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12일, 중남미에 위치한 아이티에서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해 31만명이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지진 규모에 비해 굉장이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한다. 250년 동안 지진이 없었던 이 지역은 내진설계에 굉장히 취약했고, 허리케인이 항상 지나가는 중남미 지역 특성상 지붕에 얹은 물건이 많아 건물이 쉽게 무너졌다는것이다.
1년 후인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쪽 지역에서 규모 9.0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사망자는 2만명이었다. 규모 7.0보다 천 배 정도 큰 지진이라고 볼 수 있지만, 해일에 의해 익사한 사망자만 2만명이며 건물 붕괴로 사망한 사람은 없었다.
일본은 지진 관측 사상 최대 피해를 기록했던 1995년 고베 지진을 교훈삼아 내진설계를 강화하고 관련 교육을 철저히 실시하는 등 재해 피해를 줄이고 예방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했기에 건물 붕괴로 인한 사망자를 줄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일본과 가까이에 있는 한반도는 과연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할까?
지난 15일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이 주최한 오픈포럼에서 홍태경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한반도는 지진과 화산으로부터 완전히 안전한 지역은 아니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동경 앞바다는 다른 지역에 비해 안전한 지역으로 평가 받았었지만, 지진 재해도와 일치하지 않는 역사상 가장 큰 지진인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다”며 “이 지진으로 인해 한반도 지각이 일본 쪽으로 이동했고, 한반도 지진 발생 빈도 또한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홍 교수는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땅이 흔들리고 건물이 무너지며 물이 넘쳤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예전부터 크고 작은 지진이 있었다”며 “우리나라가 1978년 이후로 지진 관측한 자료를 가지고 한국을 안전지대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홍 교수는 지진과 함께 우려되는 것이 지진 해일 이라고 말했다. 지진 해일이 발생하면 원자력 발전소 근처에 위치한 동해안은 큰 피해를 볼 것이란 얘기다.
홍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의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 우리나라도 지진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건축물 강화 등 안전대비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지진의 위험성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정부도 지진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적극 나섰다. 이 포럼에 참가한 유용규 기상청 지진화산정책과장은 "지진화산정책과는 지진 교육 뿐만 아니라, 지진조기경보체제를 구축하고 관련 법을 만들어 지진에 대비한 내진설계 등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 잇단 지진에 국내 내진보강 기술 연구 활발2015.07.19
- 번지, 네팔 지진 피해자에게 100만 달러 지원2015.07.19
- ‘과학관’서 태풍·지진체험…“재난재해 대비”2015.07.19
- ZTE, 네팔 지진 피해 돕기 나섰다2015.07.19
지진조기경보란, 지진 발생 시 피해를 유발하는 지진파가 도착하기 이전에 경보를 발령해 대응하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지진 발생 지역 인근에 위치한 병원에서의 수술, 지하철이나 고속열차,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막아 지진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유 과장은 “특히 지진재해대책법을 지진화산재해대책법으로 법률 일부 개정을 추진중이고, 이 법은 지진과 지진해일·화산의 관측과 경보에 관한 기본계획의 수립, 관측소와 관측망 구축, 지진조기경보체제 구축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