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혹한 아마존…"수익 희생한 성장 때문"

복스 지적…"아마존은 성숙하지 못한 스타트업"

홈&모바일입력 :2015/08/18 10:33    수정: 2015/08/18 10:43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아마존은 왜 눈물을 강요할까?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발칵 뒤집혔다. 지난 주말 뉴욕타임스가 ‘아마존의 냉혹하고 소름 끼치는 일터(Amazon’s Bruising, Thrilling Workplace)’란 장문의 기사를 통해 비인간적인 실태를 고발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 기사가 전하는 아마존의 분위기는 냉혹하다. 유방암 수술을 받고 복귀한 여직원에게 대놓고 “개인적인 어려움 때문에 업무 성과가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이 여직원은 해고 위기까지 매몰렸다.

새벽에 상사가 보낸 이메일에 즉시 회신을 하지 않을 경우 곧바로 문자 메시지로 독촉하는 것은 예사로 있는 일이다. 뉴욕타임스는 또 “아마존 곳곳에선 (상처를 받은 직원들이) 우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고 폭로했다.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

이 보도가 나오면서 아마존은 발칵 뒤집혔다. 제프 베조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례적으로 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베조스는 이 이메일에서 직원들에게 “뉴욕타임스 기사를 읽어본 뒤 유사한 사례를 목격하면 바로 나한테 얘기하라”고 말했다. 그는 또 “뉴욕타임스에 묘사된 것을 내가 알고 있는 아마존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최근 실리콘밸리 주요 기업들은 최고 수준의 복지를 제공하면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마존의 냉혹한 기업 문화가 더 관심을 끄는 것은 이런 분위기와 상반되기 때문이다.

■ 월가에선 "착한 보스보다 미래 성장 더 선호"

왜 유독 아마존은 비인간적인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는 걸까? 이에 대해 복스는 17일(현지 시각) “아마존이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마존은 아직 ’성숙하지 못한 스타트업(a startup that never grew up)’이란 것이 이 기사의 분석이다.

그 동안 아마존은 ‘수익’보다는 성장을 우선으로 내세웠다. 그러다보니 아마존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같은 실리콘밸리의 다른 기업들과는 문화적으로나 회사 운영 면에서 굉장히 다를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애플 같은 기업들은 높은 마진을 토대로 많은 수익을 올리는 것이 기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하지만 아마존은 성장을 위해 낮은 가격을 고수하는 데 집착한다. 당연히 마진이 박할 수밖에 없다.

아마존, 오프라인 매장

그리고 매출 상당 부분은 더 많은 성장을 위한 재투자에 투입된다.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최대한 큰 규모로 성장하는 것. 이것이 아마존의 최우선 정책이라고 복스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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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니 비용을 짜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 이런 상황이 맞물리면서 직원들을 극한 상황으로 내모는 기업문화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복스의 분석이다.

복스는 아예 “월가 투자자들은 더 많은 미래 수익을 위해 현재 수익이 적게 나오는 것은 참을 테지만 더 훌륭한 보스가 되기 위해 지금 낮은 수익을 감내하는 건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