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의 올해 7월 내수 판매는 극과극이었다. 특히 현대차는 승용 부문 부진이 뚜렷한 반면, 기아차는 승용과 RV(레저용 차량) 등에서 고른 판매 신장을 나타내 대조를 보였다.
현대자동차는 3일 발표한 7월 내수 실적에서 전년 동월 대비 0.5% 소폭 상승한 5만9천957대가 판매됐다고 밝혔다. 이중 승용 부문 내수 판매는 2만8천294대로 전년 대비 15.9% 하락했다. 그나마 RV는 전년 대비 30.8% 오른 1만4천950대를 팔아 선방했다.
기아차는 지난 7월 한달간 전년동월 대비 13.9% 상승한 4만8천202대 내수 판매를 기록했다. 승용 부문은 전년 대비 19.1% 상승한 2만3천551대를 기록했고, RV 판매 기록은 전년 동월 대비 10.2% 상승한 1만8천539대다.
■기아차 'K시리즈' 상승, 현대차 '쏘나타' 부진
기아차의 지난 7월 승용 부문 판매는 모닝과 K시리즈(K3, K5, K7, K9) 판매가 돋보였다. 중형 세단 K5는 신형 모델 출시 효과로 전년 동월 대비 62.4% 상승한 6천447대가 판매됐다. 준중형 세단 K3 판매도 눈에 띈다. K3는 지난 한달간 전년 동월 대비 37.8% 상승한 4천605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올해 최대 판매 기록이다. K3는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월 평균 3천600대 판매를 나타냈다.
하반기 신형 출시를 앞둔 K7은 1천901대 판매로 전년 동월 대비 0.5% 소폭 하락했지만, K9은 전년 동월 대비 6.9% 오른 374대가 판매됐다. 기아차의 판매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경차 모닝은 7천349대가 판매돼 전년 동월 대비 5.3% 올랐다.
기아차와 달리 현대차의 승용 부문 판매는 올해 나아질 기미가 없다. 현대차는 지난 7월 7가지 파워트레인이 탑재된 2016년형 쏘나타를 출시해 승용부문 판매 증진을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하지만 이같은 전략은 판매 증진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쏘나타는 지난 한달간 8천380대가 판매돼 전년 동월 대비 16.5% 하락한 판매 수치를 기록했다. 아슬란은 적극적인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대비 20.6% 하락한 612대가 판매됐고, 기대를 모았던 그랜저는 전년 동월 대비 21.6% 하락한 7천44대가 판매됐다.
■현대기아차 RV 희망으로 떠오른 싼타페·모하비
현대차는 이 기간동안 싼타페 판매 증진에 만족해야 했다. 싼타페는 지난 한달간 총 9천942대가 판매됐다. 전년 동월 대비 무려 64.3% 상승한 기록이자 현대차 전체 내수 판매 1위다. 싼타페가 내수 판매 선두에 오른 것은 지난 2012년 6월 이후 37개월만이다. 지난 6월초 안전성 강화 모델로 출시된 '싼타페 더 프라임'이 판매 상승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차는 RV 부문에서 뒤늦게 모하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모하비는 지난 한달간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51.4% 상승한 1천56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신형 카니발과 신형 쏘렌토는 지난 한달간 각각 7천158대, 6천331대가 판매돼 기아차 RV 판매 상승을 측면 지원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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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현대차는 올 하반기 신형 아반떼 등 신차 출시로 부진한 승용 부문 내수 판매 증진에 전념할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차 중심의 적극적인 판촉 활동을 이어나감으로써 국내 시장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아차는 수출 중심의 전략을 펼처나갈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관계자는 “당분간 신흥국 경제위기, 엔저 등 시장 환경이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올 하반기 신형 스포티지를 투입하는 한편, 신형 K5 판촉 및 마케팅에 힘을 기울여 하반기 글로벌 판매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