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LED 패키지 업계가 중국발 '치킨 게임'이 심화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승부한다는 계획이지만 경쟁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중국 LED 제조사들의 물량 확대와 저가 공세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시장의 연 평균 성장률(CAGR) 전망치도 10% 이하로 뚝 떨어졌다. 과거 15%를 상회하던 전망에서 대폭 수정된 수치다.
업계에서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는 27일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2분기 실적발표 기업설명회(IR)에서 “중국 업체들의 저가 흐름이 계속되면서 시장 전체 성장률 전망이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로가 먼저 멈추기를 바라며 질주를 계속하는 치킨게임이 벌어지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표현이다.
■중국 업체 저가공세, 국내 업계 실적 부진 이어져
서울반도체는 2분기 매출 2천448억원, 영업이익 57억3천200만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각각 4%, 23%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1%와 56% 감소한 수치다. 시장전망치에는 부합했지만 부진한 성적이다.
LG이노텍의 LED 사업부도 2분기 TV 시장 침체에 따른 백라이트유닛(BLU)용 수요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30%, 전분기 대비 11% 감소한 1천97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조명용 LED 분야에서만 매출 9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으나 전분기 대비해서는 2% 감소했다.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LED 업황 부진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LED 조명 시대가 열렸지만 LED 패키지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50%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한 반면 조명용 패키지 출하량은 20~30% 증가에 그쳐 매출 증대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적이 따로 공개되지 않는 삼성전자의 경우 LED 관련 끊이지 않는 사업 철수설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에 공식적으로 강하게 부인하며 사업 강화를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치킨게임 속 국내 업체 대응 방향은
국내 업계는 우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서울반도체의 경우 아크리치 시리즈를 통해 중국 업체들이 공략하지 못하는 하이엔드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령 냉동 창고에 공급되는 조명의 경우, 영하 40도에서도 작동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자사 제품이 강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가격 경쟁력에서 불리하지만 품질로 승부한다는 계획이다.
특허권 분쟁에서 다양한 특허를 보유한 국내 등 선진 시장 업체들이 우위에 있다는 점도 향후 변수다. 현재 오스람이 독일에서 에이수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여러 건의 특허침해 관련 소송이 걸려있는데, 부품이나 조명 제조사가 승소할 경우 부가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을뿐더러 기술력을 입증하는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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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할 경우 소송 제기 시점을 기준으로 약 6년치에 대해 소급 적용할 수 있어 재무적으로도 현금 창출이 가능해 긍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 특허권이 소멸됐다고 해서 특허 경쟁이 끝난게 아니다”라며 “앞으로 소송전이 더 치열해지면 치열해졌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업체 관계자들은 이 밖에도 거래선 다변화와 자동차향 시장 공략 강화, 새로운 수요처 발굴 등을 통해 저가 공세를 이겨내고 수익성을 강화하는데 더욱 주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