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방송 결합상품의 동등할인 문제와 관련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대화하고 싶다.”
결합상품 규제를 놓고 여러 이해 주체들이 논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 이상헌 정책협력전략실장이 지난 2일 SO와 대화하고 싶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언론 포럼 자리에서다. SO는 사전 규제로 동등할인률 제도를 도입하자고 주장하는 쪽이다.
동등할인이란 방송통신 서비스 상품을 묶어 판매하는 결합판매에서 각 상품의 할인율을 동일하게 하자는 것이다.
결합상품 규제와 관련해 그동안 SK텔레콤과 상대 진영인 KT 및 LG유플러스가 대립했던 논점은 시장지배력 전이 문제 해결이 더 중요하느냐 아니면 소비자 혜택 축소 문제가 더 중요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SK텔레콤은 결합상품을 심하게 규제할 경우 서비스 가격이 올라 소비자 혜택이 줄어들 것이라 주장했고, KT와 LG유플러스는 이통 시장 지배력이 다른 상품으로 확대되는 것이 큰 문제라고 주장해왔다.
이 논점을 바꾸게 된 계기가 SO들의 동등할인율 제도 도입 주장이다.
특히 당국의 결합상품 규제 논의의 촛점이 시장지배력 전이 문제보다 ‘방송 혹은 인터넷은 공짜’라는 문구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마케팅을 시정하는 데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케이블TV 사업자의 제안이 이론적으로 정부 정책 방향과 부합하는 측면이 크다.
SK텔레콤은 앞서 국회 토론회 자리에서 동등할인을 두고 SO의 요구와 일부 인식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이 실장은 이날 포럼에서도 “(우리 입장에서는 SO의 제안에 대해) 막연히 할인율을 모든 상품에 동등하게 적용하자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고, 그 내용이 전부인가 궁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산시스템 등) 물리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는 말도 했다.
이 실장은 거듭해서 "(SO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에 동등할인이 적용돼야 한다고 보는지 궁금한 게 많다"고 말했다.
케이블TV 사업자와 이 문제를 더 논의해 이견을 좁히고 싶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 실장은 “케이블 업계 계신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무료 마케팅을 없게 해달라고 하는 것인데 그 의견에 동의한다”며 “그런 부분과 관련된 제도 개선이 필요하고, 업계 관행을 이번 기회에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등할인율 제도 도입과 관련해 대세에는 동의하는데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좀 더 의견을 조율해보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실장은 그러나 결합상품을 또다른 인가제 수단으로 삼으려는 KT와 LGU+의 주장에 대해서는 거듭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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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부 정책 기조가) 인가제에서 유보 신고제로 바뀌고 있는데, (KT와 LG유플러스의 주장과 같이) 결합상품 인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정부의 인가제 폐지 정책 방향과 관련 SK텔레콤을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위를 남겨둬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사실상 정부가 SK텔레콤의 결합상품 요금에 대해서는 인가 방식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