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트 컨트롤 파킹, 제스처 컨트롤, 터치 커맨드, 애플 카플레이,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초음파 센서, 소셜 운전 보조 시스템, 차량간 통신(V2V), 바이크 센스, 주행 시 전기 무선충전…
올해 상반기 완성차 업체, 학계, IT 업체에서 내놓은 최신 IT 기술이다. 이처럼 상반기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자동차 IT 기술 전쟁이 뜨거웠다.
이중 이미 현실화가 된 기술들도 있다. BMW는 이달 초 독일 뮌헨에서 첨단 기술이 집약된 신형 7시리즈를 발표했다. 신형 7시리즈에는 동작 인식으로 차량 내비게이션 등을 조작하는 제스처 컨트롤과 디스플레이 키를 통해 원격 주차가 가능한 리모트 컨트롤 파킹 기능이 탑재됐다.
업체와 학계간 차량 IT 기술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자율주행차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올 여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중심으로 자체 제작 자율주행차 시범운행하기로 결정한 구글은 최근 자전거 주행자의 수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자체 특허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카플레이 마케팅 전략을 강화한 애플은 올해 초 외신으로부터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 ‘타이탄’ 소식이 들려오며 자율주행이 가능한 애플카에 기대도를 높였다. 애플은 자율주행차 개발에 대한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최근 팀 쿡 CEO, 제프 윌리엄스 COO 등 애플 임원들이 자동차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차량 IT 기술 경쟁 알린 CES
차량 IT 기술에 대한 관심도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15부터 불이 붙었다. 현대차, BMW, 아우디 등 완성차 브랜드들은 이때부터 CES 현장에서 별도 부스를 마련할 정도로 IT 기술 홍보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BMW-삼성전자의 협업은 이번 CES 2015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슈가 됐다. 엘마 프리켄슈타인 BMW 전기/전자 및 드라이빙 경험 담당 상임부사장은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CES 기조연설에 등장해 ‘터치 커맨드’ 기능을 소개했다. BMW의 ‘터치 커맨드’는 차량의 시트 높낮이와 기울기, 에어컨 온도, 라디오 실행 등을 삼성전자 태블릿만으로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5월 CES 아시아에서도 자동차 IT 기술이 부각됐다. CES 행사를 주관하는 전미가전협회(CEA)는 CES 아시아 행사 기조연설자로 루퍼드 슈타들러 아우디 회장을 선정했다. 슈타들러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올 뉴 R8 e-트론 자율주행차를 공개하며 자율주행차 시대를 알렸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의 구글’ 바이두는 자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카라이프’ 탑재 소식과 자율주행차 개발 계획 등을 알려 주목받기도 했다.
슈타들러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IT 분야 투자 확대를 약속했다. 그는 "교통사고 10건 중 9건은 운전자의 부주의 때문에 발생한다"면서 "아우디는 새로운 기회를 위해서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됐으며 오는 2019년까지 240억유로를 전기전자와 IT, 소프트웨어 분야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불 붙은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기술 경쟁
상반기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많이 들려온 단어 중 하나는 바로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다. 인포메이션(information)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합성어인 인포테인먼트는 구글, 애플, 삼성전자, 바이두로 인해 크게 부각됐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경쟁의 시작을 알린 모델은 바로 현대차 쏘나타다. 현대차는 전 세계 완성차 업체 중 최초로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서비스를 미국에 출시했다.
국내에서는 내달 2일 출시되는 한국GM 스파크에 애플 카플레이가 국내 최초로 탑재된다. GM 자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마이링크’와 연동되는 방식으로 아이폰 사용자로부터 큰 반응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인포테인먼트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자체 시스템 ‘미러링크’ 탑재를 위해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5에서 세아트와 함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탑재를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세아트는 제조 차량의 80% 이상을 전 세계 75개국에 수출하는 수출 주도형 완성차 업체인 만큼 삼성전자의 인포테인먼트 시장 입지가 점차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차량 IT 기술, 안전성 향상에도 기여할까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최대 장점은 다양성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경로 탐색을 진행시킬 수 있고 음악을 재생하거나 간단한 웹 검색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운전 중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너무 몰두하다 보면 안전사고가 벌어질 수 있는 일. 현대차 북미법인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오토 탑재차량 운전자들은 주행 중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상반기에는 IT기술 발전이 차량 안전 사고를 유발시킬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에드 마키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은 올해 초 차량 무선 해킹 취약성 관련 자료를 통해 “미국 내 수백만대의 차량들이 무선 해킹 공격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동차 업계들이 무선 해킹 공격을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마키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무선 해킹 공격을 받은 차량들은 갑작스럽게 속도를 내거나, 브레이크 시스템 마비를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속도계를 조작해 운전자에게 혼란을 끼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량 IT 기술 발전으로 인한 사고 위험 우려를 종식시키기 위해 구글은 개발중인 자율주행차 월간 사고 보고서를 내기로 결정했다. 구글은 지난 6년간 자율주행차 주행 결과 총 12건의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구글이 가해 측으로 지목된 경우는 없었지만, 안전성 입증을 위해 민간에 사고보고서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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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사고 발생 시 병원, 소방서 등에 즉각 구조요청을 할 수 있는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는 2018년 4월 이후 출시되는 모든 자동차에 자동 구조요청 시스템 'eCall'을 의무 탑재하도록 했다. 'eCall'은 해당 차량 운전자가 갑작스러운 사고가 날 경우, 차량 내부 센서가 사고를 감지해 112(유럽 고유 구조요청 번호)로 연결시키는 시스템이다.
'eCall'은 신고차량의 특징 및 사고위치를 자동 전송하는 기능도 포함됐다. 차량 사고시에만 데이터가 구조당국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개인정보침해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