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SK컴즈 처리 딜레마..."14분기 연속적자"

100% 지분 인수 VS 매각, 전망 엇갈려

인터넷입력 :2015/08/10 12:16    수정: 2015/08/10 13:14

공정거래법상 지배구조 개편이 임박한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의 향후 거취와 관련해 인터넷 업계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컴즈의 그룹사 ‘잔류’와 ‘매각’을 저울질 하며 다양한 예상과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어느 한쪽으로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SK컴즈는 SK텔레콤의 자회사 SK플래닛이 64.5% 지분을 확보하는 있는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9월 말까지 SK그룹이 100% 지분을 완전 인수, 100% 자회사 하거나 지분을 전량 매각해야 한다.

해당 법률에 따르면 ‘손자회사는 증손자 회사의 지분 100%를 확보하거나 또는 전량 매각해야 된다’는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SK컴즈는 SK-SK텔레콤(자회사)-SK플래닛(손자회사)에 이어 SK그룹의 증손회사로 분류된다.

현재로서는 최대주주인 SK플래닛이 SK컴즈 지분을 완전히 털어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SK컴즈가 국내 인터넷 포털 3위 이기는 하지만 만성적인 적자에, 모기업격인 SK텔레콤과의 시너지를 올리는 부문에서도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한편에서는 마땅한 인수처를 찾지 못해 SK그룹의 계열사 또는 자회사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SK가 올 2분기 15분기 연속 적자가 예상되는 SK컴즈를 일단 매각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SK텔레콤이 차세대 플랫폼 사업전략을 구체화 하면서 사업영역이 중복되거나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재편 및 정리하고 있어 이 같은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광복절 특사로 경영에 복귀하면 개편 작업은 더욱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SK컴즈 최대주주인 SK플래닛의 작년 순이익은 16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99% 이상 급감했다. 영업이익률도 3%대에서 1%대로 떨어져 SK텔레콤 입장에서 볼 때 SK플래닛이나 SK컴즈 모두 부담이 되고 있다. 그나마 SK플래닛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시럽페이’가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거래액 600억원을 넘기며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는 정도다. 다만, 만성적인 적자상태에 있는 SK컴즈까지 떠 안고 가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는게 시장의 평가다.

SK컴즈는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적자폭을 줄여나가고 있지만, 주력 서비스인 네이트, 네이트온, 싸이메라 모두 기대치를 밑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새로운 캐시카우로 기대를 모은 싸이메라 역시 지난 3월 말 유료화 모델을 도입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분기 매출 206억원, 영업손실 34억원, 순손실 4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영업손실액은 16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매각 절차가 불발되면 SK컴즈는 SK텔레콤의 자회사로 자리를 옮기거나 SK그룹 계열사로 남아 향후 IT사업 재편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업계는 사모펀드가 SK컴즈 지분 전량을 인수하고, SK가 사모펀드의 지분 일부를 사들이는 방식의 거래도 가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SK컴즈는 지난 달 22일 한국거래소가 요구한 최대주주 지분매각 추진설과 관련한 조회공시 요구에 “SK플래닛에 확인한 결과,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고려하고 SK컴즈의 지속성장이 가능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내용이었다.

10일 SK컴즈 관계자는 “9월 말까지 SK컴즈의 거취가 결정돼야 하지만 현재까지도 결정된 내용이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싸이메라의 경우, 유료 장터가 열렸지만 아직 각 지역 특색에 맞는 상품들이 갖춰지지 않아 가시적인 수익을 내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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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K플래닛은 SK텔레콤 플랫폼 사업 개편의 일환으로 VOD 플랫폼인 ‘호핀’을 SK브로드밴드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SK플래닛은 SK컴즈 지분정리가 이뤄지고 나면 오픈마켓 11번가와 간편결제 서비스 시럽페이 등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컴즈는 오는 13일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