 감안해야 한다. 작년 2월 시행된 규제법에 따라 웹보드게임은 ▲1인 1회 게임머니 사용한도 3만원 제한 ▲1일 10만원 손실 발생시 24시간 접속 제한 ▲1개월 게임머니 구입한도 30만원 제한 등이 적용되고 있다.
웹보드 게임 규제로 NHN엔터테인먼트의 지난해 2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21.3% 하락,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됐다. 네오위즈게임즈의 경우는 같은 시기 매출은 44%, 영업이익은 74%가 떨어졌다. 이들의 실적 하락을 웹보드 게임 규제 하나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당시 웹보드 게임 회사들은 모두 실적 하락 요인으로 ‘정부의 규제’를 가장 크게 꼽았다.
특히 웹보드 게임과 관련한 사행성 문제는 최근에도 이슈가 되고 있다. 내부 비리 적발 건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게임물관리위원회가 NHN엔터테인먼트 측에 단속 정보를 미리 알려주는 비리도 적발됐다. 기업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다음카카오도 잘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다음카카오 최용석 IR 파트장은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에서 “사행성 이슈가 있는 만큼 웹보드 게임 사업에 있어 관련 법규를 준수하고,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우려에도 웹보드 게임은 다음카카오 게임 부문의 새 캐시카우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 지난해 말 게임위가 모바일 웹보드의 유료화를 허용하면서 크고 작은 많은 기업들이 모바일 웹보드 게임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카지노 게임과 같은 해외에서 인기인 게임들을 출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그만큼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웹보드 장르의 성장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다음카카오의 경우, 3천800만이 넘는 강력한 카톡 플랫폼을 가진 만큼 웹보드 게임으로 ‘제2의 애니팡 신화’를 쓸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단, 웹보드 게임이 대부분 성인 게임물인 만큼 카톡 연령 확인 절차가 반드시 뒤따라야 하는 상황이다. 다음카카오는 이와 관련한 정책을 검토 중이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카톡 사용자의 연령을 구분할 수 없어 연령 확인 및 동의 절차를 구하는 장치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인 정책은 내부에서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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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다음카카오의 웹보드 시장 진출로 모바일 웹보드 개발사들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는 추세”라면서 “일반 캐주얼 게임과 RPG 장르가 모바일 게임을 주도하는 가운데 다음카카오의 웹보드 게임 사업 진출로 해당 시장이 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기대했다.
다른 관계자는 “웹보드 게임 주력사인 NHN엔터테인먼트와 네오위즈게임즈 등이 정부 규제로 많은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카카오 웹보드 게임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낼지 의문”이라면서 “당장 매출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대다수 국민들이 이용하는 카톡에 사행성 게임이 들어간다는 부정적인 시각 때문에 기업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이미지가 나빠질 수 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