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시작된 장맛비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도 국내에 첫 상륙하는 애플워치를 가장 먼저 만나려는 애플팬들의 발걸음을 막지 못했다.
애플워치 국내 출시 첫 날인 26일 오전 6시30분 명동 중앙로에는 긴 우산행렬이 이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7시부터 프리스비 명동점에서 판매를 시작하는 애플워치를 가장 먼저 사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이다.
장맛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150여명의 소비자가 애플워치를 구매하기 위해 번호표를 받고 긴 줄을 섰다. 긴 우산 행렬에 더해 직원들과 현장을 취재하기 위한 카메라와 취재진들이 몰리면서 명동 프리스비 매장 앞은 장사진을 이뤘다.
줄은 길게 이어져 중앙로 초입에 있는 우리은행 외벽을 빙 두른 다음 블록에 있는 건물 앞까지 이어졌다. 비가 오는 날씨 탓에 우비는 기본이고 장시간 대기를 고려해 간이 의자도 동원됐다. 출근 전에 애플워치 구매를 위해 들른 양복을 입은 직장인들과 외국인 커플도 눈에 띄었다.
지난해 아이폰6 출시 당시 몰린 300여명과 비교하면 적은 숫자지만 날씨와 메르스 사태 등을 감안하면 애플워치의 파워를 보여주기 충분했다. 프리스비는 비가 내리는 날씨와 메르스 여파를 고려해 올해는 이전과 달리 밤을 새서 대기하지 않아도 되도록 전날 미리 번호표를 나눠주고 이날 새벽 6시부터 줄을 설 수 있도록 안내했다.
전날 애플 커뮤니티 등을 통해 번호표 교부 소식이 알려지면서 앞순서 번호를 받은 소비자들은 전날 오후 8~9시부터 대기표를 받고 새벽 일찍부터 명동으로 나와 줄을 섰다.
7시 정각이 되자 번호표 순서대로 판매가 시작됐다. 프리스비는 메르스 사태 관련 국민 정서를 고려해 별도의 환영식이나 이벤트 없이 조용히 행사를 진행했다. 대부분 소비자들이 원하는 모델을 이미 점찍어둔 상태여서 판매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일부 소비자들은 곧바로 보호필름 등 액세서리를 구매하기도 했다.
첫 구매자는 회사원인 이 모씨(40세)다. 9시 회사 출근 전 애플워치 구매를 위해 명동을 찾은 그는 132만원 상당의 42mm 스테인리스스틸 모델을 구매했다.
프리스비는 이날 입고 제품이나 재고 현황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가장 인기있는 제품은 ‘애플워치 스포츠 블랙’과 ‘애플워치 스포츠밴드 블랙’ 모델이었다.
하룻밤을 기다렸지만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지 못한 소비자들도 있었다. 11번째 구매자인 박상후(29세·안양시)씨는 당초 42mm 밀레니즈 루프 모델을 구매하려고 했지만 재고가 없어 차선책으로 42mm 스테인리스틸 모델을 선택했다.
IT 관련 개발회사에서 근무하는 그는 “디자인은 말할 것도 없고 기기들 간 호환성에 더해 특유의 진동 기능(탭틱 엔진)에 호기심이 생겨 애플 특유의 애플워치 구입을 결정했다”면서 “어제 저녁 대기표를 받은 후 설레는 마음에 잠을 못 잘 정도로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경수 프리스비 명동점 점장은 “타사 스마트워치 대비 다양하게 밴드를 조합해 착용할 수 있어서 패션 아이템으로 장점이 있다”면서 “아이폰과 연동해 메시지를 받고 스케줄을 확인하며 건강관리까지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워치는 스포츠, 기본형, 에디션의 3종류, 크기는 남성과 여성의 손목 굵기 차이를 감안해 38mm와 42mm 두 가지, 밴드는 스포츠 밴드, 가죽 루프, 밀레니즈 루프 등 6가지 디자인의 17종의 밴드로 매치에 따라 총 54종이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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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표된 국내 출시 가격은 애플워치 스포츠 38mm 43만9천원부터, 기본형인 애플워치는 73만9천원~135만9천원, 최고가 애플워치 에디션 38mm 1천500만원~2천200만원이다.
애플공인대리점(APR)인 프리스비는 서울 명동점, 강남스퀘어점, 홍대점, 건대점, 여의도IFC몰점, 분당점, 대전점 등 전국 7개 매장, 윌리스는 서울 신사점, 잠실점, 부산 광복점 3개 매장에서 애플워치를 판매한다. 편집숍인 서울의 분더샵 청담과 애플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서도 애플워치 구매가 가능하다. 최고가인 애플워치 에디션은 청담 분더샵과 APR인 프리스비 명동점에서만 판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