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다른 선진국처럼 25kg까지 등록만 하면 별다른 규제 없이 쓸 수 있게 해달라” (이종헌 한국모형항공기협회 부회장)
“12kg 이하 무인비행물체에 대해 등록 없이도 사용할 수 있었던 것만 해도 이미 충분했다” (김승주 무인기시스템협회장)
전 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키고 있는 '드론'을 어떤 형태로 규제해야 하는지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배덕광 새누리당 의원은 16일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드론이 미래다’라는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축사에 나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우리나라가 드론 제조기술 세계 7위로 평가됐다”면서도 “전반적으로 가격은 중국에, 기술은 최선진국에 밀리는 상황”인 점을 지적하고 “체계적인 발전계획과 국가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진복 의원(새누리당)도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법과 부족한 부분들에 대한 정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눈의 연장’…생각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발제를 맡은 오승환 경성대학교 교수(드론 저널리즘 담당)는 “드론은 결국 우리의 윤택한 삶을 위해 발명됐다”며 “이제는 ‘왜 필요한가’란 질문이 아니라 ‘어떻게, 무엇을 위해’ 활용할 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특히 자동차와 비교해 “자동차가 ‘발의 확장’이라면, 드론은 ‘눈의 확장’”이라며 “셀카봉을 통해 불과 팔 길이 하나 늘어난 걸로 세상을 많이 달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듯이 드론으로 인해 세상을 보는 시각이 변하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패러다임이 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미 미국에는 법률이나 금융 등 3차 산업까지, 일본에서는 응용 분야에 대한 2차 산업까지 생태계가 확장된 것에 비해 한국은 여전히 기초적인 1차 산업 단계에 머물러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K-DOP 프로젝트와 같은 하나의 통합된 통제 시스템, 신호등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드론, 규제할 것인가-완화할 것인가
드론련 규제에 대한 의견도 오갔다. 규제 완화와 강화 사이에 간극이 커 보이기도 했지만, 오히려 합의점을 모색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
이종헌 한국모형항공기협회 부회장은 “미국 등 해외에서는 25kg 수준까지 등록만 하면 별다른 규제 없이 사용이 가능하지만, 국내 기준은 12kg으로 국제 대회 유치는 물론 동호인들의 활동에도 큰 제약이 따른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반면 송경희 미래창조과학부 융합기술과장과 김승주 무인기시스템협회장 등은 “12kg 이하까지는 등록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현재의 국내 환경은 매우 유연한 수준”이라며 오히려 현재 규제 기준이 그리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안전기술원(KIAST) 이종희 본부장은 “현재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제정한 국제협약(시카고협약)에 근거해 무인항공기, 무인항공물체에 대한 규제를 운용하고 있으며, 현재 ICAO에서 관련 규제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이를 기반으로 기존 유인기 항공통제 체계와 통합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안재영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위성항공ICT연구부장과 윤광준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 등도 토론회에 참석해 의견을 개진했다. 특히 국내 드론 연구개발이 너무 군사용에만 치우치다 보니 그만큼 소형 무인비행물체 분야에 대한 활성화가 부족했다며 관련 분야 연구개발 지원을 위한 제도 정비와 재도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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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를 주관한 배덕광 의원은 “(부산)해운대구청장 재직 시절 산불 감시 등에 드론을 많이 활용했다”며 “직접 드론을 조종해봤는데 참 쉽지 않았다. 국회에서도 제도적 장치나 지원책을 마련해 드론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한편 행사장 밖에서는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유콘시스템, LG유플러스, 패럿 등 관련 업체들이 제품 전시와 판매를 진행했고, 토론회 이후에는 국회 앞 잔디광장에서 드론 레이싱 대회도 가졌다.