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품다', 게임-영화 동시에 품다

게임입력 :2015/07/26 13:29    수정: 2015/07/26 13:30

박소연 기자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영화 프롤로그 같은 영상이 흘러나온다. 어떤 게임인지 잠깐 보자는 가벼운 마음에 시작했지만 쉽게 끌 수가 없다. 재밌는 영화를 중간에 끌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뒷이야기가 궁금하고 빨리 다음 에피소드를 보고 싶다. 여느 드라마 얘기가 아니다. 신작 모바일 게임 ‘도시를품다’ 이야기다.

네오아레나(대표 박진환)가 서비스하고 쇼베(대표 정민채)가 개발한 ‘도시를품다’는 지난 7일 출시 이후 10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50만을 돌파하며 흥행세를 타고 있는 게임이다. 미스터리 시네마라는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장르가 ‘도시를품다’의 무기다.

‘도시를품다’는 스스로를 가리켜 100% 실사 영상을 기반으로 하는 인터렉티브 게임이자 이용자가 완성해 나가는 한 편의 드라마라고 설명한다. 영화와 게임을 결합해 누구나 한 번쯤 해본 영화 속 주인공이 되는 상상을 이뤄주겠다는 시도다.

도시를품다

형과 함께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지오(공명 분)가 갑자기 사라진 지오의 형 풀문(정은우 분)을 추적한다는 스토리가 기반이다. 지오를 몰래 좋아하는 유나(경수진 분)와 브레인 찰스(이주승 분), 사람의 마음을 읽는 연두(정은채 분) 등이 등장한다.

이용자는 스토리를 따라가며 중간중간 등장하는 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위치 이동, 물건 찾기, 대화 선택 등이 주된 과제들이다.

시네마 게임이라는 신 장르를 선택하며 게임과 영화의 결합을 내세운 게임답게 탄탄한 스토리는 자연스럽게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풀문이 어디로 간 건지, 풀문이 예견한 미래는 뭔지, 지오와 유나는 어떻게 될지 게임을 플레이 할수록 다양한 궁금증이 생긴다.

일반적인 어드벤처 게임하듯 플레이할 수 있지만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건지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는 건지 잘 분간이 가지 않는다. 그만큼 영상의 퀄리티가 높다는 뜻이다. 배우들의 연기, 전반적인 색감, 화면 구성 등 영상 전반이 기성 드라마와 비교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도시를품다' 플레이 화면

그렇다고 게임적인 재미가 빠졌다는 뜻은 아니다. 영상을 통해 전개되는 스토리가 워낙 생생하다보니 게임에 대한 몰입감도 함께 높아진다. 기존 어드벤처 게임과 비교, 게임성 측면에서 큰 차별화 포인트는 없지만 실사 영상으로 진행된다는 것만으로도 다르다는 느낌은 충분하다.

화면을 여기저기 터치해 숨겨진 물건을 찾거나 등장인물과 대화를 하는 등 일련의 과정들이 실사 영상과 함께 더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특히 지하철역에서 직접 환승을 하고 어디로 갈지 방향을 정해 낙산공원 등 목적지를 찾아갈 때의 기분은 남다르다. 내가 실제로 자주 가던 장소가 게임에 등장한다는 신기함도 있다.

여러모로 코어한 게임 이용자보다는 게임을 많이 해보지 않은 이용자가 더 재밌게 이용할 수 있을만한 게임이다. 다양한 게임을 많이 플레이 해본 이용자라면 어딘지 모르게 부족함을 느낄만한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의 선택이 스토리 진행에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거나 이용자 인터페이스의 직관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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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영상을 활용한 보너스 모드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사 영상을 게임에 활용하려는 시도 자체는 박수를 쳐줄만하다. 기본 스토리 모드 외에 제공되는 미니 게임에서도 실사 영상은 적극 활용된다. 리듬액션게임 느낌의 ‘라면 형제’는 이용자가 키를 입력하면 실사 영상이 액션을 구사한다. 추후 등장할 미니 게임들도 실사 영상을 활용할 예정으로 알려져 기대를 높인다.

비슷비슷한 게임들에 지쳤거나 게임으로 한층 더 높은 몰입감을 느껴보고 싶은 이용자라면 ‘도시를품다’는 대안적 선택이 될 수 있다. 어드벤처 장르의 기본틀에 더해진 실사 영상으로 익숙한 게임 방식에서 참신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