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올해 임금교섭 잠정합의를 도출해내면서 하반기 내수시장 판매 확대에 청신호가 켜졌다.
찬반투표라는 최종 관문이 아직 남아 있지만 최근 경영 위기에 대한 노사간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어렵지 않게 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한국GM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위행위 신청을 내고 '조정중지' 결정을 받으면서 파업수순에 돌입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사측이 노조 측에 진전된 협상안을 거듭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구애로 협상 테이블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결국 노조는 실제 파업에 돌입하지 않고 사측과 임금교섭을 벌여 잠정합의를 도출했다.
한국GM 관계자는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올해 임금교섭을 원만하게 종결 짓고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노조의 요구사항에 대한 최종안을 마련, 잠정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7일 도출한 잠정합의안의 골자는 ▲기본급 8만3천원 인상 ▲격려금 650만원(타결 즉시 지급) ▲성과급 400만원(2015년 말 지급) 등 임금 인상과 미래발전 전망 등이다.
특히 내년 2분기께 신형 말리부를 부평2공장에 투입하고 유로6 환경기준을 충족한 쉐보레 캡티바도 부평 2공장에 생산 배정키로 하는 등 노조의 생산물량 감소 우려도 불식시켰다.
한국GM 노조는 작업반 별로 지난 29일 오후와 30일 오전에 나눠 이번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30일 오후 5시께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잠정합의안이 통과되면 국내 완성차업체 중 르노삼성과 쌍용차에 이어 올해 세 번째 무분규 임금타결이 된다.
■'신형 스파크' 필두로 트랙스 디젤·임팔라 등 연이어 출시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를 한 숨 덜게 된 한국GM은 하반기 잇따른 신차 출시를 통해 내수 판매 확대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한국GM 관계자는 "노사가 하반기 연이어 계획된 신차생산과 판매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한국GM의 내수 성적표는 그다지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 한국GM은 올 1~6월 국내시장에서 7만1천357대를 판매, 전년동기 대비 0.8% 감소했다. 내수시장 점유율도 8.3%에 그쳤다. 상반기 부진한 글로벌 실적을 거뒀던 현대기아차도 내수 판매는 2.3% 늘어나며 선전했고, 상반기 티볼리 돌풍을 이어가며 내수 판매 4위에 오른 쌍용차는 36.6%의 신장율을 보였다. 신차가 부재했던 내수 최하위 르노삼성마저도 국내 판매가 0.8% 증가했다.
한국GM의 상반기 내수 부진은 경기 침체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신차 부재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GM이 상반기 선보인 신차는 준중형 세단 크루즈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1개 뿐이었다. 결국 올 초 목표로 공언한 내수 점유율 10% 달성은 하반기 선보일 신차들의 판매량에 달린 셈이다.
한국GM은 당장 다음달 3일 공식판매에 들어가는 경차 '신형 스파크'의 판매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스파크는 한국GM의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40%에 달하는 차종이다. 스파크는 올 상반기에도 구형 모델이 총 2만5천995대나 팔려나가면서 한국GM 내수판매의 3분의 1 이상을 책임졌다. 신형 스파크는 이달 1일부터 사전계약에 돌입한 이래 하루 평균 300여대 이상 계약을 달성하고 있다. 30일 기준 사전계약 대수는 약 7천대에 달한다.
신형 스파크는 동급 최초로 전방 충돌 경고, 차선 이탈 경고, 사각 지대 경고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중대형 세단급에서 주로 볼 수 있는 기능을 경차에 탑재한 셈이다. 또 국내 최초로 애플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카플레이도 적용됐다. 최근 한국보험개발원이 실시한 RCAR(세계자동차 수리기술연구위원회) 테스트에서 동급 최저 자동차 보험료를 책정받기도 했다. 최종 19등급에 선정된 신형 스파크는 총 15%의 자차 보험료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한국GM은 휴가가 끝나는 다음달 8일부터 신형 스파크의 대대적인 판매 공세에 들어간다. 서울 코엑스, 부산 더 베이 101, 인천 스퀘어원을 비롯해 대구와 대전 등 각 지역 명소에 신형 스파크를 전시하고 고객들이 신형 스파크를 직접 시승해보고 상담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이밖에 서울 도심 지역에서 스파크를 직접 시승해볼 수 있는 게릴라 시승과 비교 시승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랙스 디젤'과 대형 세단 '임팔라'도 연이어 국내 시장에 내놓는다. 먼저 오는 9월 선보이는 트랙스 디젤은 국내시장에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소형 SUV다.
한국GM의 트랙스는 국내 소형 SUV 시장의 포문을 연 모델이지만 그동안 판매량은 경쟁모델에 뒤쳐져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같은 가솔린 모델인 티볼리에 비해서는 가격경쟁력이 떨어졌고 디젤 소형 SUV인 QM3에 비해서는 연비 등 효율성 측면에서 밀렸다. 한국GM은 트랙스에 디젤 엔진을 새롭게 얹고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이미 이달 23일부터 일찌감치 사전계약에 들어갔다.
트랙스 디젤의 파워트레인은 유럽시장에 수출하는 오펠 '모카'에 탑재된 1.6ℓ 디젤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최고출력 135마력에 최대토크 32.8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티볼리 디젤이나 QM3와 비교해 주행성능은 월등히 앞선다는 평가다.
한국GM은 또 같은달 대형세단 '임팔라'를 투입해 세단시장 공략에도 본격 나선다. 임팔라의 도입으로 같은 차급의 '알페온'은 단종된다. 임팔라는 1958년 미국에서 첫 출시된 GM의 준대형 대표 세단으로 지난해 미국에서만 14만280대가 팔린 베스트셀링카다. 국내에 선보이게 될 임팔라는 2013년 완전 변경된 10세대 차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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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은 임팔라를 GM(제너럴모터스)의 미국 공장에서 생산해 완성차 형태로 수입할 예정이다. 다만 연간 1만대 이상 판매를 넘어설 경우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차는 물론 수입차업체들도 하반기 다양한 차급에서 연이어 신차 출격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한국GM의 점유율 10% 달성이 장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신형 스파크를 비롯해 트랙스 디젤, 임팔라 등 하반기 신차들의 성적표가 점유율 10% 달성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