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메르스發 내수 침체 극복 앞장

전통시장 상품권 구매·할부금 유예 등 지원 방안 속속 내놔

홈&모바일입력 :2015/07/02 13:50    수정: 2015/07/02 14:26

정기수 기자

삼성·현대차·SK·LG 등 주요 기업들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여파로 침체된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경기 활성화를 위해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하거나 국내에서 여름 휴가 보내기를 독려하고, 메르스 극복 대책으로 헌혈행사와 전통시장 상품권 구매, 할부금 유예 등 각사별로 다양한 지원책을 속속 내놓고 내수 진작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삼성그룹은 2일 "메르스 여파로 침체된 내수 경기를 진작하고 극심한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내수 활성화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

우선 올 여름 휴가철을 맞아 300억원 규모의 전통시장 상품권을 구매, 계열사 사업장에 근무하고 있는 협력회사 및 용역회사 직원들에게 지급해 소비진작으로 이어지도록 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은 내수 활성화 차원에서 지난 설 명절에 200억원 규모의 전통시장 상품권을 구매한 바 있다.

메르스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국내 관광산업을 위해 관광객 유치에도 적극 나선다.

메르스 사태가 종식되는 시점에 맞춰 중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현지 거래처 및 고객을 국내 초청하고 현지 우수사원에게 국내 관광 포상휴가를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은 이를 통해 1천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중국과 동남아 거래선 등에 대한 초청과 우수사원 포상휴가 제공을 통해 현지인들이 한국 방문을 재개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직원들의 국내 여행도 권장할 예정이다. 당초 이달과 내달 초 집중돼 있는 임직원들의 하계 휴가를 앞당겨 실시하도록 하고, '전국 휴양지 사진 콘테스트' 등을 통해 국내 여행 권장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삼성은 극심한 가뭄 속에 메르스 여파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농어민들을 돕기 위해 이달 중 삼성전자 서초사옥 등 전국 21개 사업장에 직거래 장터를 개설하고 농산물과 지역상품을 구입해 농어촌 경제 활성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구입 규모는 20억원 수준이다.

계열사 임직원 1만여명은 '1사 1촌 자매마을'을 비롯해 전국 200개 마을에서 임직원이 농수로 정비, 일손돕기 등의 봉사활동에 나선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이준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메르스로 경제가 어려워져서 지원 방안을 계속 고민해 왔다"면서 "빨리 경제활동이 정상화되고 소비가 살아날 수 있도록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방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시흥서비스센터에서 고객이 항균소독서비스를 받고 있다(사진=기아차)

현대차그룹 역시 앞서 지난 25일 다양한 메르스 관련 지원책을 내놨다. 자동차기업의 특성을 살려 그룹 주요 계열사인 현대·기아차는 메르스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3개월간 할부금을 유예해 주기로 했다.

대상은 개인사업자 등록증을 보유한 기존 신차 구매자 중 현재 현대캐피탈에 할부 납입하고 있는 고객이다. 신청은 이달 31일까지 현대캐피탈 고객센터나 현대캐피탈 영업점에 하면 된다. 신청이 통과되면 해당 고객은 접수일로부터 3개월간 할부금 납입을 하지 않아도 된다.

또 전국 1천400여개(현대차) 800여개(기아차) 서비스 및 시승센터에서 무상으로 항균 소독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번 특별 고객지원 프로그램은 메르스로 인한 고객의 심리적 불안과 경제적 어려움을 현대·기아차 함께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며 "앞으로도 메르스 예방 및 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도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메르스 극복 헌혈행사를 지난달 25일부터 시작했다. SK그룹 임직원들이 2주 동안 자발적으로 헌혈에 참여하고, 회사는 헌혈에 참여한 임직원 숫자만큼 10만원짜리 온누리상품권을 구입해 기부한다.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을 시작으로 서울, 울산, 이천 등 100명 이상 임직원이 근무하는 전국 SK사업장에서 자율적으로 헌혈에 참여하게 된다. SK그룹의 현재 임직원 수는 8만여명이다.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하루 빨리 메르스가 종식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런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LG그룹 주력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도 이날 중소 협력사의 재정 부담 해소 및 경쟁력 향상을 위해 총 400억원 규모의 협력사 자금 긴급 지원에 나섰다. 엔화·유로화 약세에 따른 수출 부진과 메르스 타격으로 인한 내수 경기가 침체되는 가운데 협력사의 재정 부담을 분담하고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는 차원에서, 총 400억원의 자금을 조성하고 협력사에 직접 대출해주는 ‘유 드림(You Dream)’ 프로그램을 신설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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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그램은 설비 투자를 위한 상생협력자금 및 신기술 개발과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위한 기술협력자금 등으로 나눠 운영된다. 오는 7월부터 협력사의 신청을 받을 예정이며, 자금 지원 심의를 거쳐 업체당 최대 10억원까지 무이자로 빌려줄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LG계열사인 서브원과 LG생활건강, LG생명과학 임직원들이 LG광화문빌딩 앞 헌혈버스에서 메르스로 인한 혈액 수급에 도움을 주기 위해 '헌혈 희망나눔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