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왜 메신저만 '140자 제한' 풀었나

속도 유지하면서 '소통 강화' 두 마리 토끼 노린 듯

홈&모바일입력 :2015/08/13 18:17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성장세 둔화로 고민에 빠진 트위터가 마침내 ‘대못’ 하나를 빼냈다. 비록 ‘다이렉트 메시지(DM)에만 적용되긴 하지만 ‘140자 제한’ 장벽을 허물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트위터는 12일(현지 시각) DM에 한해 최대 1만자까지 허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6월 개발자 홈페이지를 통해 한 약속을 2개월 만에 이행한 셈이다.

하지만 기본 트윗 공간은 ‘140자 제한’이 그대로 유지된다.

트위터

■ 성장 정체 극복하는 덴 '소통 강화 필수' 절감한듯

이번 조치는 트위터가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는 성장 곡선에 가속 페달을 밟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위터는 지난 해 12월 이후 월간 이용자가 고작 3천200만 명 가량 증가했다. 전체 월간 이용자 수 역시 3억1천600만명 수준에 불과하다. 이용자 증가율도 5%를 밑돌았다.

이 같은 수치는 경쟁 서비스와 비교해보면 한 눈에 알 수 있다.

같은 기간 페이스북의 월간 이용자는 1억 명이 더 늘었다. 덕분에 2분기말 기준으로 페이스북의 월간 이용자는 14억9천만 명 수준에 이르렀다. 또 다른 경쟁 서비스인 스냅챗은 하루 이용자 수가 1억 명에 육박하고 있다.

트위터는 이용자 증가 추세가 주춤한 것이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다 ‘140자 제한’ 때문에 활발한 소통을 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해소 방안 중 하나로 나온 것이 이번 조치다. 1만 자까지 허용할 경우 좀 더 활발한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트위터의 다이렉트 메시지를 관장하고 있는 사친 아가와이는 씨넷과 인터뷰에서 “이용자들이 좀 더 자연스럽고 편안한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좀 더 긴 글을 통해 (트위터를) 한층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40자 제한’은 트위터 초기 성공의 밑거름이 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위터 창립자인 비즈스톤은 과거 140자로 글자 수 제한을 두면 오히려 창의력이 발휘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트위터는 초기에는 이런 제한이 오히려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을 비롯한 다른 SNS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140자 제한’을 이용자들을 옥죄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들어 트위터의 이용자 증가 추이가 둔화된 것은 이런 제한 조치로 인한 소통 부족 때문이란 지적도 적지 않은 편이다.

트위터 DM에서 글자수 제한이 폐지됐다.

■ 프로젝트 라이트닝 등 뉴스 서비스도 준비

트위터가 ‘다이렉트 메시지’만 1만자까지 확대한 부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일반 트윗 공간은 각종 속보와 뉴스 습득 공간으로 그대로 남겨 놓으면서 ‘다이렉트 메시지’를 소통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참고로 페이스북 메신저는 2만자까지 입력할 수 있다.

트위터는 다이렉트 메시지 글자수 제한 폐지 외에 다른 조치도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인 ‘프로젝트 라이트닝’이다.

일종의 뉴스 큐레이션인 프로젝트 라이트닝은 실시간으로 속보나 뉴스를 모아서 보여주는 서비스다. 기사 뿐만이 아니다. 사진과 동영상, 바인, 페리스코프 영상도 함께 보여준다.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 (사진 = 씨넷)

‘다이렉트 메시지’ 글자 수 확대가 소통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프로젝트 라이트닝은 트위터를 좀 더 쉽고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정지작업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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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트위터는 새 최고경영자(CEO) 물색 작업도 분주하게 진행하고 있다.

현재 임시 CEO를 맡고 있는 잭 도시는 이미 풀타임으로 트위터에 관여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 트위터는 비전과 경험을 갖춘 새로운 지도자를 한 단계 도약을 꾀할 방침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