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최태원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에 포함되면서, 향후 SK그룹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포함해 총 220만6천924명의 특별사면, 가석방 588명의 명단을 확정했다.
이번 특별사면은 박 대통령 취임 이후 두 번째로 국가발전과 국민대통합이란 취지로 이뤄졌다. 대기업 총수 중에는 최태원 회장이 유일하게 포함됐으며 주로 민생 사범 중심으로 사면 대상이 정해졌고 비리 정치인은 배제됐다. 특히, 대기업 총수 중에 최 회장이 포함되면서 향후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투자 확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 회장은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후 2년6개월의 수감생활을 해 형기의 절반을 채워 사면대상에 포함됐었다.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 역시 3년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나 이번 사면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때문에 최 회장이 사면되면서 지난 6월 말 SK와 SK C&C의 합병으로 지주회사 체계 전환을 끝낸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SK C&C가 SK주식회사를 흡수 합병해 새 ‘SK주식회사’ 체계가 출범했지만 오너가 직접 해결해야 할 사안이 있기 때문이다. 또 그룹의 향후 신성장 산업 발굴과 육성을 위한 투자 리소스 분배 등에서도 최 회장의 의중이 어느 정도나 반영될 것인가도 관심사다.
SK와 SK C&C는 합병하면서 SK주식회사가 가진 리소스와 SK C&C가 보유한 ICT 역량 기반의 사업기획과 결합돼 향후 신규 사업 발굴과 성장성, 안정성 높은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며, 매출 100조원의 기업을 200조원 그룹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단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향후 그룹의 투자 리소스를 SK하이닉스로 확대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그룹의 주축이 통신과 에너지화학이었지만 최 회장이 SK하이닉스 인수를 이끌면서 향후 반도체 분야의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SK하이닉스는 매출 17조1천256억원, 영업이익 5조1천95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SK그룹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그동안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던 SK텔레콤이 지난해 1조8천2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 정도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과 비교된다.
따라서 새 지주회사가 내세운 ‘자율경쟁’, ‘산업경쟁력 확보’, ‘기업가치 극대화’란 슬로건의 중심이 반도체 분야로 그 축이 옮겨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아울러, 정부와 함께 추진 중인 창조경제 사업에도 어느 정도 힘이 실리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대통령이 ‘국가 발전’의 의미를 창조경제 완성에서 찾고 있는 만큼 SK그룹이 이 기조에 호응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대전과 세종시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출범시킨 SK그룹은 한국형 실리콘벨리 조상과 스마트 농업의 메카를 만들겠다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그룹의 지배구조 변화에서 관심 있게 지켜볼 또 하나의 축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SK브로드밴드를 100% 자회사로 편입시킨 이후 정보통신 분야의 구조개편을 추진 중이다. 또 SK브로드밴드는 지난달 SK플래닛의 호핀 사업부문을 분할합병했다.
가시적으로는 방송통신 융합과 미디어 시장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편이라는 설명이지만 결국, SK텔레콤을 중심으로 한 구조개편이 임박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미 경쟁사인 KT나 LG유플러스의 경우 방송통신 융합을 목적으로 합병인 완료된 상황이고, 향후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 통합이 가속화되고 있어 그룹 시너지를 위해서는 합병이 불가피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그룹 총수가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SK텔레콤이 미디어 사업 강화를 확대하기 위해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케이블업체들의 인수를 위한 검토에 착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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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의 100% 자회사 편입이나 SK브로드밴드의 호핀사업부문 분할합병이 이를 위한 수순이라는 해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총수의 복귀로 SK그룹의 주축인 정보통신과 반도체 부문의 구조개편과 투자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그동안 정보통신 분야가 핵심을 이뤘다면 향후에는 반도체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경영환경이 악화된 정보통신의 구조개편이 본격화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