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 서비스 시장에서 휴대폰 업계를 강타한 아이폰과 같은 파괴력을 보여줄 수 있을 있을까?
데이터 분석에 기반으로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 또 인터넷전문은행이 실질적인 혜택을 사용자들에게 줄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유통 업체들과 API를 공유, 카드 결제 대신 실시간 송금을 하는 이들에게 할인율을 높여주는 등 실질적인 가치를 늘려 나간다면 금융 서비스 판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기존 은행들과 뭔가 다른,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금융위원회도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조건으로 사업 계획의 혁신성을 가장 먼저 꼽았다. 해외 진출 가능성도 우선순위다. 안정성은 인터넷전문은행의 기본적인 고려사항일 뿐이다.
금융위원회의 도규상 금융서비스 국장은 "이전에도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시도가 있었으나 기존 시중은행과 같은 방식의 수익모델은 대부분 실패했다"며 "다른 방식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운영할 경우에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IT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은 여신, 수신 등 기본적인 금융 서비스에서 시작해 핀테크 전문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지급결제, 크라우드펀딩, 자산관리, P2P 대출 등 특화 금융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도입하면서개별 고객 투자, 소비성향 등 빅데이터 기반의 실시간 마케팅 서비스로 진화해 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인화 서비스는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있는 성격의 일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금융 회사들보다는 IT서비스 운영 경험이 많은 IT회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는 얘기도 있다. SK C&C의 문용준 부장은 "데이터 분석이 없으면 인터넷전문은행은 경쟁력이 없다"면서 "유럽의 경우도 개인화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상황인 만큼, 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인터넷전문은행을 핀테크 육성 전략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대학생, 영세자영업자, 노년층 등까지 그동안 상대적으로 금융서비스 활용률이 저조했던 잠재소비자들에게 이전보다 쉽고, 빠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은행계좌를 개설해주면 그만큼 이로인해 파생되는 핀테크 서비스들 역시 지금보다 활성화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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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에 따르면 해외의 경우 인터넷전문은행은 미국에 20여개, 유럽에 30여개, 일본에서 8개가 영업 중이다. 사업자들 역시 기존 은행권 외에 증권, 보험, 카드사 등 제2금융권의 자회사, 유통이나 자동차 제조기업, 은행과 이통사, 은행과 포털 등 합작하는 형태로 다양하다. 이들은 모두 모기업이나 계열사와 연계한 마케팅을 통해 틈새시장에서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영업방식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프랑스 헬로뱅크는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서 앱을 통해서 모든 은행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 은행을 표방한다. 중국 텐센트를 모기업으로 하는 위뱅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대해 빅데이터 분석기법을 활용해 고객 신용도를 평가해 그동안 낮은 신용도에 발묶여있던 금융소비자들에게도 대출을 허용토록 하고 있다. 전자상거래기업 계열사인 일본 라쿠텐뱅크는 아예 송금수수료를 없애고, 계열사의 물건을 구매할 때 현금포인트를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차별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